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97]
소양호 녹조현상의 원인과 대책
김범철 강원대 환경융합부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 회장

▲ 소양호 상류의 녹조현상 2023.7.31.(사진 : 김범철)
지금까지 수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던 소양호에서 녹조현상이 일어나 우려를 낳고 있다. 댐 건설 후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하는데,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그동안 소양호에서도 녹조현상이 발생하곤 했다.
가장 심했던 시기는 1990년대 가두리 양식장이 있을 때였다. 이 당시에는 소양호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 호수가 양식장으로 인한 녹조현상이 극심하였다. 양식장이 철거된 후 많은 호수에서 급격히 물이 맑아져 어류 배설물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 후에도 농도는 낮아졌지만 대부분 댐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소양호에서도 2006년 큰비가 내린 여름에 조류가 크게 번성하는 현상이 나타나더니 강우량에 비례하는 변동을 보이면서 간헐적으로 녹조현상이 나타났다.
댐에서 조류의 밀도는 저수지의 최상류에서 가장 높고 하류의 댐 앞으로 내려오면서 점차 침강하여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포 패턴이다. 수면에 부상하는 조류세포는 바람에 의해 밀려가는데, 동서방향으로 위치한 호수에서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호수의 동쪽으로 밀집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상류수역에서 더욱 높은 조류 밀도가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댐 앞에서만 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맑은 물만 보고 소양호의 수질이 늘 좋은 것으로 인식하며 지나쳤지만, 소양호를 오래 조사한 필자는 상류에서 종종 출현하는 녹조현상과 점진적인 증가 추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금년 6월에 때 이른 폭우가 내려 탁수가 유입하였고 그 후 폭염이 이어지자 조류 성장의 최적 조건이 형성되어 많은 관심을 끌 만큼 높은 농도가 나타난 것이다.
녹조 발생의 핵심 원인은 인(燐)
녹조현상은 호수에서 조류의 먹이가 되는 영양물질이 증가하는 부영양화의 결과인데 가장 핵심적인 영양소는 인(燐)이다. 인은 비료에도 함유되어 있으며 주로 동물의 배설물에 기인하므로 사람의 배설물이 배출되는 생활하수와 가축분뇨로 만든 퇴비가 근원이 된다.
인구밀도가 높은 강 하류 지역에서는 갈수기에 녹조현상이 일어나는데 인의 주요 근원은 생활하수이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경지의 비점오염원은 유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수의 인농도는 화학적 처리로 줄일 수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하수처리가 미흡하여 처리수의 인농도가 부영양화 기준의 10배를 초과하는 사례가 흔하여 처리장 방류수가 녹조의 원인이 된다.
반면에 상류의 대형 댐에서는 인구가 적어 생활하수의 영향은 미미하고 농업과 축산업이 인의 주요 근원이다. 소는 사람의 20배, 돼지는 10배의 인을 배출하기 때문에 축사가 몇 개만 있어도 사람의 배설량을 능가한다.
축산분뇨는 대부분 퇴비를 만들어 밭에 뿌리므로 밭이 인 유출의 시작점이다. 농경지에서 인의 유출은 폭우 시에만 일어나기 때문에 큰비가 내리고 2주일쯤 지나면 녹조현상이 나타난다. 가두리양식장이 있던 시절에는 어류 배설물에 함유된 인이 곧바로 호수표면에 확산되므로 부영양화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인식하고 철거하였다. 그러나 이후로도 육상의 축산분뇨의 영향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하여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은 분해되는 물질이 아니므로 분뇨를 부숙하여도 제거되지 않고 잔류하므로 퇴비의 인함량은 점차 높아진다. 퇴비의 인함량 비율은 작물의 요구량에 비하여 10배 이상으로 높아 퇴비를 많이 쓰면 과잉 시비가 되기 쉽다.
20년 전부터 우리나라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인의 양이 국토 환경용량에 비해 잉여상태라고 진단한 바 있으나, 그 후 축산규모는 2배 이상으로 증가하여 부영양화의 원인이 될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농경지에 뿌려진 인의 90% 이상은 토양에 흡착되어 잔류하고 일부만 유출되지만 이것만으로도 부영양화를 일으키는데 충분한 양이다. 밭에서 발생하는 탁수는 퇴비를 함유하므로 항상 인의 농도가 높고 특히 경사가 심한 밭일수록 침식이 많고 인유출이 많다.
경사가 심한 밭에서는 침식이 발생하기 더욱 쉬우며 논보다 3배 이상 많은 퇴비를 사용하는데 그만큼 유실이 많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경사진 밭을 과수원으로 전환하거나 산림으로 복원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대책이다.

▲ 경사진 밭은 토양침식과 퇴비 비료 유출에 취약하다.(사진 : 김범철)

▲ 우리나라 축산 사육두수의 증가 추이.(자료 : 최윤재)
조류제거선 설치는 효과 미미, 응집제 사용이 근원적 해결책
녹조현상이 발생하였을 때 시행하는 사후대책에서도 개선할 부분이 있다.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늘 조류제거선을 이용하여 물리적으로 조류세포를 제거한다. 그러나 전체 호수의 수량에 비해 제거량이 미미하고 조류의 성장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거의 효과가 없는 전시행정이다.
호수 내에서 효율적인 유일한 대책은 응집제라고도 부르는 수처리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인과 부유물질을 침강시켜 조류의 먹이를 제거함으로써 근원적으로 조류의 성장을 막는 방법이다. 정수장에서 탁수를 침전정화하는 것과 동일한 수처리제를 사용하며, 정수장에서 일어나는 침전과정이 호수에서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응집제로 사용하는 명반은 위장약으로 먹을 만큼 안전하므로 호수에서 침전물을 제거할 필요도 없어 호수 내 응집제처리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50년간 사용해오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용 저수지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비용도 물 1톤당 10원 정도로 저렴하므로 호수 내 대책으로서는 유일한 방법이다. 유역에서 퇴비유출, 탁수발생, 중금속 유출 등을 막지 못했다면 호수 내에서 응집제를 사용하여 저수지를 침전정화지로 이용하는 것이 하류의 수질보호를 위해서도 최선의 사후대책이다.

▲ 소양호에서 녹조현상을 일으킨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세포들이 모여 큰 콜로니를 형성한다. 2023.8.7.(사진 : 염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