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촬영한 보령호 각지. 직사각형 형태였으며 수문이 있는 사진상 우측 연안에 앉을 자리가 많았다.
나는 몇 년 전부터 보령 진죽지의 퇴수로와 연결돼 보령호로 흐르는 진죽수로를 여러 차례 찾았었다. 그러나 출조 때마다 마릿수 붕어를 낚았지만 월척급 붕어는 쉽게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지난 2월 26일 일요일, 충남 당진의 대호에서 낚시 도중 후배인 이상훈(필드붕어) 씨로부터 ‘진죽수로와 붙어있는 각지에서 낚시 중인 지인이 38cm의 대물 붕어를 비롯해 월척급을 7수나 낚았으니 빨리 가보라’는 전화를 받고 곧바로 진죽수로로 출발했다.
보령으로 내려가는 동안 생각해보니 그 각지라는 곳은 진죽수로 끝 지점 뒤쪽에 있는 약 30여 개의 둠벙으로 추정됐고 그중 한 곳에서 대박이 난 것 같았다.
▲드론으로 촬영한 진죽수로. 위쪽의 저수지가 진죽지다.
웅교지에서 유입된 물이 담수되는 곳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1시간여 만에 현장에 도착해보니 그곳은 필자가 생각했던 둠벙이 아니라 그동안 잘 찾지 않았던 도로 옆의 직사각형각지였다.
▲드론으로 촬영한 각지와 둠벙 전경. 멀리 보이는 섬이 다리로 연결된 빙도다.
이 일대가 모두 보령방조제 안쪽이라 사진에 보이는 수면은 전부 민물이다.
이곳은 수초가 거의 없었으며 진죽수로와는 수문으로 연결돼 있지만 유입되는 물줄기는 달랐다. 인근 웅교지에서 흘러드는 하천이 이 각지로 유입된 후 다시 수문을 빠져나와 진죽수로(진죽천)로 합류된 뒤 보령호로 흘러 들어갔다. 면적은 약 8천평, 수심은 1.3m 내외로 일정했다.
▲수문 옆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한편 이 일대 수로들은 1997년 천북면과 오천면을 잇는 약 1km의 보령방조제가 준공되면서 생겨난 것들이다, 실제로 방조제에서 가까운 곳에 오천항이 있다. 본류인 보령호에는 붕어 자원이 엄청나게 많아 하룻밤 낚시에 100여 수를 기록하는 경우는 흔하다.
인터넷 조황을 통해 최근 조황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자 주말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인이 찾아왔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도착한 시기는 일요일 아침이라 낚시인들은 대부분 철수했고 빈자리도 많아 여유 있게 포인트를 고를 수 있었다. 필자를 이곳까지 오게 한 지인들을 만나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수문의 왼쪽 빈자리에 포인트를 정했다.
▲필자의 대편성.
주차 후 10여 m 거리라 편해 보였다. 그러나급경사 지역이라 밑으로 내려갈 수가 없어 제방 위쪽에 좌대를 펴게 됐다. 그런데 막상 앉아보니 발판이 너무 높아 3.6칸 대를 던졌는데도 찌가 코앞에 섰다.
그래서 긴 대 위주인 3.6칸부터 4.4칸까지 모두 11대를 편성하였다. 지렁이에 입질이 잦다고 했기에 지렁이를 기본으로 쓰면서 옥수수어분글루텐을 함께 쓰기로 했다.
첫수로 월척 낚은 후 9치급 퍼레이드
포인트 수심은 1.3m권으로 일정했지만 오른쪽으로는 뭐가 있는지 1m가 조금 넘었다. 하지만 긴 대나 짧은 대 모두 일정한 수심을 보였다.
해가 진 후 케미를 꽂자 왼쪽 4.2칸 대의 찌가 살짝 잠기며 옆으로 끌려갔다. 정확한 타이밍에 챔질하니 뭔가가 강하게 저항하며 옆으로 차고 나갔다. 뜰채가 짧아 어렵게 붕어를 뜰채에 담았고 그렇게 나온 첫수는 31cm의 월척 붕어였다. 첫수를 아주 쉽게 만나고나니 은근히 기대감이 생겼다.
이후 어둠이 내리고 잊을만하면 한 번씩 입질이 들어왔는데 3단 뜰채가 겨우 물에 닿을 정도로 지대가 높다보니 설 걸린 녀석들은 뜰채에 담지 못해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소문과 달리 입질은 주로 옥수수어분글루텐에 들어온터라 지렁이는 빼고 미끼를 모두 글루텐으로 교체했다.
