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2022 배스토너먼트 결산]

LFA 마스터시리즈 종합우승 리포트
4전5기 끝 AOY를 품에 안다

김종현 LFA 마스터시리즈 프로, 바낙스 프로스탭

우선 너무 기쁘다. 개인적으로 여러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첫 번째 기회는 2000년에 있었고 연달아 2003년과 2004년 역시 종합 2위를 했는데 상당히 많이 아쉬웠고 2004년에는 실망감이 너무 커서 그 충격으로 2005년 시즌을 쉬었다. 당시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1년을 쉰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 쉬는 게 아니라 욕심을 버리고 내 낚시를 했었어야 했다. 기대가 많으면 실망도 크다 했던가. 이미 마음이 떠난 배스낚시에 미련이 없었고 2006년 시즌은 시합을 뛰는 둥 마는 둥 그렇게 보내다 토너먼트를 떠났다. 배스낚시가 내 목숨만큼 소중했던 시절. 지나고 나서 보니 그게 뭐라고 그렇게 목숨을 걸었나 싶다.

▲ 호주 유학 시절 필자가 자주 찾던 아보카해변에서 싱킹 미노우로 삼치를 낚았다.


8년간의 공백, 배스토너먼트에 다시 복귀하기까지 
8년간 배스낚시를 끊었고 MTB에 미쳐 살다가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 이곳에서 바다루어를 하면서 다양한 낚시를 접하게 됐는데 당시의 경험이 이후 다시 시작한 배스토너먼트에 도움이 됐다. 유학 도중 아버지가 편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수술을 준비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접했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병석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수개월간 간호를 했는데 그렇게 호주에서의 삶을 접었다. 1년여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는 다행히 수술경과도 좋아 불편하지만 일상생활로 돌아오실 수 있게 되었다. 여러 일을 알아보던 중 운수업을 시작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될 즈음, 지역 후배 프로와 오랜만에 안동호에 들러 목말랐던 배스낚시의 갈증을 풀 수 있었는데 이때 정말 행복했다. 역시 난 배스낚시꾼이었다. 정규 1전을 준비하던 후배와 같이 낚시하며 다시 컴백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다. 웃으며 “네가 이 토너먼트에서 1등을 하면 내가 바로 게임 뛸게”라는 말했는데 정말로 1등을 해버렸다.

마치 무엇에인가 끌리듯 그렇게 다시 배스토너먼트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때가 2015년 초 여름이었다. 과거 안동호 낚시 경험이 많았던 터라 오래 지나지 않아 조금씩 성적을 낼 수 있었고 2016년에 국내 최대 조구업체인 바낙스의 프로스탭이 되었다. 나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바낙스 프로스탭으로 활동한 적 있다. 다시 한 번 재신임을 받은 것에 대해 정말 기쁘고 뿌듯했지만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증가했다. 다행히 스탭 활동을 하면서 과거처럼 성적이 올랐다. 자연스럽게 AOY(ANGLER OF THE YEAR)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초봄낚시가 강한 나로서는 시즌 초반에 항상 입상을 하였기에 점수 관리에 신경을 쓰며 낚시를 해야만 했다. 2016년 KSA 시즌 정규전에서 1위, 2위, 4위를 하며 선전했지만 또다시 종합 2위에 머물렀다. 종합 2위만 4번 째 하는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웠지만 자꾸만 멀어지는 AOY는 진정 나에겐 넘을 수 없는 벽인가 싶었다. 그 이후로도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좋았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노피시와 함께 리미트를 채우지 못하는 일들이 가끔 있어서 AOY로 가는 길은 멀어져만 가는 듯했다. 

점점 멀어져만 가는 듯 느껴졌던 AOY
2021년 국내 양대 배스토너먼트단체인 LFA와 KSA 두 곳에서 모두 시합을 뛰는 강행군을 시작했다. 다행히 LFA 정규 1, 2, 3전에서 모두 입상하며 종합성적에서 2위와는 큰 점수 차이로 간격을 벌릴 수 있었고 다가오는 시즌은 그간의 성적이나 경험으로 봤을 때 자신이 있었다. 적어도 노피시에 대한 공포는 없었다. 코로나 여파로 평소 시즌보다 두 달여 늦게 정규 4전이 개최됐는데 그게 변수였다. 노피시. 결과는 비참했다. 

낚시 중 두 번의 입질을 받고 랜딩에서 뜰채를 사용했어야 했는데 키퍼사이즈여서 가볍게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로드를 들어 배 안쪽으로 떨어뜨리려 했는데 생각보다 중량이 나가서 보트 옆면에 부딪혔고 바늘에서 빠져버렸다. 처음엔 낚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라 또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연달아 그렇게 두 마리를 같은 실수를 범해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후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허무하게 시합이 끝나버렸다. 정말 가슴이 시리도록 아쉬웠다. 2위권과 점수 차이를 엄청나게 벌릴 수 있는 기회를 그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린 것 같아 너무 속상했다. 이후 정규전이 두 번 열렸고 마지막 정규 6전에서 또 다시 노피시를 하며 2021년 시즌은 종합 8위로 마무리했다.

