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북부 현장
강원도 에깅 본격시즌
속초· 고성 10월 말, 동해·삼척 11월 중순까지
최종찬 강릉·영동루어클럽 회원

▲취재일 울진 죽변방파제를 찾은 강릉의 김대현씨가 피딩 타임인 해 질 무렵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낚시춘추에 동해북부권 무늬오징어 개발 기사가 특집으로 나가고 난 뒤 확실히 강원도 갯바위에는 에깅 낚시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하기야 강릉이 동해지역 중 수도권에서는 제일 가까운 곳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동안 관심은 있었으나 동해북부권 무늬오징어가 베일에 가려져 있던 터라 정보가 없어 망설이고 있던 에깅 낚시인들에게는 분명 희소식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는 수도권의 지인들만 해도 전화를 걸어와 “강원도에는 무늬오징어 자원이 없는 줄 알았는데 정말 기사처럼 무늬오징어가 잘 낚이느냐? 피크시즌인 가을철에 잘 낚인다면 이제는 남해까지 갈 필요 없겠다”고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늦게까지 이어진 고수온과 늦더위 때문에 무늬오징어를 낚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밤 기온이 내려가는 백로와 추석이 지나면서 동해북부 전역에 무늬오징어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추석 이후 전역에서 무늬오징어 출현
태풍전야, 빗줄기 속에서 분투

▲ 조웅갑씨가 낚은 무늬오징어. ▲ 김대현씨(좌)와 황선빈씨가 해거름에 낚은 무늬오징어.

▲ 방금 낚인 무늬오징어. 물속에서 매우 흥분한 모습이다.
최근 나타난 삼치를 낚으러 다니느라 잠시 에깅낚시를 소홀히 했다. 그러다가 10월 7일 회원들과 함께 무늬 사냥에 나서기로 했다. 태풍 다나스의 북상소식에 폭풍전야와도 같은 고요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일기예보와 파도, 풍속을 확인한 후 낚시에 지장 없다는 판단 하에 삼척으로 향하는데, 갈수록 쏟아지는 빗줄기에 돌아가기도 계속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비가 오지 않는 곳까지 내려가 보자고 하여 도착한 곳이 울진군 죽변항이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갯바위까지 파도가 올라올 것 같지 않아 방파제를 돌아 갯바위로 진입하였다. 포인트에 도착 후 상황을 파악하고 채비를 준비하며 피딩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기상이 무섭게 변하기 시작했다. 북동풍이 강하게 불어 옆을 돌아보기도 힘들었고,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져 철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왠지 모를 좋은 느낌에 낚시를 강행하기로 했다. 강한 옆바람에 라인이 흘러갈 것을 예상하고 서있는 곳에서 조금 더 왼쪽으로 이동하였다.
3m의 수심. 평상시에는 노멀 타입의 에기를 사용하겠지만 바람 때문에 딥 타입의 에기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목표지점을 정확히 공략하기 위해 던질 때마다 라인의 텐션을 달리 주었다. 바람의 영향을 받아 에기가 옆으로 흐를 경우 라인에 텐션을 얼마만큼 주느냐에 따라 탐색하는 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저킹 후에도 라인을 살짝 주어 에기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운용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시작된 피딩. 기상이 좋지 않아 무늬오징어의 경계심이 풀렸는지 가까이 다가와 에기를 낚아챘다.
조금 더 먼 지점을 공략하기 위해 에기를 바람에 태워 던졌다. 이윽고 살짝 넣어준 저킹에 에기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고, 챔질! 동시에 드랙이 쉴 새 없이 풀리기 시작하였다. 그리스(grease 윤활유) 타는 냄새. 실로 오랜만에 맡는 기분 좋은 향기다. 손맛을 느끼며 침착하게 랜딩하여 가프로 올리고 보니 제법 큰 사이즈의 무늬오징어였다. 그리고 연거푸 올라오는 씨알 좋은 무늬오징어들. 악조건 속에서 기대 이상의 조과에 평상시보다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입질이 끝나자 귀신같이 바람과 비가 잦아들었다.
겨울 에깅은 북동풍과의 싸움
10월 중순을 넘어서며 무늬오징어 사이즈는 갈수록 좋아지지만, 영동북부권(속초, 고성)은10월 말이면 시즌이 막을 내리고 영동남부권(동해, 삼척)은 1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시즌은 숫자일 뿐 하루하루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급적 열심히 발품 팔아 움직이면 곧 좋은 조과로 이어진다.
동해안은 겨울에 가까워질수록 북동풍도 강해지기 때문에 편하게 에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낚시에 도전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출조한다면 더 이상 배우는 에깅이 아닌 진정 즐길 수 있는 에깅으로 거듭날 것이다.
취재협조 영동루어클럽 http://cafe.naver.com/ydl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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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가끔 포인트에 도착하면 동공이 확대될 만큼 빠른 조류가 흐르는 경우가 있다. 바닥 찍는 느낌도 모르겠고, 에기가 어디에 있는지 감이 잘 오지 않아 낚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때가 있다.
필자는 이럴 때 두 가지 방법을 쓴다. 노멀 타입의 에기로 흘리거나, 딥 타입으로 가급적 빨리 침강시킨다. 에기를 흘릴 때는 갈 때까지 가보라며 라인을 최대한 풀어 폭넓게 탐색 하도록 하고, 의외로 큰 무늬오징어를 낚을 확률이 있기에 이 방법은 꼭 써본다. (단 웬만해선 섈로우권에서는 흘리지 않는다. 눈물 나게 에기를 많이 해먹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침강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에기를 튜닝하거나 싱커를 달았지만, 근래 딥 타입의 에기가 많이 출시되어 그러한 수고가 줄었다. 딥 타입의 에기를 사용했다고 하여 라인의 텐션을 주면 생각보다 좁은 반경을 그리며 에기가 오기 때문에 저킹 후 여유 줄을 살짝 주어 조금 더 넓은 지역을 탐색하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에기, 어떤 걸 골라야 할까?
에기 선택에 대한 가이드는 가지각색이다. 확실한건 오징어는 색맹이라는 것이다. 에기를 선택할 때 속지가 밝은지 어두운지, 겉지의 색이 진한지 옅은지를 먼저 보는 것이 좋다. 이것을 명도와 채도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밤이나 물색이 탁할수록 명도가 높고(밝고), 채도가 낮은(옅은) 컬러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낮이나 물색이 맑을 경우 명도가 낮고, 채도가 높은 컬러가 좋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이 명도와 채도의 조합으로 수십가지의 에기가 출시되어 낚시인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같다.
각설하고 밤에는 금색, 은색, 야광 속지에 오렌지, 핑크, 연두색 겉지의 에기를 사용하고, 낮에는 빨간색 속지에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카키색 겉지를 사용하는 것이 어필력이 높다는 것이 필자나 경험이 풍부한 주변 선배들의 생각이다.
사람도 배고프면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듯이 무늬오징어도 딱히 골라 먹겠느냐만 활성도가 낮을 때나 봄철 산란기에는 어느 정도 참고하여 에기 로테이션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