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영산강 배스
역시 난 얼.죽.배.(얼어 죽어도 배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 지난 1월 27일, 전남 무안군 몽탄면 학산리에 있는 영산강 본류를 공략해 40cm가 넘는 배스를 낚은 김경태(테일워크 필드스탭) 씨. 

5인치 스트레이트웜에 14g 싱커를 단 프리리그로 수심 6m 이상 깊은 곳을 노려서 낚았다.


지난 1월 27일. 광주에 있는 김경태(테일워크 필드스탭) 씨를 만나기 위해 일산에서 출발해 전남으로 차를 몰았지만 고속도로를 타고 충청권을 지나면서 후회가 밀려왔다. 폭설, 한파, 강풍… 그야말로 천재지변 3종 세트가 고속도로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고, 과연 이대로 배스낚시가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다. 김경태 씨에게 전화해 전남권 상황을 물어보니 ‘눈이 오고 바람은 불지만 낚시할 곳은 있다’는 말에 핸들을 돌리지 않고 계속 광주로 달렸다.


▲ 영산강변에 활짝 핀 갈대.

▲ 가지 끝에 달린 돌사과가 바짝 말랐다.


광주에서 김경태 씨와 합류해 처음 찾아간 곳은 무안에 있는 유당수로. 해수가 유입되어 웬만하면 얼지 않는 곳이지만 현장에 가보니 살얼음이 잡혀 있었고 곧바로 함평천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수면이 얼어 있기는 마찬가지.

“낚시할 곳이 있다면서요?”

“이렇게 된 이상 영산강 본류밖에 없습니다. 공개하기 싫은 곳이지만 이번 취재를 위해 한 곳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김경태 씨가 공개한 무안군 몽탄면 학산리이 영산강 본류 구간. 암반이 있고 수심이 6m 이상인 곳으로 배스가 모여든다.



채야 하나 말아야 하나?!

포인트를 찾아 나주까지 갔다가 마땅한 곳이 없어 나주의 고막원천과 함평천교를 뒤로하고 무안군 몽탄면 학산리에 있는 영산강 연안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 이산터널이 있고 주차한 곳 아래는 절벽이었다.

“설마 여기를?”

“내려갈 겁니다.”

“이런 포인트는 그냥 공개하지 않으셔도 되겠는걸요. 절벽을 어떻게 내려갑니까?”


▲ 절벽 아래로 내려가 배스를 노리고 있는 김경태 씨. 멀리 노리면 수심이 8m 이상으로 깊어지는 곳이다.


김경태 씨는 로드 3대에 5인치 웜으로 노싱커리그와 프리리그를 세팅하고 절벽을 내려갔다. 자세히 보니 그리 가파르지 않은 길이 나 있었고 워커나 등산화만 신는다면 내려갈 수 있을 듯했다. 나도 천천히 따라 내려가니 겉보기와 달리 낚시를 할 만한 장소였다.

수심은 가까운 곳이 6m. 멀리 떨어진 곳은 8m 이상 나오며 유속은 거의 없지만 깊은 수심에 바닥이 전부 암석이라 겨울에 배스들이 종종 스쿨링을 하는 장소라고 했다.


먼저 노싱커리그로 천천히 전층을 탐색하니 입질 무. 프리리그로 교체해 바닥을 살살 긁어주니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아주 짧은 ‘툭’하는 반응과 동시에 라인이 슬쩍 쳐졌다. 입질인가? 아닌가? 겨울만 되면 이렇게 간드러지는 입질에 챔질을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이번에도 같은 입질이다. 입질을 감지한 것은 김경태씨도 마찬가지. 그런데 김경태 씨는 망설이지 않고 챔질을 했고 빈 채비가 올라왔다.

“역시 입질이었어! 이놈들 웜을 물고 가만히 있어요. 타이밍을 길게 주고 챔질하면 배스가 올라올 것 같습니다.”


▲ 배스를 낚은 후 숲을 헤치고 절벽을 오르고 있다. 



알고 보니 보트낚시 성행하던 스쿨링 포인트

김경태 씨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30cm급 배스를 한 마리 끌어내며 배스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그런데 입질은 계속 이어졌고 ‘난데없는’ 마릿수 조황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김경태 씨가 소개한 포인트는 영산강 연안 중에서도 깊은 곳으로 예전 겨울에 보트낚시가 성행한 곳이라고 했다. 맞은편 연안은 수심이 30cm 내외로 얕아서 낚시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낚시한 자리는 반대로 깊은 수심에 바닥이 암석이라 좋은 여건이었다.


▲ 김경태 씨의 배스 장비. 테일워크의 풀레인지 베이트 모델과 스피닝 모델이며 채비는 노싱커리그와 프리리그를 사용했다.

▲ 김경태 씨가 사용한 노싱커리그(좌)와 프리리그.


김경태 씨는 연속으로 두 마리를 더 낚아냈고 씨알은 40cm급으로 더 커졌다. 그러나 기대한 런커급은 나오지 않았다. 배스는 비슷한 씨알끼리 무리를 짓고 50cm급 이상으로 커지면 무리에 잘 끼지 않기 때문에 마릿수 조과를 거두는 곳에서는 큰 씨알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엄동설한에 배스 손맛이라니 남녘원정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40cm가 넘는 배스로 손맛을 본 김경태 씨.




현재 전남권 배스낚시 상황은 좋지 못하다. 무엇보다 갈수가 계속되고 있고 동복댐 등 식수원이 고갈되는 상황이라 주변 저수지의 담수량이 적어 수면이 금방 얼어붙는다. 영산강이나 주변 지류 역시 연안에 살얼음이 잡히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출조는 2월 중순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내비 주소 몽탄면 학산리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