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중앙에서 낚시한 황주연 회원이 철수를 앞둔 오전 7시경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32.3cm 희나리붕어를 올린 황주연 회원.

죽림지에는 희나리붕어가 없었으나 양수형으로 바뀐 후 인근 강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봄기운이 완연하건만 4월의 마지막인데도 낮밤 기온차가 심했다. 특히 경남권에는 유난히 강풍이 몰아쳤다. 생각해 보면 이때가 출조에 있어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4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로즈피싱클럽 회원들과 함안군 함안면에 있는 죽림지로 나섰다. 필자로서는 17년 만의 죽림지 출조였다. 2008년도에 故서찬수 씨를 중심으로 활동한 회원들과 출조해 월척급 이상을 많이 낚은 적 있어 그 기억이 뚜렷했다. 답사는 여러 번 다녔지만 낚시를 해본 지는 정말 오래되었다.

준설 후에도 월척은 잘 낚여

죽림지는 4천2백평 수준의 준계곡지다. 물이 자주 마르곤 하는데 10여 년 전부터 양수형으로 바뀌면서 더 이상은 물이 마를 상황이 없어졌다. 2020년 초에는 담수량을 늘리기 위해 중상류를 깊게 준설했다. 그 결과 제방권 수심은 3~4m이며. 제방 우안 하류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도 거의 2~3m 수심을 보이고 있다. 준설공사 이후 함안낚시 회원들이 출조해 떼월척을 낚은 적도 있었다. 아마도 준설 때 땅 속으로 숨어들어간 월척급 이상 붕어들이 공사 후 물이 차자 일시에 나와 먹이활동 한 것으로 추측된다.

오후 2시쯤 저수지에 도착해보니 일부 회원들이 미리 도착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21~29cm급 붕어를 주종으로 낚아놓고 있었다. 필자는 제방권에 낚싯대를 편성하였다.

오후 5시쯤 회원들이 모두 도착해 각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밤 9시쯤 “걸었다!”는 소리와 함께 첨벙하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필자 우측에 자리한 로즈피싱클럽 회장 양수호 씨였다. 올라온 붕어는 31.5cm였다. 잠시 후 곳곳에서 챔질 소리가 들려왔다. 공사 이후 바닥이 말풀과 각종 수초로 뒤덮여 채비 안착이 잘 안 되는 여건 속에서도 붕어는 곧잘 올라왔다.

밤 11시 즈음 본부석에 모여 야식시간을 가졌다. 술 한잔씩 기울이며 예전 故서찬수 씨와 월척과 4짜를 낚던 에피소드를 회원들에게 들려주었다. 한창 대화를 나누다보니 벌써 새벽 1시가 넘었다. 기온도 많이 내려가고 있었다. 기상청 예보를 보니 현재 기온은 7°C. 낮 기온이 21°C였으니 일교차가 너무 많이 나는 밤이었다.

떡밥 쓰면 희나리붕어 잘 낚여

야식을 마친 후 각자 낚시자리로 돌아가 난로를 켜고 새벽 낚시를 시작하였다. 필자는 난로와 두툼한 옷을 챙기지 못한 터라 차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였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보니 해가 떠올라 눈이 부셨다. 낚시자리로 가보니 채비 여러 개가 서로 엉켜 있었다.

잠시 후 이곳저곳에서 챔질 소리가 또 들려왔다. 아침 입질이 좋은 듯했다.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찾는데 “월척이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했더니 필자 왼쪽에 앉은 황주연 회원이었다. 급히 달려가 랜딩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물 밖으로 꺼내어 계측해보니 32cm급의 희나리 붕어였다. 이곳에는 원래 희나리가 서식하지 않았는데. 양수형이라 아마도 물을 끌어들일 때 강계에 있는 녀석들이 유입된 듯 보였다. 황주연 회원에게 월척 조과를 축하하며 추억이 될 사진을 남겨주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니 대부분 회원이 중치급과 준척급 붕어를 다수 낚아놓았다. 특히 제방 우측 제일 안쪽에 자리 한 이태구 회원은 18~29cm급 붕어를 가장 많이 낚아놓고 있었다. 카메라에 담은 뒤 단체사진을 찍어야 되니 잠시 물 속에 보관하라고 부탁드렸는데 잘 못 들었는지 바로 물속으로 돌려보냈다. 하는 수없이 나머지 회원들에게 낚은 붕어를 본부석으로 갖고 오라고 부탁해 사진을 찍었다.

이태구 회원이 80여수를 낚아 눈길을 끌었고 월척은 2마리를 올렸다. 마릿수에 비해 씨알에서 조금 아쉬운 면이 있지만 나름 찌맛과 손맛을 느끼기에는 좋았다고 말했다.

미끼는 새우, 옥수수, 참붕어, 떡밥 지렁이 등이 모두 잘 먹히며 떡밥에는 희나리붕어가 우선적으로 낚이므로 참고 바란다.

개인 낚시장비를 모두 정리한 뒤 주변 청소를 하였다. 기사를 보고 찾는 낚시꾼이 있다면 아니온 듯 뒤처리를 꼭 해주길 당부 드린다.

내비 입력 경남 함안군 대산리 283-1

황주연 회원이 낚은 붉은귀거북. 월척으로 착각할 만큼 힘이 좋았다.

우측 골의 완경사 자리에 자리를 잡은 이태구 회원.

이 자리에서는 옥수수, 참붕어, 떡밥등 다양한 미끼가 잘 먹혔다.

무넘기에서 바라본 저수지 풍경.

취재일 조과의 일부. 월척 두 마리와 중치급 등 약 70마리가 올라왔다.

낚시를 마친 로즈피싱클럽 회원들의 기념촬영.

제방 우안 하류권 포인트. 양수호 회원의 자리로 월척과 준척 등이 잘 낚이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