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포낚시터 최고의 인기 포인트인 일명 섬 포인트.
사진에서 우측으로 진입하는 연안 쪽도 3m 이상으로 깊고 계절 관계없이 큰 붕어가 잘 낚인다.
강화 항포낚시터는 매우 특이한 이력을 지닌 곳이다. 수도권에서, 그것도 지난 3월 기준 김포, 강화권에서 중 가장 많은 낚시인들이 몰린 유료터였는데 그 원동력이 바로 ‘현지산’ 토종붕어였다는 점이다. ‘아니 현지산 토종붕어는 어디에도 있고, 또 그런 곳은 씨알이 들쭉날쭉이라 메리트가 떨어지는데 왜 인기가 있는 거지?’라며 의아한 낚시인들이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전국적인 가뭄이 발생해 바닥을 보인 저수지가 급속히 늘었는데 항포낚시터 역시 사수위에 머무는 위기를 겪었다. 이에 항포낚시터 관리인은 붕어들의 폐사를 막기 위해 그물업자들을 동원해 붕어를 모두 잡아들였다. 그런 뒤 낚시터와 바로 붙어있는 1천평 규모의 작은 소류지에 모두 방류, 보관했다. 그 과정에 배스와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은 모두 제거했다. 이후 큰 비가 와 본 저수지에 물이 차자 소류지에 있던 붕어들을 다시 큰 저수지에 방류했고, 이듬해 봄 산란한 붕어들이 낳은 새끼들이 자라면서 오로지 토종붕어만 서식하는 낚시터로 변모했다.
매년 일정하게, 부쩍 커지는 토종붕어 씨알 눈길
특이한 점은 해가 갈수록 씨알이 커지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2016년부터는 5~6치급의 잔챙이가 너무 많아 낚시가 어려울 지경이었으나 한 해 한 해 갈수록 씨알이 커지더니 2020년 무렵부터는 평균 씨알이 8~9치급으로 변모했다. 이후로는 매년 1치 이상씩 커져 작년부터는 평균 9~턱걸이 월척급으로 성장한 것. 2024년 봄 현재는 잘아야 8~9치, 평균이 30~32cm이며 큰 놈은 허리급 이상도 섞여 낚이는 양상이다.
한편, 아주 옛날에는 토종붕어가 월척이 되기까지 족히 10년은 걸린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그 통념이 깨진 상황이다. 성장이 빠른 곳의 붕어는 빠르면 7년 안쪽에도 월척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특히 먹을 것이 풍부한 간척지 붕어일수록 성장이 빠른데 그런 여건을 충족하는 곳이 바닷가 갯벌을 막아 만든 항포낚시터다.
항포낚시터 토종붕어가 같은 시기에 산란했고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은 매년 목격되는 특이한 광경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낚시터 수면 곳곳에서, 수백 마리의 동일 씨알 붕어가 떼를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광경은 낚시터 전역에서 발견되는 중이다.
입어료 저렴한 대신 방출 붕어 5마리로 제한해 자원관리
항포낚시터 관리인 차미자 씨의 토종붕어 자원 관리도 한 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차미자 씨는 연안 입어료를 단돈 2만원만 받는 대신 반출할 수 있는 붕어 양을 1인 5마리로 제한하고 있다. 고기를 가져가는 낚시인들은 서운하겠지만 요즘 낚시인들은 손맛만 보고 방류하는 낚시인이 많아 큰 반발은 없다고 한다. 차미자 씨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진짜 토종붕어가 맞느냐’는 낚시인들의 질문에 ‘방류한 고기도 섞여 있다’며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그래야 낚시인들이 붕어에 욕심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항포낚시터를 자주 찾는 단골 낚시인들은 “요즘 어디가서 토종붕어 손맛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습니까? 멀리 가려면 기름값도 많이 들고 막상 원정을 가도 호황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항포낚시터는 매우 경제적인 토종붕어낚시터입니다”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배수 시작해도 수상방갈로, 섬 일대 조황은 꾸준
올해 항포낚시터 조황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3월 한 달은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많이 내리는 상황이었음에도 주말에는 전 연안의 접지좌대와 수상방갈로가 매진사태를 겪었다. 확실히 올해는 붕어 씨알이 평균 턱걸이 수준으로 성장한 느낌이며 허리급으로 불리는 35~37cm도 많이 섞여 낚였다.
지난 4월 초부터는 호황전선이 확산되는 중이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수심 깊은 일명 섬 포인트 일대가 단연 돋보였으나 4월 초로 접어들자 거의 전 연안으로 어군이 분산된 상황이다. 수심이 1m 내외인 관리소 앞은 물론 수상좌대에서도 씨알과 마릿수가 출중한 상황이다. 항포낚시터 관리인 차미자 씨는 “본격 농번기에 접어들기 전인 5월 전까지는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번기 배수로 수위가 내려가도 전통적으로 수심 깊은 섬 포인트와 수상좌대에서는 여전히 낚시가 잘 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항포낚시터의 입어료는 연안낚시 2만원, 수상좌대는 입어료 포함 12만원이다.
섬 포인트 안통에서 37cm 붕어를 올린 인천의 김호남 씨.
관리소와 수상좌대 사이 구간. 제방을 제외한 전 구간을 차로 이동할 수 있다.
취재일 섬 포인트 안통에서 풍족한 조과를 거둔 인천의 홍재길 씨.
관리소 인근에 있는 소류지. 본 저수지에서 낚은 고기를 이 소류지에 방류해 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 봄 항포지 붕어의 평균 씨알. 올해는 잘아도 9~10치가 평균이었다.
관리소와 수상좌대 사이 연안에서 37cm 붕어를 2마리나 올린 서울의 김호남 씨.
항포낚시터 관리소. 식당도 운영 중이다.
깔끔하고 아늑한 항포지 수상좌대. 가족과 함께 찾기에도 알맞다.
항포지의 유일한(?) 잡어인 강준치.
섬 포인트 안통. 수심이 3m 이상으로 깊어 4.5칸 이상의 긴 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