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절정이던 8월을 보내고 가을의 초입인 9월이지만 아직도 햇살이 뜨겁고 가을이 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계절이다. 이번에는 수생식물의 네 가지 종류 중 부유식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부평초라 통칭하여 부르는, 물 위에 둥둥 떠서 살아가는 식물로 그중 가장 중요한 개구리밥, 생이가래, 그리고 자라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부유식물이란?
▲ 대표적인 부유식물로 꼽히는 개구리밥과 생이가래. 가운데 잎이 여러 개 달린 것이 생이가래며 작은 잎이 개구리밥이다.
부유식물(floating plant, free-floating hydrophyte)이란 뿌리와 몸체 둘 다 물에 떠서 살아가는 식물이다. 말 그대로 한곳에 머무르며 생육하지 않고 바람, 유속, 기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리저리 밀려다니며 살아가는 수생식물을 말한다.
이러한 부유식물은 낚시에 큰 도움이 되거나 반대로 낚시에 큰 방해 요소가 되기도 한다. 여름의 기운이 많이 남아 있는 9월의 경우 도움이 되는 편이 많다. 9월은 무더운 경우가 많고 부엽식물들이 밀려와 두껍게 쌓인 지역에 그늘을 형성해 물고기들이 고수온에 견딜 수 있는 그늘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물 흐름에 민감하여 새물이 흘러나오거나 유속이 있는 지역, 수질이 매우 깨끗한 지역에서 낚시가 잘될 수 있도록 물색을 적절히 탁하게 만들거나 와류가 지는 지역에서 그늘을 만들어 포인트를 형성하는 등 여러모로 낚시가 잘되게끔 해줄 때가 많다.
부유식물에서 가장 유명한 개구리밥
▲ 작은 잎 아래로 뿌리가 자라 물속의 질소와 유기물을 흡수하며 자리는 개구리밥. 부평초라고 부른다.
국명 개구리밥, 학명 Spirodela polyrhiza로 불리는 개구리밥은 물 위에 떠서 살아가는 부유식물이다. 특히 몸체가 매우 작아서 약한 바람이나 유속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부분 비슷한 크기끼리 바람이나 유속에 밀려 뭉쳐져 있는 경우가 많다. 뿌리가 몸체를 고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구리밥에 뿌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뿌리가 몸체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뿐 수염 같은 뿌리는 매우 많아 물속 영양분을 흡수하는 데 유리하다, 단 개구리밥 종류 중 다른 종인 좀개구리밥은 그 크기도 더 작고 뿌리도 하나만 있어 분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사실 개구리밥과 좀개구리밥은 국명은 유사하지만 완전히 다른 속에 속한 식물이다. 하지만 남부지방의 저수지나 강계, 비료 사용이 많은 논에서는 두 가지 종류의 개구리밥이 같이 자라며 바람이나 유속에 따라 같이 뭉쳐져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 잎이 큰 것이 개구리밥이며 작은 것이 좀개구리밥이다.
▲ 개구리밥의 뿌리. 좀개구리밥의 뿌리가 하나라면 개구리밥의 뿌리는 여러 개다.
질소 많은 곳에 주로 서식
개구리밥은 물 위에 떠서 살기 때문에 물속에 떠 있는 가느다란 수염 같은 뿌리로 물속에 녹아있는 양분을 흡수해서 살아간다. 특히 물속에 녹아있는 질소를 좋아한다. 일반적인 식물들도 질소를 좋아하는 식물이 많지만 쉽게 흡수하긴 힘들다. 그렇기에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하여 질소를 얻는 콩과식물, 논이나 밭에 인공적으로 뿌려진 질소를 흡수하는 작물들이 대표적으로 질소를 쉽게 얻는 식물이다.
개구리밥 역시 물속에 녹아있는 질소를 매우 좋아한다. 앞서 말한 대로 논에 이 질소가 많이 녹아 있어서 논물이나 논 주변의 습지, 개울, 저수지에 굉장히 밀생하는 특징이 있다. 물속 질소를 흡수하는 특징 때문에 비료나 퇴비 등으로 인해 부영양화한 저수지나 둠벙에서 넘치는 영양물질을 흡수하여 부영양화를 줄이는 식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름은 개구리밥이지만 실제 개구리는 이 개구리밥을 먹지 않는다. 매우 작지만 꽃을 피우는 식물로 하등식물이긴 하지만 포자로 번식을 하지 않고 엄연히 암꽃과 수꽃을 틔운다.
관상용으로 주목받는 생이가래
▲ 일년생식물인 생이가래. 물속줄기를 많이 뻗어 작은 물고기들의 은신처를 제공한다.
생이가래(Salvinia natans)는 굉장히 독특한 생활사를 가진 식물로 낚시인 대부분이 생이가래란 말을 들으면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잘 모르나 실제로 생이가래를 보면 ‘아~’ 할 만큼 친숙한 수생식물이다. 사는 지역은 물이 고인 습지나 작은 규모의 저수지, 둠벙, 유속이 느린 개울에서 자라며 따뜻한 수온을 좋아하기에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5월부터 생육하여 10월까지 살아간다.
