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

장성 함동지 4짜 미션
건탄을 사용해 살치 떼를 
극복하라

이영규 기자

전남 장성군 삼서면 수양리에 있는 수면적 54만여 평의 함동지는 장성을 대표하는 대물터다. 마릿수가 적을 뿐 걸면 월척 이상이 많고 허리급과 4짜도 흔하게 낚인다. 다만 붕어낚시를 어렵게 만드는 복병 살치 성화를 이겨내는 게 관건인데 그때 써볼 만한 미끼가 건탄이다.

▲ 성제현 씨가 장생 함동지에서 사용한 건탄 미끼. 떡밥을 단단하게 갠 뒤 잡어나 치어가 쉽게 먹지 못하도록 엄지손가락 첫 마디 크기로 달았다.


지난 10월 22일 군계일학의 ‘노지 빼찌빵’ 대회가 장성 함동지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렸다. 빼찌빵이란 이 대회를 진행하고 선수로도 뛰는 손태성(레박이) 씨보다 더 큰 씨알의 붕어를 낚은 회원 중 최대어를 낚은 사람에게 시상하는 이벤트 게임이다. 

유료터 빼찌빵은 이미 4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에 ‘노지 낚시인들을 위해서라도 빼찌빵을 진행해달라’는 회원들의 요구에 올해 처음 시작됐다. 1등에게는 금 5돈, 2등에게는 금 3돈, 3등에게는 금 1돈이 주어진다. 

군계일학 노지 행사의 마지막이 될 이번 빼찌빵 장소로 함동지를 고른 이유는 50명이 함께 낚시할 곳으로 적당했기 때문이다. 최고 명당은 상류 수초밭인데 그곳은 현지 낚시인들이 포진해 회원들은 하류부터 중류 사이 연안에 포인트를 잡았다. 

▲ 건탄 미끼로 올린 34cm와 40cm 붕어를 보여주는 성제현 씨. 3호 바늘을 묶은 외바늘채비를 사용했다.


대물 미끼의 클래식 건탄 
대회가 있기 전 ‘지금부터는 동절기로 접어들고 함동지는 터가 세 어차피 마릿수는 없다. 한 마리 대물 승부가 될 것이다’라는 예상이 나왔는데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생각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살치 성화가 너무 심한 것이었다. 

보통 살치는 날이 추워지면 성화가 덜하고 특히 밤이 되면 잠잠해지는데 이날은 낮부터 밤까지 ‘어해전술’로 달려들어 낚시를 어렵게 만들었다. 글루텐이 들어감과 동시에 사라지고 옥수수도 사정없이 공격당해 별 도리가 없었다. 

낮 시간에 도착한 회원들이 살치 성화를 언급하며 어려움을 호소하자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가 오랜만에 ‘특효약’을 꺼내 들었다. 바로 건탄이다. 

건탄이란 1990대 중반부터 쓰인 용어로, 붕어 대물낚시 선구자인 붕어연구소 차종환 소장이 낚시춘추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면서 알려진 미끼 사용술이다. 

건탄은 일반 떡밥처럼 작고 부드럽게 다는 게 아니라 크고 단단하게 달아 주는데 작아야 엄지손가락 첫 마디, 크면 밤톨만 하게 달아 쓴다. 떡밥의 성분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데 차종환 소장은 신장떡밥과 고운 떡밥을 푸석푸석하게 개어 사용했다. 

물론 건탄에 잡어가 전혀 달려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달려들긴 하지만 미끼가 워낙 크고 단단하다 보니 한 번에 먹지 못하고 깔짝깔짝 입만 대게 된다. 잡어가 몰려들면 이 움직임을 느낀 큰 붕어가 호기심을 갖고 나타나 건탄 미끼를 한입에 삼키는 원리다(건탄을 밤톨만 하게 크게 다는 이유도 7~8치급 붕어는 잘 먹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도 있다). 

2000년대 초까지 애용되던 건탄은 배스터의 확산과 더불어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 어차피 대물 붕어만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먹기 좋은 글루텐과 옥수수가 대물 미끼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성제현 씨, 건탄으로 34, 40cm 포획 
함동지 우안 중류 수초밭에 자리한 성제현 씨는 그만의 건탄 레시피로 건탄 미끼를 제조했다. 어분 200cc+신장떡밥 200cc+딸기글루텐 1포(100cc)+물 150cc의 구성. 한눈에 보기에도 퍽퍽할 정도의 점도였다. 

바늘은 감성돔바늘 3호를 사용했다. 큰 바늘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성제현 씨는 “건탄을 미끼로 쓸 때는 바늘도 크게 써야 합니다. 

그래야 큰 떡밥을 지탱하기 좋습니다. 아울러 챔질할 때에도 떡밥은 크고 바늘은 작으면 헛챔질이 나옵니다. 챔질 시 확실한 걸림을 유도하려면 큰 바늘이 필수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성제현 씨의 자신감만큼이나 이날 건탄 미끼 사용은 신의 한 수였다. 초저녁인 밤 7시경 34cm 월척을 건탄으로 낚아낸 후 밤 10시 무렵에는 무려 40cm를 올렸다. 외바늘 채비답게 찌올림도 깔끔했다. 

성제현 씨가 건탄으로 대물 두 마리를 올렸다는 소식이 단톡방을 통해 회원들에게 퍼지자 너도나도 건탄 미끼를 써봐야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평소 글루텐과 옥수수만 준비해갔고 다니던 회원들이 많아 건탄을 만들 수 없었다(낚시 입문이 늦은 회원들 중에는 건탄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날이 밝고 계측에 들어가자 성제현 씨가 올린 34, 40cm 외의 조과는 장경영(장반장) 씨가 올린 36.5cm가 유일했다. 행사 이틀 전 밤에는 그래도 대여섯 수 정도의 월척이 낚였었는데 행사 당일 밤에는 강풍이 불고 살치 성화도 더욱 심해진 것이 조과 부진의 원인 같았다. 

이번 취재는 붕어 대물 미끼의 ‘클래식’ 건탄 미끼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기회였다. 아울러 갈수록 성화가 심해지는 살치 많은 저수지에서의 잡어 대응책으로 건탄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던 취재였다. 

내비 함동저수지

▲ 짙은 안개 속에 아침을 맞고 있는 장생 함동지 우안 중류골 모습. 행사 전날 밤 함동지에서 서너 마리의 허리급 붕어가 낚였지만 취재일에는 조황이 부진했다. 


▲ 우안 중류골의 밤낚시 모습. 


▲ 노지 빼찌빵 우승자인 장경영 씨가 성제현 대표, 498팀 팀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 성제현(우측) 대표가 행사 전날 밤 열린 전야제 낚시에서 월척 최대어를 낚은 이계룡(아들만둘) 회원에게 최대어상을 시상했다.


▲ 밤 10시경 건탄 미끼로 올린 40cm 붕어를 보여주는 성제현 씨.


▲ 게스트로 참가한 성제현 씨 외에 유일하게 36.5cm 붕어를 올려 우승을 차지한 장경영(장반장)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