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군산 오징어 배낚시
“남해 한치야 나랑 한 번 붙어보자”

이영규 기자


▲ 군산에서 온 여성 낚시인 고지우 씨가 쌍걸이로 올린 오징어를 낚고 기뻐하고 있다.


매년 6월 말에 출현하는 서해 오징어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서해 먼바다에서 낚이는 오징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살오징어, 즉 동해안 오징어다. 최근 몇 년 새 서해에서 잡히는 오징어 양이 동해를 웃돌자 동해의 어선들도 대거 서해로 이동해 조업 하고 있다. 현재 남해안에 한치 열풍이 불고 있다면 서해는 군산 오징어가 주인공이다.


▲ 살이 통통하게 오른 군산 오징어.


지난 6월 30일 군산 비응항의 뉴라이브호를 타고 서해 오징어낚시에 나섰다. 이날은 군산권 오징어낚시의 첫 탐사날로 기상은 썩 좋지 못했다. 장마가 한창인데다가 날씨도 흐렸고 너울까지 쳤다. 기왕이면 맑은 날씨였으면 좋으련만 일정을 바꿀 수 없어 군산으로 내려갔다. 

약 3년 전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군산 오징어 배낚시는 마땅한 여름낚시 대상어가 부족한 군산 바다낚시계에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그동안 동해에서만 낚이는 것으로 여겼던 오징어가 서해에서도 낚인다는 것 자체가 화제였고 한 번 무리를 만나면 누구나 손맛과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조황이 들쭉날쭉한 날이 많다는 점인데 아무래도 남해나 동해와 달리 난류대 형성이 안정적이지 못한 게 원인 같았다.   


어청도 외곽 해상이 포인트 

조재용 선장이 운영하는 뉴라이브호는 비응항 맨 안쪽 여객선터미널 앞에 정박 중이었다. 요즘은 ‘군산낚시터미널’이라는 선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군산낚시터미널은 여객선터미널 건물 1층에 식당, 카페, 편의점, 낚시점을 운영 중이고 한 번에 1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갖추고 있다. 현재 비응항 내 공용 주차장은 1일 6천원의 주차비를 받지만 군산낚시터미널을 이용하면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 비응항 월명유람선 건물에 있는 군산낚시터미널. 식당, 낚시점, 카페가 입점해 있으며 군산낚시터미널을 통해 낚싯배 예약 시 무료주차장도 제공한다.


오후 4시에 비응항을 출항한 뉴라이브호는 3시간여를 달려 어청도 외곽 해상에 도착했다. 더 빨리 올수도 있지만 어차피 요즘은 해가 늦게 저물어 천천히 달려온 듯 했다. 먼바다답게 물색은 제주도마냥 시퍼렇고 주변에는 대형 상선만 지나다닐 뿐 다른 낚싯배나 어선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두워지기 전에 낚싯배에서 준비한 저녁식사를 마친 뒤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이날 출조한 낚시인들은 오징어스틱, 한치 스테, 아카메탈 등을 고루 준비해 채비를 꾸렸다. 오징어낚시에서는 오징어스틱이 특효로 알려진 까닭에 대다수 낚시인이 오징어스틱으로 무장 했다. 

특이한 점은 오징어스틱 중 일본 야마시타에서 출시한 사카나바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는 점이었다. 납작하고 길쭉한 이 루어는 현재 수많은 카피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는데 조과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게 낚시인들의 설명. 야마시타 중부지역 총판을 맡고 있는 서정춘(소풍 대표) 씨는 “가장 큰 차이는 투명도이며 몸체에 미세하게 분산된 펄도 큰 역할을 한다. 오징어가 보기에 실제 베이트피시가 갖고 있는 어체의 특징을 잘 묘사하는 것이 이유로 보이며 극도로 날카로운 바늘도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함께 출조한 군산의 민병욱 씨는 “가장 좋은 것은 야마시타 제품이 맞다. 그러나 오징어는 성질이 포악하고 공격적이라 카피 제품을 써도 어렵지 않게 입질 받을 수 있다. 활성이 극도로 약할 때는 오리지널이 강력한 무기이지만 보통 상황이라면 한치 스테에도 왕성한 입질을 보인다”고 말했다.


