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신안 자은도 신흥제
섬 속 계곡지에서 만난 황금 월척

김현 아피스 필드스탭


▲ 신흥제 상류에 자리한 필자가 삭아 내리는 마름과 연안 뗏장수초 사이를 노려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가을은 수중의 먹이사슬이 좋아지는 계절이다. 나무 열매나 씨앗 등의 유기물이 물속으로 흘러들면 여름철 고수온에 입맛 잃고 활동성이 떨어졌던 붕어들이 왕성한 먹이활동을 재기한다. 붕어도 토실토실 살이 올라 당찬 손맛을 보여주기에 낚시인들의 발걸음도 바빠질 시기다. 말 그대로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로, 각 붕어터 주변 들녘 또한 온통 노랗게 물들어 풍성한 수확의 시기가 다가왔음을 예고한다. 

이러한 여건을 등에 업고 이번 출조는 필자와 같이 활동 중인 아피스 필드스텝 김신조 씨와 동행했다. 김신조 씨는 대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평산가인 팬클럽 활동 외에 최근에는 붕어낚시 유튜버(조야 라이프)로도 활동 중이다.

원래는 멀리서 건너오는 김신조 씨를 위해 호남 동부권을 출조지로 생각했으나 “신안군 섬낚시 경험이 없어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는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도 섬낚시터로 출조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코로나 펜데믹 기간 동안 민물낚시를 제한했던 신안군이 지난 6월 5일부로 외부인의 출입금지를 해제한 상황이었다. 신안군은 올해 연말까지는 자은도, 내년은 암태도가 1년 동안 낚시허용구역으로 예정돼 있다. 

수년간 굳게 닫혔던 자은도 내 붕어터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라 예전 기억과 함께 섬낚시 단골꾼인 광주 박안종 씨의 조언을 받았다. 박안종씨는 수년 전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강태공낚시를 운영하면서 신안군 섬으로 단체 출조를 다녔던 전문꾼이다. 


만수위, 황토빛 물색으로 변한 저수지 

며칠 전부터 내린 비로 황토물과 만수위가 예상됐다. 그다지 좋지 않은 여건을 예상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9월 네 번째 금요일에 출조길에 나섰다. 따가운 초가을 아침 햇살을 맞으며 광주를 출발, 무안 김대중대교-압해도 천사대교-암태도 은암대교를 건너 신안군 자은면에 도착했다. 도로변 금포지를 지나 서쪽으로 진입해 용소지, 자은수로(고장리~면전리 구간), 외기2제, 면소재지 내 구영제, 고장지, 두모지를 차례로 지나쳤다. 이왕 온 김에 동쪽의 송산지, 신흥제, 대율리수로, 유천리수로도 둘러봤다. 

10여 곳을 둘러보니 예상대로 물빛은 황토빛이었고 수위는 초만수위였다. 전역에 마름이 폭 넓게 수면을 덮고 있었고 연안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잡풀이 우거져 있었다. 예전의 붕어 조황과 현재 여건을 토대로  대율리에 위치한 신흥제를 촬영지로 결정했다. 

신흥제는 직사각형 모양의 약 2천5백평짜리 계곡지. 전역에 폭넓게 분포된 마름이 일부 삭고 있었다. 연안을 따라서는 뗏장수초가 형성돼 있었다. 수심은 약 1~2.5m였고 물색은 좋았다. 일단 현지인들과의 접촉이 없을 정도로 한적해서 가장 맘에 들었다. 박안종 씨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토종터로서 붕어, 장어, 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새우도 자생한다고 한다.

저수지 초입에 김신조 씨가 앉았고 필자는 상류 연안에 생자리를 잡았다. 연안 가까이 삭아 내리고 있는 마름 사이사이를 공략키 위해 짧은 대 위주로 대편성을 했다. 삭아 내린 마름이 걸려나올 정도로 미끼 안착에 어려움은 따랐지만 아주 극심한 편은 아니었다. 미리 준비한 선발용 미끼인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우자 잡어와 잔 붕어의 성화만 이어졌다.


체고 낮은 34cm 계곡지 월척이 덜커덕 

가을 햇살이 서산으로 넘어갈 즈음 이른 저녁식사를 하는데 상류권 연안으로 이제 막 들어온 낚시인이 보였다. 늦게 도착한 낚시인의 발 빠른 움직임에 저수지 분위기는 한층 활기가 돌았다. 식사를 해결하고 새우 미끼를 꿰어 마름 사이사이에 찌불을 밝혔다.

