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
서산 고북지
쇼킹!
혼자 4짜만 4마리 뽑았다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드론으로 촬영한 서산 고북지 상류권.
대물 소식을 듣고 몰려온 연안 낚시인과 보트 낚시인이 뒤엉켜 낚시를 하고 있다.
두 마리의 4짜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2박3일 낚시 동안 총 4마리의 4짜를 올렸다.
지난 4월 16일 간월호 본류권을 찾았지만 강풍으로 파도가 일어 낚시가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차선으로 찾은 곳이 인근에 있는 서산의 고북지였다. 동행했던 이한구 씨에게 고북지로 가자고 하니 내키지 않는다며 문경으로 가자는 것을 겨우 설득해 고북지로 향했다.
고북지에 도착해 상류로 가보니 보트만 몇 대 떠 있을 뿐 낚시하는 이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뭔가 찜찜해 포인트를 살펴보니 물색이 샘물처럼 맑아 바닥에 있는 청태가 그대로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3년 전에 찾아 대물 붕어를 만났었고, 마땅히 갈 곳도 없어 이한구씨를 설득해 대를 펴기로 했다.
터 세고 연안 포인트 적은 게 흠
고북지는 서산시 고북면에 있는 15만평의 준계곡지로, 긴 제방과 2개의 골을 가지고 있으며 1984년에 준공하였다. 몇 년 전까지 관리형 저수지였으나 농어촌공사와 계약 연장을 하지 못해 지금은 무료터가 되었다. 그동안 관리형 낚시터로 운영되던 좌대도 모두 사라져 현재는 자연 상태 저수지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양쪽 골자리 부근에 수몰나무와 갈대 등의 붕어 은신처가 잘 형성되어 있고 붕어 자원도 풍부한 곳이나 블루길과 배스 그리고 황소개구리까지 유입되면서 지금은 작은 붕어를 구경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포인트가 상류로만 한정되어 있고 마을과 비닐하우스 등이 인접해 있어 주민들의 민원이 잦은 게 단점이다. 연안 포인트 접근이 쉽지 않다보니 주로 보트 낚시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고북지는 상류권으로는 높은 산이 둘러싸고 있고 민가가 많은 편이지만 그런대로 수질은 좋은 편에 속한다. 주요 포인트는 제방 우측 골짜기 최상류. 완만한 경사지대가 있지만 수몰나무와 수초가 가득해 포인트 잡기가 쉽지 않다. 중류권으로는 급경사를 내려가야 하며 수심 또한 4m권으로 너무 깊어 입질 보기가 쉽지 않다.
제방 좌측으로 접근하다 보니 산이 끝나는 지점에 작은 농로가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골이 하나 나오는데, 그 앞으로 넓은 주차공간과 그늘에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 여름에 찾으면 좋아 보이는 포인트였다. 하지만 만수위인 현재는 수심이 깊어 낚시가 어려웠다. 이곳을 조금 지나자 수몰나무가 가득한 곳이 나왔다. 누군가 작업을 해놓아 찌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나왔는데 봄철 포인트로는 그만인 곳이었다. 이곳은 대물 떡붕어가 많이 나오는 곳으로 이번에 지인이 4짜 떡붕어 7수와 토종붕어 4짜 1수 등을 낚기도 했다. 특히 내림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포인트로 2~3자리 밖에 안 나와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
조금 더 올라가자 작은 다리가 나왔는데,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서 50m 가량 내려오면 작은 논이 하나 있고 그 주변으로 몇 자리의 특급 포인트가 있었고 그중 한 곳에 필자가 자리 잡았다.
새벽 5시에 찾아온 첫 41cm 붕어
이 자리는 주변으로 벚꽃이 가득 피어 있어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정면으로는 갈대가 밀생되어 있고 양 옆으로는 수몰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더 없이 좋은 포인트로 보였다. 이곳을 2박 일정의 포인트로 정하고 좌대를 안쪽으로 조금 밀고 텐트를 올려 대편성을 시작했다.
강풍이 불고 있었지만 수초와 수몰나무 덕분에 파도는 일지 않았다. 대편성을 시작하다 보니 양쪽 옆의 수몰나무 앞으로는 찌가 잘 섰지만 중간 지점 갈대가 있는 곳은 수초가 찌들어서인지 찌를 세울 수가 없었다. 정면으로는 3칸 정도의 낚싯대를 선택하니 빈공간이 생겨 찌를 세울 수 있었다. 2.8칸부터 3.6칸까지 모두 11대를 편성하고 빈 공간을 찾느라 2시간 이상이 걸렸다. 수심은 1.3~1.4m, 미끼는 지렁이와 옥수수어분글루텐으로 준비하였다. 수심을 맞추는 사이에 바늘에 청태가 걸려나와 걱정이 됐지만 그다지 심하지는 않은 듯해 강행하기로 했다.
저녁 무렵까지 집중하며 찌를 바라봤지만 찌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해가 지면서 바람이 잦아들 줄 알았으나 바람은 여전했다.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키다 잠시 휴식을 취했고 새벽 3시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새벽 5시가 다가올 즈음, 왼쪽 수몰나무 옆에 서 있던 찌가 살며시 솟아올랐다. 정점에 이르러 챔질하니 손끝에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며 예사롭지 않은 대물이 걸린 듯했다. 옆으로 치고 나가는 상대를 낚싯대의 강한 허리힘으로 제압하였지만 이미 낚싯대 2대를 뛰어 넘어버렸다. 낚싯대를 치켜 세워가며 고기를 물 위에 띄워보니 한눈에 봐도 4짜 붕어였다. 계측자 위에 올리자 41cm를 살짝 넘겼다. 올해 처음 만나는 4짜 대물 붕어였다.