대망의 2022년 시즌의 시작. 첫 대회의 시작이 좋았다. 이 시즌은 개인적으로 자신 있고 좋아하는 루어를 사용하는 계절이기에 자신이 있었다. 결과는 10,125g을 낚으며 LFA 정규 1전을 3위로 시작했다. 곧 이어지는 정규 2전에서는 아쉽게도 리미트를 채우지 못하고 4마리 합산 7,030g으로 20위권에 머물렀고 1전과 같은 채비와 장비를 사용했다. 

정규 3전 때부터는 낱마리 싸움이 시작되었다. 1년 중 가장 더운 시즌이고 사람도 견디기 힘든 시기이기에 한 마리 한 마리가 소중한 상황이었다. 두 배스토너먼트단체에서 매주 번갈아가며 시합을 하는 탓에 피싱프레셔가 대단히 심했던 터라 연습 날 입질 받기도 정말 힘들었다.깊지 않은 곳에서 다운샷리그로 두 마리를 확인 할 수 있었으나 시합 종료 시간이 지나 받은 입질이어서 다음날 상황이 암울했다. 정규 3전 시합 당일 역시 결과는 예상대로 오전시간대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다운샷리그로 패턴을 정했던 터라 계속 그 낚시만 했었는데 전날과는 다른 상황이어서 다른 해결책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경기 안성 금광지에서 커버낚시를 해서 배스를 재밌게 잡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속 수중에 길게 늘어진 나무를 공략해보기로 하고 실행에 옮겼다.

벽에 부딪친 다운샷 패턴, 펀치리그로 풀어내다 
낚시를 하면서도 ‘설마 이게 될까’ 싶었지만 나뭇가지 사이에 펀치리그를 사용해 낚시를 하던 중 묵직한 중량감에 라인이 옆으로 흐르는 것을 확인하고 재빨리 챔질하자 녀석이 나무 안쪽으로 자꾸만 파고들었다. 합사 5호에 바늘 또한 강력했기에 강제집행하기로 하고 무사히 랜딩에 성공했다. 약 2.5kg에 달하는 배스였다. 정말 날아갈 듯 기뻤지만 한 마리 한 마리가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는 상황이라 곧바로 옆 나무를 공략했는데 입질을 받았지만 챔질에 성공하지 못하고 그만 빠져버렸다. 너무 아쉬웠지만 거기서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없어 다른 포인트로 이동했고 시합 종료 직전에 주력으로 사용하는 5~6m권 잠행 크랭크베이트를 사용해서 또다시 약 2.5kg에 달하는 배스를 낚아낼 수 있었다.

2마리 합산 5,075g으로 5위에 입상했다. 이 결과로 종합 2위에 랭크되어 AOY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하지만 종합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오랜 친구이자 또한 라이벌인 선수였다. 또 그 선수는 초반보다는 중반 후반에 성적이 좋아 어렵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자전년도의 아픈 기억이 자꾸 떠올랐다. 정규 4전은 정말 잔인했다. 작년과 똑같이 노피시를 했다. 올해엔 생업 여파로 연습 없이 시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항상 아쉽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시합에 임했다. 이번엔 작년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 정말 물 한 모금 마실 시간까지 아끼면서 낚시에 임했다. 

역시 AOY와 나는 인연 자체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 5전. 역시 예상대로 오랜 친구인 선수가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고 나는 10위권까지 성적이 내려와 있었다. 속은 상했지만 마음은 편했다. 어차피 물 건너간 AOY의 꿈은 남은 두 번의 게임을 즐겁게 맞이할 수 있게 해주었다. 흔한 말로 ‘모 아니면 도’였다. 물론 거의 대부분 ‘도’로 끝났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제까지 해보지 못한 것을 해보자하는 마음이 강했다. 

정규 5전의 반전 
유독 올 시즌은 중반으로 갈수록 배스를 잡기 힘들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도 시간이 갈수록 배스 구경하기가 힘들어지니 만나는 프로들마다 제발 노피시만 면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나 역시 배스 한 마리가 정말 간절했다. 번호 순서대로 출발하고 내 차례가 오자 미친 듯이 전속력으로 중류권으로 내려갔다. 다행히 첫 포인트를 안전하게 선점한 후 30여 분간 미리 보아둔 지역을 정말 촘촘히 훑어 나갔고 첫 선점지에서 제발 한 마리만이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탐색해보았지만 결과는 노바이트. 