▲ 뉴라이브호를 타고 오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 오징어낚시용 다단 채비를 보여주는 공주의 전상수 씨.

▲ 집어등 불빛을 보고 어디선가 날아온 잠자리.


활성 약할 때는 열심히 흔드는 게 최선

첫 입질은 의외로 빨리 들어왔다. 이제 막 사위가 어두워진 8시40분 무렵 첫 오징어가 올라온 것이다. 이때만 해도 우리는 ‘첫날부터 제대로 어군을 만났구나’ 싶었다. 그래서 모두들 열심히 채비를 흔들며 입질을 기다렸다. 그러나 첫 두 번째 오징어가 올라온 것은 무려 1시간이 흐른 뒤였고 이후로는 다문다문 오징어가 올라왔다. 아무래도 그동안 너무 많은 비가 내려 바닷물의 염도가 떨어지고 수온도 불안정한 게 원인이 아닐까 추측됐다. 

이러한 추측을 하게 된 배경은 오징어들의 특이한 입질 패턴 때문이었다. 이날은 오징어가 아예 안 무는 게 아니라 마치 우럭낚시 하듯 열심히, 쉬지 않고 고패질하는 사람의 루어에만 걸려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거치해 놓고 기다리거나, 설렁설렁 루어를 흔들어서는 절대 입질을 받을 수 없었으며 그냥 놔둘 땐 오리지널 오징어스틱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이날은 전반적 마릿수도 떨어져 가장 많이 낚은 사람이 밤새 20마리도 못 낚는 조과를 올렸다. 


▲ 오전 6시경 비응항으로 철수한 뉴라이브호.


7월 둘째 주말 밤에 드디어 터졌다 

이후 궂은 날씨와 비 때문에 일주일가량 제대로 된 출조에 나서지 못하던 군산 낚싯배들은 7월 8일 밤 출조에서 드디어 대박을 만났다. 1인당 40~70마리씩의 마릿수 조과를 올린 것이다. 이날은 루어의 종류와 메이커를 가리지 않고 입질했고 대체로 밤 11시경부터 피딩이 터졌다고 한다. 

이날 출조에 나섰던 인천의 김이성 씨는 “그동안 조황이 부진해 불안했는데 다행히 나의 첫 출조 때 오징어가 터져 기분이 좋았다. 올해는 윤달 여파로로 인해 오징어 입질이 더딘 게 맞는 것 같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밤바다에서 집어등을 밝히면 온갖 여름 어종이 몰려들어야 하는데 이날도 날치 외에는 구경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정춘 씨의 설명은 내가 취재갔을 6월 30일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어 확실히 올해는 시즌이 늦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 선두에서 오징어 손맛을 본 전주의 신용길 씨.

▲ 고지우 씨가 올린 오징어 조과.

▲ 방금 올린 오징어를 보여주는 이정심 씨.


군산권 오징어배낚시는 늦게는 8월 말까지도 시즌이 이어진다. 이 기간 안에 갈치 배낚시에 나서는 배들은 오징어 출조를 접지만 루어낚시 전용선들은 꾸준한 출조에 나선다. 따라서 남해 한치낚시가 거리와 비용면에서 부담이 되는 낚시인들이라면 서해 오징어배낚시 출조를 권해본다. 특히 서해 오징어낚시는 마릿수 재미도 좋지만 맛에서도 남해나 제주도보다 앞선다는 평가. 오징어 특유의 쾌쾌한 맛보다는 구수한 풍미가 일품이다. 군산 뉴라이브호는 7월 말까지 오징어낚시를 출조한 뒤 8월 초부터는 갈치 배낚시에 나설 예정이다. 


▲ 살림통에 보관 중인 오징어들.


출조문의 뉴라이브호 010-3676-2260, 군산낚시터미널 063-461-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