특징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꽃을 피워 생식하는 유성생식이 아닌 포자번식을 통해 주로 생육한다는 것이다. 포자는 고사리나 이끼가 주로 생육하는 방법의 하나인데 생이가래 역시 실은 고사리나 이끼와 같이 양치식물에 속하며 꽃을 피우는 같은 부유식물인 개구리밥과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개구리밥처럼 물속에 영양물질을 흡수해 살아가는데 포자로 번성하는 특성상 매우 빨리 매우 대규모로 번성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물속에 녹아있는 영양물질이 많고 수온도 따뜻하면 생이가래는 엄청난 번식력을 보이며 수면을 뒤덮어 버리는 특징이 있다.
또한 재미있는 특징으로 잎을 들 수 있다. 원래 생이가래의 잎은 세 잎이 돌려난다. 하지만 그중 두 개는 잎처럼 생겼고 하나는 뿌리처럼 생겼다. 생이가래를 처음 보는 사람은 잎이 두 개가 마주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 잎은 세 개며 두 개는 잎처럼 생겼고 하나는 뿌리처럼 물 아래로 길게 뻗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 생이가래의 포자. 양치식물인 생이가래는 고사리처럼 꽃이 아닌 포자로 번식해 엄청난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
하트모양의 잎이 독특한 자라풀
▲ 자라풀의 잎. 마치 하트모양을 연상케 한다.
자라풀(Hydrocharis dubia)은 개구리밥과 생이가래와는 다르게 일년생식물이 아닌 다년생식물이다. 부엽식물답게 생이가래와 개구리밥 등과 같이 엉켜 있을 때가 많다. 하지만 단독 개체가 개구리밥이나 생이가래보다 크기도 크고 물속줄기를 굉장히 많이 뻗기 때문에 유속이나 바람에 민감하지는 않다. 하지만 장마나 홍수, 태풍에 의해 많은 물이 움직이면 물에 완전히 잠겨 죽거나 대규모로 이동이 되기도 한다. 물속에서 복잡하게 줄기가 얽혀 있어서 작은 수생식물이 숨기에 적당하여 물고기들의 은신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잎이 미끈하고 윤기가 나기 때문에 자라의 등을 닮았다 하여 자라풀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꽃식물이다.
자라풀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잎 뒷면의 공기주머니다. 잎을 물 위쪽에 쉽게 띄우게 하려고 만들어진 기관으로 마치 해면체처럼 생겨 공기를 가득 머금을 수 있도록 생겼다. 공기주머니는 모든 잎에 다 있는 것은 아니고 물과 가까운 잎에 주로 있으며 물 밖으로 나와 있는 잎에는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자라풀은 수심에 따라 줄기의 뻗음이 달라지는데 얕은 수심일수록 줄기를 적게 뻗고 깊은 수심일수록 깊게 뻗어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뿌리는 수염뿌리이며 물속의 유기물과 영양물질을 흡수해서 살아간다.
▲ 자라풀의 꽃. 암꽃과 숫꽃이 따로 핀다.
▲ 자라풀 잎의 뒷면. 공기주머니가 있어 잎이 물 위에 더 잘 뜬다.
부유식물에서의 어종별 공략 팁
▲ 부유식물의 아래에 은신하는 작은 물고기. 여름철 부유식물 아래 그늘은 수많은 생물의 은신처가 된다.
붕어는 부엽식물을 은신처로 많이 이용한다. 특히 날이 굉장히 더울 때 개구리밥이나 생이가래의 아래쪽에 은신하는 경우가 많아 더운 날 좋은 붕어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는 개구리밥이 뭉쳐져 있는 인근을 추천하고 싶다. 또한 자라풀의 경우에도 물속줄기가 굉장히 어지럽고 수염뿌리가 발달하였기 때문에 그곳에서 살아가는 미소 생물이 많으며 그 미소 생물을 먹이로 하는 붕어가 자주 들락거리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장마나 새물찬스에 어떤 어종보다 민감한 것이 붕어인데, 새물찬스로 물이 들어오는 끝자락 와류가 지는 곳에 살짝 떠 있는 개구리밥과 생이가래 군락은 새물을 따라 들어온 붕어가 가장 좋아하는 지역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명포인트가 된다. 매우 작은 개구리밥과 좀개구리밥 그리고 생이가래의 포자는 수면을 살짝 불투명하게 만들어 물고기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활성도를 높인다.
배스는 여름철 고수온에 취약하여 여름철이나 초가을이 되면 그늘 속에 주로 은신하거나 새물이 내려오는 시원한 곳 또는 선선해지는 밤에 주로 먹이사냥을 한다. 그렇기에 9월에 부유식물을 이용한 배스낚시 키워드는 그늘이다. 부유식물들이 바람이나 유속에 밀려 빼곡히 쌓이고 쌓여 퇴적된 그늘층은 여름철 배스가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로 주로 무거운 싱커를 이용한 펀치리그로 그곳을 뚫으면 그늘 아래쪽에 은신하던 배스가 반응을 하게 된다.
가물치는 부유식물을 이용한 낚시가 가물치낚시의 주된 패턴인 만큼 여러모로 이 부유식물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 어종이다. 특히 자라풀은 물속줄기로 인해 많은 미소생물이 살아가기 때문에 가물치가 먹이를 주로 찾는 곳이다. 또한 두텁게 쌓인 개구리밥 매트나 생이가래 매트는 가물치의 주된 활동영역으로 속이 빈 할로우바디 프로그 루어로 표층을 공략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