아직 이른 시간이었기에 한 번 정도는 오전 피딩타임에 한 지역 정도 더 탐색해볼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순간, 라이브소나에 제법 큰 덩치의 고기가 여러 마리 한 쪽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가장 빠르게 공략할 수 있는 루어인 메탈스푼으로 공략했다. 메탈스푼이 배스 무리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버티컬 지깅을 하듯 로드를 재빠르게 올렸는데 순간 바닥에 걸린 것처럼 묵직했다. 

바닥인가 하는 순간 꾹꾹 들어가는 움직임을 느끼고 큰 놈이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 너무나 점잖게 이동을 해서 배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신중하게 랜딩을 해서 바늘털이까지 시도하는 배스를 육안으로 확인하고는 드랙을 모조리 다 풀어서 배스의 힘을 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분의 시간이 지난 후 뜰채에 담는 데 성공. 2,465g 큰 놈이었다. 깊은 곳에서 이제 막 올라온 놈이어서 재빠르게 피징을 해주고 물칸에 넣는 순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지난 대회 때 이렇게 나왔어야 했는데 하며 쓴웃음을 지었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잡은 큰 배스라 기쁘고 설레었다. 이 시기는 런커 두 세 마리로 우승까지 할 수 있는 시즌이라 욕심이 났다.

어차피 종합성적은 안드로메다로 갔다고 생각했다. 이후 비슷한 지형을 미친 듯이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고 적어도 한 마리라도 더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종료 직전까지 남은 혼을 다 불태워봤지만 첫 배스를 잡은 이후 더 이상의 배스는 잡을 수 없었다. 귀착 후 계측까지 마치고 나니 전혀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당연히 굳히기에 들어갈 줄 알았던 오랜 친구를 비롯한 상위권 선수들이 대거 노피시를 한 것이다. 8위를 한 나는 순위가 단숨에 종합 2위까지 올라갔다. 

아, 이 또한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정규 5전에서 3마리 합산 8,315g을 잡은 선수가 종합 1위에 올랐고 나와는 25포인트 차이가 났다. 행복한 상상이지만 내가 다음 대회에서 1위를 하고 지금 현재 1위인 선수가 26위를 하든가 아니면 그 밑으로 떨어져야 그토록 그리워하던 AOY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평균 1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해서 30여 명이 계측을 하던 상황에서 25점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랬다. 가능성이 없었다.

▲ 2022 LFA 마스터시리즈 중 계량을 마친 배스를 들어 보이고 있는 필자.


▲ LFA 마스터시리즈 정규 1전에서 3위를 안겨준 장비와 채비. 네꼬리그를 주력 루어로 사용했다. 


마지막 승부 
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았다. 결과는 뻔해 보였기에 또다시 모 아니면 도 작전에 승부를 띄웠다. 정말 오랜만에 연습을 왔는데 아침부터 보트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여러 프로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수십 차례 시도를 해보았지만 엔진 고장으로 시동을 걸 수 없어서 안동시내의 보트정비소까지 다녀와야 했다.

다행히 큰 고장은 아니어서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고 다시 보트를 띄웠는데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30분경이었다. 사실 이 시즌엔 오전 연습이 정말 중요한데 그것을 못했으니 정말 암담했다. 하늘도 무심하신 것 같았다. 체크해야 할 곳은 많았는데 시간이 너무 없었다. 때문에 라이브소나로 어군만 확인하고 사실 낚시를 거의 하지 못했다. 시합 날 동선을 짜야하기 때문에 열심히 탐색해 나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잠깐 동안 어군이 활발하여 메탈스푼을 내려서 코앞까지 내려 보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오전시간에 보트 소음과 함께 여러 명의 선수들이 여러 루어로 공략을 한 탓인지 빠른 루어에는 반응이 없었다. 시합 때엔 주로 빠른 루어보다는 천천히 그들의 시선에 머무를 수 있도록 다운샷리그를 주력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연습을 마쳤다.

2위를 달리고 있던 터라 여러 명의 선수들이 응원해주었다. 하지만 뒤집는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현재 1위인 선수가 노피시를 해야 하는데…. 지난번 정규 5전 때 우승을 한 선수라 가능성은 정말 희박했고 나 역시 배스를 잡을 자신이 정말 없었기에 자포자기를 하는 심정이었다. 어쩌지, 어디를 먼저 가야 하나, 수없이 많은 동선을 고민하던 중 출발 순서가 다가왔고 출발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걷히지 않은 안개 구간이 많아 중간 중간 서행을 해야 했는데 뒤따라오는 보트들과의 거리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등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했다.무사히 첫 선점지에 안착했다. 일단 전날 배스를 확인하지 못했기에 직전 대회에 배스를 잡은 곳을 첫 선점지로 택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고기들이 있었지만 루어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약 한 시간 이상을 그곳에 머무르다 다음 포인트로 옮겼지만 정말이지 안동호에 생명체가 없는 듯 어군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연안에 블루길로 보이는 어군만 있을 뿐 내가 찾는 그 배스는 정말이지 귀했다. 그럼 그렇지, 나 자신도 노피시를 할 판인데, 참담했다. 