이후 시작된 입질은 자정까지 이어졌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앉아 있었더니 10여 마리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씨알은 첫 월척 붕어가 나온 이후 모두 29cm 전후의 준척급만 낚였다. 이따금씩 끌고 들어가는 입질에는 영락없이 30cm 전후의 발갱이(새끼 잉어)가 낚였다(과거 진죽수로에서 낚시 할 때도 발갱이 성화가 심했다).
자정이 지나면서 영하의 추위가 몰려와 따뜻한 온수매트가 작동 중인 침낭 속으로 들어가 단잠에 빠져들었다.
낮에는 입질 없다더니 월척이 불쑥
아침 낚시가 잘된다는 정보에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낚시를 해보았지만 동트기 전에 겨우 준척 붕어 한 수를 만난 채 날이 밝았다.
이후로는 입질이 뜸했고 아침 8시가 돼서야 31cm의 월척 붕어가 한 수 나와 주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오니 자동빵으로 걸린 붕어 탓에 4대의 낚싯줄이 모두 감겨버리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그 와중에 31cm의 월척 붕어 한 수가 더 올라왔다. 이쯤 되니 낮에는 입질이 없다던 지인의 정보는 사실이 아닌 듯했다.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낚시를 했기에 하루 더 연장하려 했지만 오후 2시가 지나면서 배수가 시작돼 미련 없이 대를 접고 오후 4시에 철수했다.
철수길에 38cm의 대물 붕어를 낚았다는 김만수 씨의 살림망을 확인하니 이틀 새 2cm 가량 길이가 줄어 36cm를 나타내고 있었다.
▲김만수 씨가 허리급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김만수 씨가 올린 허리급 월척 두 마리.
그의 살림망에는 준월척 붕어 6수 등 모두 8수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건너편 포인트에서는 4짜도 낚였다고 하는데 일찍 철수한 터라 미처 확인하지는 못했다. 3년 전 이른 봄에 마릿수 4짜를 토해냈던 진죽수로이니 이곳 둠벙에서 4짜가 낚였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월척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필자가 거둔 마릿수 조과.
나중에 살피니 필자의 살림망에는 31cm 월척 3수와 29cm급의 준척 붕어 등 모두 11마리의 붕어가 들어있었다. 대를 접는 동안 수위는 50cm가량 더 내려갔고 필자가 철수한 이후에도 한동안 배수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내비 주소 청소면 진죽리 987
,▲드론으로 촬영한 보령호 각지. 직사각형 형태였으며 수문이 있는 사진상 우측 연안에 앉을 자리가 많았다.
나는 몇 년 전부터 보령 진죽지의 퇴수로와 연결돼 보령호로 흐르는 진죽수로를 여러 차례 찾았었다. 그러나 출조 때마다 마릿수 붕어를 낚았지만 월척급 붕어는 쉽게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지난 2월 26일 일요일, 충남 당진의 대호에서 낚시 도중 후배인 이상훈(필드붕어) 씨로부터 ‘진죽수로와 붙어있는 각지에서 낚시 중인 지인이 38cm의 대물 붕어를 비롯해 월척급을 7수나 낚았으니 빨리 가보라’는 전화를 받고 곧바로 진죽수로로 출발했다.
보령으로 내려가는 동안 생각해보니 그 각지라는 곳은 진죽수로 끝 지점 뒤쪽에 있는 약 30여 개의 둠벙으로 추정됐고 그중 한 곳에서 대박이 난 것 같았다.
▲드론으로 촬영한 진죽수로. 위쪽의 저수지가 진죽지다.
웅교지에서 유입된 물이 담수되는 곳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1시간여 만에 현장에 도착해보니 그곳은 필자가 생각했던 둠벙이 아니라 그동안 잘 찾지 않았던 도로 옆의 직사각형각지였다.
▲드론으로 촬영한 각지와 둠벙 전경. 멀리 보이는 섬이 다리로 연결된 빙도다.
이 일대가 모두 보령방조제 안쪽이라 사진에 보이는 수면은 전부 민물이다.
이곳은 수초가 거의 없었으며 진죽수로와는 수문으로 연결돼 있지만 유입되는 물줄기는 달랐다. 인근 웅교지에서 흘러드는 하천이 이 각지로 유입된 후 다시 수문을 빠져나와 진죽수로(진죽천)로 합류된 뒤 보령호로 흘러 들어갔다. 면적은 약 8천평, 수심은 1.3m 내외로 일정했다.
▲수문 옆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한편 이 일대 수로들은 1997년 천북면과 오천면을 잇는 약 1km의 보령방조제가 준공되면서 생겨난 것들이다, 실제로 방조제에서 가까운 곳에 오천항이 있다. 본류인 보령호에는 붕어 자원이 엄청나게 많아 하룻밤 낚시에 100여 수를 기록하는 경우는 흔하다.
