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리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이 선두에 올라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다. 멀리 보이는 곳은 솔비치리조트 양양점.
대략 4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강원도 팁런 열풍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부터 시작된 양양권의 경우 예년보다 씨알도 굵고 마릿수도 여전하다. 오는 9월 24일에는 고성군이 주최하는 팁런낚시대회까지 열릴 예정이다.
2023년 9월 현재 강원도에서 무늬오징어 팁런낚시를 출조하는 포구는 크게 다섯 곳이다. 이번에 취재를 간 양양 수산항, 강릉항, 아야진항, 공현진항, 봉포항이다.
양양 수산항에서 출조 중인 도리호 선장 김세영 씨는 선장이면서 열혈 낚시인이다. 2010년대부터 양양에서 서해안으로 배낚시 출조를 다닐 정도였는데 당시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양 앞바다 루어낚시터를 개척하고 있다.
양양은 수도권 최단거리 무늬오징어낚시터이기도 하다. 서울 송파에서 내비를 찍으면 200km가 채 못 된다. 교통량이 적은 새벽에 출발하면 1시간 30분 정도면 수산항에 도착할 수 있다. 그동안 남해안으로 가려면 4시간 이상의 운전은 기본이고 제주도로 가려면 비싼 항공료가 부담이 됐던 수도권 낚시인에게는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강원도의 여러 항구에서 팁런 전용선이 출조해 남해안 못지 않은 풍족한 조과를 올리고 있어 바야흐로 강원도 무늬오징어 전성시대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겠다.

▲ 취재일 선두에서 가장 많은 무늬오징어를 올린 서울의 이지훈 씨가 두 번째로 올린 400g짜리를 보여주고 있다.
▲ 이지훈 씨가 연타로 무늬오징어를 끌어내는 장면.
▲ 서울에서 온 신소연 씨. 첫 캐스팅에 무늬오징어를 낚는 솜씨를 발휘했다.
▲ 선두에서 400g급 무늬오징어를 끌어낸 김동원 씨.
팁런과 캐스팅 병행
지난 9월 2일, 루어낚시 전문가 석상민 프로 일행과 도리호를 타고 올해 첫 무늬오징어 팁런에 나섰다. 강원도(동해안) 팁런은 남해(제주)와는 포인트 공략 패턴에 차이가 있다. 남해에서는 1시간 이상도 걸리는 먼 섬까지 나가지만 동해안에서는 멀어봐야 20분 남짓이며 이것도 해안선을 따라 남쪽과 북쪽만 오갈 뿐 아주 깊은 곳으로는 가지 않는다.
▲ 양양 수산항에서 출항하는 도리호. 강원도권을 대표하는 무늬오징어 전용선이다.
그 이유는 동해안의 깊은 바다에는 무늬오징어가 서식할만한 짬(수중여) 발달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연안 가까운 곳에 수중여가 많아 해안선에서 멀어 봐야 2~3km 안쪽에서 낚시가 이루어진다. 취재일에는 울산바위가 바라다보니 동명항 앞바다에서 낙산사 앞바다 사이를 주로 왕복하며 낚시를 했는데 낚시 뿐 아니라 배 위에서 바라보는 명소 구경도 색다른 맛이었다.
▲ 도리호를 타고 바라본 낙산사. 육지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절경이었다.
▲ 동명항 라마다호텔 인근 해상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는 장면. 강원도권은 해안가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포인트가 형성돼 있다.
한편 양양권 무늬오징어 배낚시는 팁런을 기본으로 하지만 캐스팅을 겸하는 게 특징이다. 즉 무늬오징어가 얕은 연안에서 잘 물 때는 캐스팅을, 깊은 수중여 부근에서 잘 물 때는 팁런을 한다.
▲ 석상민 씨가 취재일에 활발한 입질을 받은 이카 체이서(IKA CHASER) 팁런 에기를 보여주고 있다.
▲ 강원도 선상 무늬오징어낚시에서는 캐스팅과 팁런을 병행할 때가 많다. 그래서 미리 두 채비를 세팅해 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왼쪽은 NS의 크라켄 마스터 캐스팅 로드, 오른쪽은 다크호스 2 팁런 로드이다.
그런데 포인트에 따라서는 두 패턴의 구분이 애매한 포인트도 많다. 예를 들어 수심이 10m 내외라면 무거운 팁런 에기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5~6m 내외라면 일반 에기를 쓰는 편이 유리한 것이다. 또한 바람이 불거나 은근히 조류가 있는 상황일 때 일반 에기를 쓰자니 원줄이 밀려 침강력이 떨어지고, 팁런 에기를 쓰자니 너무 무거워 밑걸림이 발생할 수 있다.
▲ 원줄에 긴장을 유지한 상태로 입질을 기다리는 모습.
그래서 고수들 중에는 일반 에기 중 침강 속도가 빠른 딥(Deep) 타입 에기를 팁런 하듯 활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강원도 쪽으로 출조한다면 팁런 에기 외에도 다양한 침강 속도를 지난 일반 에기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 취재일 사용한 팁런 에기들. 위에서부터 쯔리겐의 에기스타TR, 하프루어의 롱런(RONG RUN), 야마시타의 에기왕TR.
▲ 석상민 프로가 딥 타입 에기로 깊은 수심을 공략해 올린 무늬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조류, 바람 약하면 수심 깊어도 노멀 에기가 유리
취재일에는 평소와 달리 팁런보다 일반 에기(캐스팅용 에기)에 훨씬 잦은 입질이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은 조류가 거의 흐르지 않고 바람도 없어 무늬오징어의 활성이 최악이었다.
▲ 석상민 프로가 훅캡에 씌워 놓은 에기를 세팅 중인 모습. 조류가 느리고 바람이 없었던 취재일은 팁런 에기보다 캐스팅용 에기가 잘 먹혔다.
▲ 태클박스에 담긴 다양한 색상과 무게의 에기들.
그런 탓일까? 노멀 타입 또는 약간 더 침강 속도라 빠른 에기로 무늬오징어를 공략한 낚시인들의 조황이 두각을 보였다. 선미에서 낚시한 춘천에서 온 고영욱 씨는 노멀 타입 에기로만 12마리를 올려 눈길을 끌었는데 마치 연안낚시 하듯 활발하고 정교한 저킹을 통해 많은 입질을 받아냈다. 선두에서 낚시한 이지훈 씨 역시 7마리의 조과를 올렸는데 그 역시 수심대에 상관없이 노멀 에기를 사용한 케이스였다.
빠른 조류대가 잘 형성되는 남해와 제주도에서는 먹혀들기 어려운 경우지만 강원도로 출조 한다면 반드시 참고해야 될 케이스였다.
▲ 노멀 에기에 작은 봉돌을 단 상태. 팁런 에기보다는 느리게 가라앉는 효과가 있어 7~8m 수심층을 노릴 때 유리했다.
▲ 취재일 12마리가 넘는 무늬오징어를 혼자 올린 고영욱 씨. 수심 관계없이 노멀 에기로만 조과를 거둬 눈길을 끌었다.
▲ “오늘은 무늬오징어들이 까칠하네요.” 도리호 김세영(왼쪽) 선장과 석상민 프로가 취재일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 취재일 조과.
문의 010-3163-8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