야속하게도 한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건지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아 일단 한 마리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내가 알고 있는 지역과 그간 비슷한 시기에 한두 마리라도 잡았던 곳 위주로 낚시를 전개해봤지만 별 소득 없이 귀중한 시간만 흘러가고 있을 즈음, 마지막 포인트에서 마지막 승부를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포인트를 옮겼다. 

“축하드립니다. 1점 차이였어요.” 
마침 다른 선수도 없었고 경기 막바지 시간대라 상류 쪽으로 이동하는 선수들이 자주 보였다. 오후 1시, 수중에 세워져 있는 큰 바위 주변을 공략하고 있었는데 라이브소나에 바위 옆 배스로 보이는 덩어리가 두 마리 목격되었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메탈스푼을 투척했다. 목표로 했던 바위를 살짝 지나 메탈스푼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후 버티컬 지깅을 하듯 로드를 들어 올렸는데 루어가 바위 맨 윗부분에 부딪히며 살짝 멈춰 있던 찰나, 바위 라인을 따라 굴러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침 폴링 액션을 주려고 했던 터라 그대로 놔두었다가 로드를 들었는데 순간 묵직함이 느껴졌다. 입질임을 느끼고 주저 없이 훅셋을 했고 큰 놈이라 생각이 들었던 배스는 한없이 바위 주변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듯 했다.

12lb 카본라인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바위에 쓸리면 그대로 터져버린다는 것을 알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바위 주변을 계속 맴도는 바람에 라인이 곧 터질 듯해 그 중압감으로 숨도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2~3분여 동안 사투를 벌이다 드디어 뜰채에 담는 순간, 정말 온몸이 짜릿했다. 진작 좀 나와 주지 이렇게 사람의 애간장을 태웠나 싶었다.

그리고 마음 한 쪽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정규 4전의 노피시가 정말 아쉬웠다. 그때도 이렇게 한 마리라도 나왔었더라면 하는 마음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남은 시간 비슷한 지형을 찾아 같은 방법으로 낚시를 시도해보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미 여러 명의 선수들이 포진을 하고 있었고 다른 것을 시도하기엔 시간이 너무 없었다. 이 어려운 시기에 한 마리 2,430g을 잡았으니 분명 상위권에 랭크되어 이변이 없는 한 종합 2위로 시즌을 마감하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작년엔 8위였는데 아쉽지만 큰 성공을 했다 생각하고 계측을 마치고 사용 장비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친한 동생이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웬일이냐 물었더니 계속 웃기만 한다. 평소 장난기가 많은 동생이어서 저 녀석이 나 또 종합 2등만 5번 째 했다고 약 올리려고 왔구나 싶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었는데 정규 5전에서 1위에 오른 이재성 선수가 웃으며 “축하드립니다. 1점 차이였어요”하고 인사를 건넸다. 무언가 띵 했다. 아, 그렇구나.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던 선수가 노피시를 한 것이었다. 그렇게 원하던 그토록 하고 싶었던 AOY를 차지한 것이다. 멍하니 그간 지났던 여러 아쉬웠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주신 선물
올 한해 시즌 마감을 하면서 정말 뿌듯했다. 바쁜 생업 때문에 연습도 제대로 잘 하지 못하고 시합 당일에만 오는 날이 많았던 올해. 그래도 열심히 부지런히 했더니 하느님이 이런 복도 주시는구나 싶었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선물이라도 해주신 것 같았다. AOY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막상 게임을 뛰는 선수들에겐 크나큰 영광이고 결코 쉽지 않은 타이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론 15년간의 프로 생활 중 처음으로 가져보는 타이틀이다.주 스폰서인 바낙스에서 10여 년간 대회 지원과 각각의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로드와 릴 등 배스낚시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해주었다. 

그 덕분에 시시각각 변하는 필드에서 항상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이 지면을 빌어 바낙스 장용수 대표이사님과 항상 뒤에서 응원해주신 윤석환 본부장님, 팀 막내이면서 항상 고생하고 열심히 하는 이승규 프로에게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LFA 토너먼트여, 영원하라~! 

▲ LFA 마스터시리즈 정규 3전의 히트루어인 크랭크베이트(위)와 펀치리그.


▲ LFA 마스터시리즈 정규 5전과 6전의 주력 루어와 장비. 메탈스푼으로 종합성적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