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이튿날 오전에 채훈기 씨가 채비를 투척하고 있다. 낙동강과 이어진 무계수로는 현

재 마름수초가 삭고 있으며 낙동강 제방에서 차를 세우고 내려오면 바로 낚시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무계수로에서 필자 일행이 낚은 준월척 조과

월척은 9마리며 허리급으로 굵은 씨알은 낚이지 않았다.

철수하기 전에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정경록(좌), 채훈기 씨.

지난 10월 20일 경북 고령군을 지나는 낙동강 옆에 있는 무계수로를 찾았다. 무계수로는 고령군 성산면 무계리에 있으며 낙동강 본류 제방 너머에 있는 수로다. 무계수로는 현지인들이 마을 이름을 따서 붙은 것이며 정식 명칭은 없다. 이곳은 필자 후배인 정경록 씨의 추천으로 찾게 되었다. 그는 지난해 가을에 4짜 붕어까지 낚았다고 했고 올해 취재 시기를 기다리다 이번에 찾은 것이다.

낙동강 수위 오를 때 본류에서 붕어 유입

무계수로는 낙동강과 제방을 사이에 두고 있다. 장마나 태풍이 지나갈 때 낙동강의 수위가 오르거나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이 많으면 낙동강 제방 아래쪽 통로에서 무계수로로 물이 유입된다. 그때 붕어가 들어온다. 제방 아래 통로는 경사가 완만해서 물길이 연결되면 붕어가 쉽게 올라올 수 있다.

수로는 길이 400m, 폭은 20m가 조금 넘어 여러 명이 낚시할 수 있다. 낙동강 제방에 차를 세우고 수로로 내려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지만 수로 주변 석축은 철망으로 덮여 있어 파라솔 꽂기가 쉽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외래어종은 배스, 블루길이 살며 토종은 붕어, 잉어, 가물치, 메기 등이 있다. 작은 강준치와 살치가 잡어로 설치는데, 이 점을 유의해 미끼를 고르면 수월하게 낚시할 수 있다. 제방에서 수로를 봤을 때 우측은 수심 3m까지 나오며 좌측은 1m 전후로 얕게 나온다. 비가 오면 수위가 올라가고 가뭄이 길어지면 수위가 내려가며 석축과 모래로 제방이 만들어져 제방으로 물이 조금씩 빠지는 지형으로 보였다.

출조한 당일에는 수로에 먼저 도착 한 정경록, 채훈기 씨가 수로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늦게 도착한 필자는 수심이 얕은 곳에 앉았다.

포인트에 앉아보니 전날부터 내린 비로 물색이 조금 탁했고 마름수초가 적당히 삭아서 채비를 던져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수심은 1m 전후로 적당했지만 출조 당일에는 강풍이 불어서 여건이 좋지 않았다. 낚싯대는 3.0칸 대부터 4.2칸 대까지 폈고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다. 현지인은 주로 글루텐 미끼를 사용하지만 요맘때 글루텐 미끼가 먹히는 곳은 옥수수도 먹힌다는 확신에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다.

자정부터 쏟아진 준월척 입질

오후에 이어 초저녁까지 바람이 부는 상황이 계속되어 전반적으로 입질이 없었다. 자정이 넘어서 입질이 들어왔는데 낚이는 씨알은 준척부터 턱걸이 월척이었다. 바람이 불어도 붕어의 입질은 시원했고 챔질 타이밍도 잡기 쉬웠다. 새벽 1~2시에는 가끔 들어오는 입질에 필자가 월척 3마리에 준척 여러 마리를 낚았으며 동행한 낚시인들은 낱마리 조과를 거두었다.

아침에도 입질은 이어졌다. 하지만 밤보다 씨알이 작은 준척이 대부분. 가끔 월척도 낚였지만 입질이 밤처럼 시원하지는 않았다. 오전낚시를 하며 필자 일행이 낚은 조과를 확인하니 월척 9마리에 준척 30여 마리. 월척 붕어가 죄다 턱걸이라 씨알이 조금 아쉬웠지만 마릿수 조과는 일품이었다.

낙동강 본류와 달리 무계수로에서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이지 않는 이유는 올해 경북에는 태풍이나 폭우의 영향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비가 내려 낙동강 본류의 물이 많이 유입되어야 굵은 붕어가 낚이는데, 올해는 수로 물길이 자주 연결되지 않아 본류의 붕어가 많이 유입되지 않은 듯했다.

무계수로로 출조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마름수초가 삭을 무렵에는 채비를 내릴 곳이 많고 잡어나 잔챙이 붕어의 성화가 덜해 큰 씨알을 기대할 수 있다. 이듬해 봄에 출조를 한다면 3월 말부터 4월 말 사이가 적정하다. 이때는 마름수초가 자라기 시작해 붕어가 마름수초 주변을 회유한다. 미끼는 글루텐이 유리하며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을 병행하면 씨알 선별력이 좋다.

내비 입력 고령군 성산면 무계리 611-1

사진에서 볼 때 제방 우측은 낙동강 본류, 좌측 아래에 무계수로가 있다.

제방에 주차할 때는 자전거 길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 해야 한다.

제방 석축에 자리 잡은 낚시인들. 연안에 마름수초가 많이 삭아 있고 수심이 깊은 곳이

라 현지인이 자주 찾는 곳이다.

낙동강 본류의 수위가 높아지면 물이 들어오는 통로.

경사가 낮아 수위가 올라가면 붕어가 쉽게 오갈 수 있다.

낮에 종종 낚이는 강준치 새끼. 살치의 성화도 있다.

아침에 옥수수 미끼로 월척 붕어를 낚은 필자. 삭은 마름수초가 많은 곳의 조과가 좋았다.

필자가 사용하는 강원산업의 자수정 G2 낚싯대와 월척 붕어.

취재 중 낚은 조과에서 월척만 골라 촬영했다. 모두 턱걸이 월척이며 허리급으로 굵은

붕어는 낚이지 않았다.

수로 중앙에서 낚시한 채훈기 씨가 지난밤과 아침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낚은 붕어를 모두 보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