인터넷 조황을 통해 최근 조황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자 주말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인이 찾아왔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도착한 시기는 일요일 아침이라 낚시인들은 대부분 철수했고 빈자리도 많아 여유 있게 포인트를 고를 수 있었다. 필자를 이곳까지 오게 한 지인들을 만나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수문의 왼쪽 빈자리에 포인트를 정했다.
▲필자의 대편성.
주차 후 10여 m 거리라 편해 보였다. 그러나급경사 지역이라 밑으로 내려갈 수가 없어 제방 위쪽에 좌대를 펴게 됐다. 그런데 막상 앉아보니 발판이 너무 높아 3.6칸 대를 던졌는데도 찌가 코앞에 섰다.
그래서 긴 대 위주인 3.6칸부터 4.4칸까지 모두 11대를 편성하였다. 지렁이에 입질이 잦다고 했기에 지렁이를 기본으로 쓰면서 옥수수어분글루텐을 함께 쓰기로 했다.
첫수로 월척 낚은 후 9치급 퍼레이드
포인트 수심은 1.3m권으로 일정했지만 오른쪽으로는 뭐가 있는지 1m가 조금 넘었다. 하지만 긴 대나 짧은 대 모두 일정한 수심을 보였다.
해가 진 후 케미를 꽂자 왼쪽 4.2칸 대의 찌가 살짝 잠기며 옆으로 끌려갔다. 정확한 타이밍에 챔질하니 뭔가가 강하게 저항하며 옆으로 차고 나갔다. 뜰채가 짧아 어렵게 붕어를 뜰채에 담았고 그렇게 나온 첫수는 31cm의 월척 붕어였다. 첫수를 아주 쉽게 만나고나니 은근히 기대감이 생겼다.
이후 어둠이 내리고 잊을만하면 한 번씩 입질이 들어왔는데 3단 뜰채가 겨우 물에 닿을 정도로 지대가 높다보니 설 걸린 녀석들은 뜰채에 담지 못해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소문과 달리 입질은 주로 옥수수어분글루텐에 들어온터라 지렁이는 빼고 미끼를 모두 글루텐으로 교체했다.
이후 시작된 입질은 자정까지 이어졌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앉아 있었더니 10여 마리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씨알은 첫 월척 붕어가 나온 이후 모두 29cm 전후의 준척급만 낚였다. 이따금씩 끌고 들어가는 입질에는 영락없이 30cm 전후의 발갱이(새끼 잉어)가 낚였다(과거 진죽수로에서 낚시 할 때도 발갱이 성화가 심했다).
자정이 지나면서 영하의 추위가 몰려와 따뜻한 온수매트가 작동 중인 침낭 속으로 들어가 단잠에 빠져들었다.
낮에는 입질 없다더니 월척이 불쑥
아침 낚시가 잘된다는 정보에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낚시를 해보았지만 동트기 전에 겨우 준척 붕어 한 수를 만난 채 날이 밝았다.
이후로는 입질이 뜸했고 아침 8시가 돼서야 31cm의 월척 붕어가 한 수 나와 주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오니 자동빵으로 걸린 붕어 탓에 4대의 낚싯줄이 모두 감겨버리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그 와중에 31cm의 월척 붕어 한 수가 더 올라왔다. 이쯤 되니 낮에는 입질이 없다던 지인의 정보는 사실이 아닌 듯했다.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낚시를 했기에 하루 더 연장하려 했지만 오후 2시가 지나면서 배수가 시작돼 미련 없이 대를 접고 오후 4시에 철수했다.
철수길에 38cm의 대물 붕어를 낚았다는 김만수 씨의 살림망을 확인하니 이틀 새 2cm 가량 길이가 줄어 36cm를 나타내고 있었다.
▲김만수 씨가 허리급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김만수 씨가 올린 허리급 월척 두 마리.
그의 살림망에는 준월척 붕어 6수 등 모두 8수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건너편 포인트에서는 4짜도 낚였다고 하는데 일찍 철수한 터라 미처 확인하지는 못했다. 3년 전 이른 봄에 마릿수 4짜를 토해냈던 진죽수로이니 이곳 둠벙에서 4짜가 낚였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월척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필자가 거둔 마릿수 조과.
나중에 살피니 필자의 살림망에는 31cm 월척 3수와 29cm급의 준척 붕어 등 모두 11마리의 붕어가 들어있었다. 대를 접는 동안 수위는 50cm가량 더 내려갔고 필자가 철수한 이후에도 한동안 배수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내비 주소 청소면 진죽리 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