김신조 씨가 첫 입질에 잔 씨알의 붕어를 올렸다. ‘과연 어느 정도의 씨알까지 낚일 것인가?’ 하는 기대감을 갖고 찌불을 응시했다. 보통 섬낚시터는 대물급 붕어 입질은 내륙권에 비해 기대감이 적고 준척에서 월척급 붕어 마릿수 조과가 주를 이룬다. 오히려 잡어로 치는 가물치나 장어 씨알이 대물급으로 자주 낚이는 편이다. 

밤이 깊어져 10시경이 되자 대물 붕어다운 찌올림이 연출됐다. 강하게 챔질하자 순간적으로 옆으로 째고 달아났다. 저항에 놀랐다가 어렵게 제압하니 34cm의 월척붕어였다. 황금빛 채색은 아름다웠으나 전형적인 계곡지 붕어답게 체고가 낮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기대감은 잃지 않고 다시 낚시에 집중했다. 

밤이 깊어 갈수록 기온차가 크게 나 외투를 걸쳐 입어야 했다. 징거미 등의 수중생물들에 의해 미끼 훼손이 심했으나 붕어는 물론 장어 입질이 간헐적으로 들어왔다. 밤새 파라솔에는 이슬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기대했던 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 첫날밤에 34cm 월척을 올린 필자. 

▲ 필자가 낚은 34cm 월척을 계측하고 있다. 계곡지붕어답게 체고가 낮고 길쭉했다.

▲ 김신조 필드스탭의 낚시 차량 앞에서 저녁식사를 즐기는 장면. 승합차를 낚시 전용으로 개조했다.

▲ 밤에 참붕어 미끼로 굵은 장어를 올린 김신조 필드스탭.


밤에는 소강, 아침에 입질한 월척들 

안개가 걷힌 사이로 동이 터 올랐다. 밤새 피곤함을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풀고 아침 입질을 기대하며 미끼를 꿰어 찌를 세웠다. 20cm급 붕어 입질이 활발하게 이어지더니 월척급도 간헐적으로 올라왔다. 김신조 씨도 아침 무렵에야 첫 월척 입질을 받았다. 


▲ 이튿날 아침에 월척을 올린 아피스 김신조 필드스탭.

▲ 초저녁에 신흥제에 도착한 영암 낚시인 전용배 씨도 아침에 월척을 올렸다.


이처럼 우리는 예상치 못한 아침시간에 넉넉한 마릿수 입질을 받았고 가을 햇살이 수면에 굴절돼 눈부심이 심해지고 입질도 소강상태를 보이자 철수를 준비했다.

낚시 결과 신흥제는 붕어와 장어 외에는 다른 잡어의 입질은 거의 없었다. 단, 미끼 훼손의 주범인 징거미와 참붕어의 극성은 어느 정도 극복해야 했다. 채집된 새우, 참붕어 외에 글루텐, 옥수수, 지렁이를 사용해 본 결과 옥수수와 참붕어로는 입질을 받지 못했고 지렁이와 글루텐에는 잔 씨알 붕어와 잡어만 올라왔다. 


▲ 현장에서 채집해 사용한 참붕어 미끼.


붕어와 장어 조과는 모두 새우 미끼에 올라왔다. 월척급 붕어는 마름사이 보다는 뗏장수초 언저리에서 입질을 받았는데 초저녁에서 저녁시간, 아침 시간에 걸쳐 활발한 입질을 받았고 늦은 밤 시간과 새벽 시간에는 간헐적으로만 입질이 이어졌다. 

자은도 내 들녘은 추석 직후 추수가 이루어질 정도로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추수 전에는 현지 농민들과의 마찰과 접촉이 잦으므로 추수 이후 출조 계획을 세우는 게 좋을 듯하다. 수년 간 잘 보존돼 있는 수로나 저수지를 추수 이후 찾은 후 생자리 포인트를 공략하는 게 굵은 붕어를 올릴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저수지 경우 근래 제방공사를 한 곳이 더러 있으므로 잘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자은도에는 둠벙도 많지만 가뭄 때 현지민들에 의한 붕어 어획도 잦기 때문에 정확한 현지 정보는 필수다. 또한 일부는 사유지라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변수다. 


▲ 필자와 김신조 씨가 신흥제에서 올린 월척과 준척들.


내비 입력 신안군 자은면 대율리 167-1(제방 밑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