첫 밤낚시에 4짜만 3마리 올려
첫 붕어를 만나고 얼마 후 날이 밝았다. 4짜 붕어를 만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오른쪽 수몰나무 앞에 서 있던 3.4칸 대의 찌가 솟아올랐다. 뒤늦게 챔질하니 이번에도 강하게 저항하며 옆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 대물로 보였다. 잠시 후 물 위로 얼굴을 보인 녀석도 한눈에 봐도 4짜임을 알 수 있었다. 검고 강한 비늘을 가졌고 한손으로 잡을 수 없는 체구의 대물로 40cm를 살짝 넘기고 있었다.
아침 7시가 지나 아침식사를 준비하려고 나가면서 이한구 씨에게 다가가 “4짜 2마리 했다”고 자랑하는 순간 이한구 씨가 갑자기 챔질을 했다. “걸었다!“ 소리와 함께 녀석이 수초를 감아버렸다며 탄식을 하더니 잠시 후 다시 풀렸다며 붕어와 씨름을 했다. 올라온 붕어는 42cm의 4짜 대물 붕어였다.
아침 입질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낚시에 집중하는 사이 사진 1장이 날아왔다. 이한구 씨가 보낸 것으로 이번에는 43cm의 4짜 대물 붕어였다. 고북지를 여러 번 다녔지만 4짜는 처음으로 보았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4짜 4마리가 나온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이에 아침식사를 미루며 낚시에 집중해 보았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현지 낚시인들의 말에 의하면, 오전 10시까지는 입질이 있으니 낚시를 해보고 이후에는 편히 쉬다가 초저녁부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귀뜸을 해주었다.
혹시나 싶어 낮에도 간간이 낚시했지만 입질은 없었고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둘째 날 밤낚시를 이어갔지만 바람이 강하고 파도도 높아 낚시가 쉽지 않았다. 새벽 3시가 지나서야 바람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하였다. 새벽 5시25분이 지날 즈음, 왼쪽 수몰나무 앞의 3.2칸 대 초리대가 휘청대며 사정없이 끌려가고 있었다. 깜짝 놀라 챔질하니 이번에도 강한 저항을 하며 대물 붕어가 모습을 보여 주었다. 계측자에 올려 보니 이번에도 43cm의 4짜 붕어였다.
이렇게 3번째 대물 붕어를 낚고 나니 그저 기가 막힐 뿐이었다. 여러 번 이곳을 다녔지만 4짜 붕어를 본 것도 처음이고 마릿수 4짜를 경험한 것도 처음이었다.
필자와 이한구 씨의 포인트.
필자가 올린 4마리째 4짜 붕어. 황금빛이 찬란하다.
필자의 포인트. 수몰나무 앞을 노렸다.
필자와 이한구 씨가 거둔 조과. 4짜 붕어만 7마리였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올린 4짜 떡붕어.
44cm 떡붕어로 피날레 장식
바람도 거의 잦아들어 찌 보기가 너무 편안했다. 다시 날이 밝고 아침식사를 미뤄 가며 집중하던 중 아침 7시30분에 첫 붕어가 나왔던 왼쪽 수몰나무 앞의 찌가 또 솟아올랐다. 노란 황금색을 띄고 있는 대물 붕어는 한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의 체구를 가진 41.5cm짜리였다. 이한구 씨 역시 아침에 4짜 한 수를 추가하면 3마리째 4짜를 올렸다고 전해왔다.
너무 쉽게 4짜 붕어 4마리를 낚은 필자, 3마리를 낚은 이한구 씨는 아침 내내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우리는 아침식사를 마친 뒤 포란 중인 듯한 붕어들을 모두 방류했다. 이후 이한구 씨는 철수하였고 필자는 아쉬움에 하루 더 연장해 밤낚시를 해 보았지만 더 이상은 입질이 없어 늦은 밤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 누군가가 “찌가 올라온다”고 소리쳐 일어나 보니 찌가 몸통까지 올라와 있었다. 급히 챔질했지만 빈바늘만 나왔다.
새벽 4시50분쯤 이번에는 오른쪽 2.8칸 대의 찌에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에 성공했지만 이전처럼 강한 힘이 없어 잔챙이인 줄 알았으나 잠시 후 물 위에 떠오른 붕어도 분명 4짜 붕어였다. 뜰채에 무사히 담아 올려 보니 아쉽게도 44cm짜리 떡붕어였다.
이후 이렇다 할 입질이 없이 날이 밝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철수를 했다. 아무튼 한번 출조에 4짜 4마리를 낚은 것은 낚시 입문 45년 만에 처음 세운 개인 기록이다.
한편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곳 고북지는 규모에 비해 포인트가 한정적이다. 많은 인원이 자리하기에는 포인트가 협소하다는 뜻이다. 필자가 철수한 이후에도 대물 붕어 소식이 이어지며 많은 꾼들이 줄지어 찾으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들어왔다고 한다. 모쪼록 현지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쓰레기 처리와 안전한 주차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내비 입력 서산시 고북면 장요리 872
필자(왼쪽)와 이한구 씨가 4짜 붕어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밤 수면을 밝히고 있는 케미.
이한구 씨가 첫수로 올린 43cm 붕어.
대물 붕어들이 몰려들었던 상류권 수몰나무 구간.
이한구 씨가 첫수로 올린 4짜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