경남 고성 덕촌지

커야 월척이던 곳이 4짜터로 변했네?

정국원 객원기자, 로즈피싱밴드 운영자, 피닉스 영업이사, 피싱트렌드 영업이사

제방 초입에서 바라 본 덕촌지 전경.

오후 3시40분쯤 새물 유입구에서 39.5cm급 붕어를 낚은 필자. 미끼는 옥수수였다.

5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30일 토요일. 오랜만에 로즈피싱 회장, 총무와 함께 고성권으로 출조길을 잡았다. 어느새 여름을 방불케 하듯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그래도 고속도로를 달리며 차문을 내려 보니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자극하였다.

오후 2시30분쯤 고성에 있는 덕촌지에 도착하니 회원들이 모두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곳 덕촌지는 약 2천100평의 소류지다. 물속 바닥은 마사토로 형성되어 있으며,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은 양수형 저수지이기도하다. 5년 전만해도 주종이 20~32cm었는데, 올해 초부터 보통이 32cm, 큰 놈은 42cm 정도 되는 붕어들이 심심치 않게 낚이고 있다. 블루길이 유입되었으나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개체수가 많지 않아 낚시에는 전혀 지장이 주지 않는다.

덕촌지는 제방 석축 사이로 아직 새우가 살아남아있는 등 토종터의 변모를 간직한 곳이다. 따라서 새우낚시를 즐기고 싶은 낚시인은 미리 새우를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 아울러 옥수수 미끼에도 입질이 활발하므로 취향에 맞춰 선택하면 될 것이다. 떡밥은 블루길이 먼저 달려들기 때문에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수초가 덜 밀생하는 7월 중순까지는 낚시가 가능하다.

대편성 도중에 올라온 39.5cm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본 후 낚시자리를 잡았다. 이 시기는 모내기로 인한 배수가 많은 시기여서 일부러 양수형저수지를 찾았다.

8년 만에 찾았지만 저수지 형태는 그대로였다. 다만 주위 환경만 조금 변해 있었다. 필자는 새물 유입구 바로 옆에 낚시자리를 잡았다. 대편성 도중 첫 입질을 받았는데 39.5cm급 준수한 대물 붕어였다. 미끼는 옥수수. 첫 수로 대물이 올라오니 더위 따윈 신경 쓰이지 않았다.

대편성을 끝내고 잠시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고 휴식을 취하는 사이 회원들이 도착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시원한 막걸리 한잔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모두 대편성을 마쳤던 오후 4시 즈음. 여기저기서 챔질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낮부터 입질이 활발할 땐 밤낚시 조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걱정이 앞섰다.

해가 서산으로 서서히 넘어갈 즈음 케미를 꽂고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우려했던대로 조짐이 좋지 않았다. 밤이 되자 찌에 전혀 미동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밤 10시40분쯤 또 한 번의 중후한 입질을 받았다. 랜딩 순간 대물급이란 확신이 들었다.

조용히 뜰채 안에 담아 물 밖으로 꺼내어보니 36cm급 대물 붕어였다. 좌, 우측에 함께 한 회원들도 월척급 이상 붕어로 손맛을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월척 이하 붕어는 낚이질 않았다. 덕촌지는 원래 주종이 20~32cm인 곳인데 어느날부터는 갑자기 월척급 이상으로 씨알이 굵어졌다.

수심 3.5m에서 올라오는 장사 붕어들

밤 12시쯤 모두 본부석에 모여 야식타임 시간을 갖은 후 새벽낚시를 이어갔다. 2시37분경 찌 몸통까지 찍는 입질에 챔질하자 엄청난 저항이 느껴졌다. 수심 3.5m에서 버티는 녀석의 힘은 대단했다. 간신히 뽑아내 계측하니 39.3cm였다.

잠시 후 우측에 자리한 로즈피싱 양수호 회원이 38cm를 올렸다. 사진 촬영을 가려다 혹시나 그새 입질이 올 것 같아 아침에 찍기로 했다.

너무 피곤했는지 잠시 눈을 감았다 떠보니 해가 눈부셨다.

부랴부랴 정신을 차리고 오전낚시를 즐겼다.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 쬐는 여건 속에서도 두 수의 월척을 낚을 수 있었다.

오전 9시를 넘기자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더 이상의 낚시는 무의미 할 것 같아 회원들에게 낚시를 마무리 하자고 하였다. 각자 장비를 모두 접고 낚은 붕어만 들고 오라고 한 뒤 사진 촬영을 마쳤다. 낚은 붕어는 모두 다시 물속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