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해창만 포두강 1번수로

현지꾼이 추천하는 겨울 붕어 온천

홍광수 유튜브 달빛 소류지 운영자, 천류 미디어 스탭

포두강 1번수로 수문 앞에서 필자가 올린 35cm 붕어. 체고가 높고 늠름한 자태가 인상적이다.

수문 앞에서 장대로 붕어를 끌어내는 필자.

지금껏 고흥 해창만을 꾸준히 다녀보니 봄에 폭발적인 조황을 보이는 포인트는 많았지만 겨울에 낚시가 잘되거나, 겨울부터 봄까지 꾸준한 조과를 보이는 포인트는 찾기 힘들었다. 이에 현지 낚시인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해창만에도 겨울에 얼지만 않으면 봄까지 꾸준한 조과를 보이는 비밀터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곧 다가올 해빙기를 맞아 낚시춘추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자리만 비어있다면 손맛은 보장되는 곳들이다. 단점으로는 낚시 자리가 부족해 동시에 3명만 낚시가 가능한 곳이 많고 입질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개한 곳에 낚시 자리가 부족할 경우 이동할 곳까지 소개해본다.

물색 좋고 부들밭 여건도 최상

이번에 소개할 곳은 포두강 상류에 있는 가지수로이다. 정확한 이름이 없어서 낚시춘추에서 발행한 ‘하늘에서 본 낚시터 대백과’를 참고해 포두강 1번수로로 부르겠다.

지난 1월 말, 현지인 추천으로 평일 오전에 포두강 1번수로에 도착해보니 입구에 주차하기 좋은 공간이 있고 멋진 부들밭이 한눈에 들어왔다. 부들 사이에 찌 세우기 좋은 적당한 틈이 있었다. 아직은 봄 기온이 느껴지지 않는 추위인데도 물색이 보통 이상에 낚시자리가 단단히 다져져있는 것으로 보아 현지인들이 자주 않는 자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적당한 거리의 부들밭이 잘 정돈돼 있어 누구나 낚시하고픈 포인트였다. 그러나 10시 방향에서 불어오는 북서풍 탓에 부들 가까이 찌를 잘 세울 수 있을까 조금 고민이 되었지만 몸은 이미 낚시장비를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포인트를 두고 이동할 낚시인은 없을 것 같았다.

포두강 1번수로 부들 앞 포인트는 땅꽂이로도 낚시가 가능했다. 그러나 강풍이 부는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짧은 대를 사용해 정투하기 위해 동일레저의 전투좌대를 펴고 한발 앞으로 나가 대를 펴기 시작했다. 부들이 가까운 정면과 좌측에는 천류사의 운명 3.4칸~4.0칸 대로 채비를 바짝 붙일 수 있었고 우측 먼 부들 사이에는 운명 5.2칸과 5.6칸 대가 적당했다. 주 미끼는 지렁이와 글루텐을 사용했으며 점심 즈음 대편성을 완료하였다. 그 후에 입질을 기다리는데 3시간 정도까지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지렁이 미끼에 34.5, 35cm 연타

해창만은 겨울과 초봄에는 밤보다 주간에 입질 받는 경우가 많은데 꿈쩍 않는 찌에 ‘오늘은 날을 잘 못 잡았나?’ 싶었다.

왼쪽 대각선으로 바람을 계속 맞다보니 눈은 아프지만 너무 멋진 부들밭 포인트에 찌를 세워놨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집중하였다. 부들밭에 붙여 놓은 찌를 중점적으로 두리번두리번 바라보다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우측 맹탕에 세워둔 찌를 쳐다봤다. 그 순간 화들짝 놀랐다. 찌가 끝까지 올라와있는 것이 아닌가!

‘앗 언제 올라왔지? 붕어가 먹고 있는 중인가? 먹고 떠난 건가? 챔질 해볼까? 다시 기다릴까?’ 고민 중에 찌가 살짝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먹는 중이구나!’하고 챔질하자 정말 오랜만에 낚싯대를 타고 전해져오는 물속 꿈틀거림이 느껴졌다. 꾹~꾹~ 잡아끄는 힘에 ‘어? 어? 우와 잔챙이는 절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면 위로 보일 듯 말 듯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는 녀석과의 잠시 숨이 멎는 듯한 힘겨루기가 이어졌고 점점 수면 위로 솟구치는 녀석은 확실한 붕어였다.

뜰채로 떠보니 체고가 상당한 34.5cm 붕어, 지렁이에 첫수부터 엄청난 녀석이 나왔다. 역시 현지인 추천 포인트는 다르구나 싶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지렁이를 달아 다시 투척하는데 이번에는 좌측 5.6칸 대의 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놀래서 챔질했더니 아까와 비슷한 묵직함이 느껴졌다. 수면 위로 쉽사리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수중으로만 딸려오다가 바로 앞에 와서야 수면 위로 올라오는 녀석! 아까와 비슷한 크기의 붕어였다.

‘우와 이런 녀석이 연타로?’ 계측을 해보니 이번에는 35cm였다.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다.

오후 3시 무렵부터 초저녁에 입질 집중

그렇게 시작된 입질이 초저녁까지 이어졌다. 34~35cm 4마리에 9치 3마리, 대부분 지렁이에 올라왔다. 포인트는 우측 갈대와 맹탕에서 고루 나왔고 케미를 막 달아던진 시간부터는 좌측 부들밭에서 글루텐에 34cm 붕어가 올라왔다.

미끼는 글루텐보다 지렁이가 우세했으며 주 입질시간은 오후 2시45분부터 케미를 달고 난 이후 한두 시간이 피크였다.

필자는 충분히 손맛도 봤고 입질이 뜸해지기에 밤 8시에 철수했다. 같이 낚시하던 일행은 끝까지 남았으나 밤낚시로는 별재미를 못 봤고 다음날 아침에 34cm와 턱걸이급, 9치 붕어 한 마리씩을 추가했다고 알려왔다.

내비 입력 전남 고흥군 포두면 길두리 3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