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고흥 헬창만?
갈대밭 새 4짜 배스 득시글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배스 낚시인이 입을 모아 남도 최고의 포인트라고 말하는 낚시터가 고흥 해창만수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조과가 하락세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헬창만’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조과가 떨어져서 잘 찾지 않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그 넓은 필드에 배스가 없을 수는 없는 노릇. 올여름에 마름 주변에서 런커가 잘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았다.

▲ 드론으로 촬영한 해창만방조제. 좌측 아래가 해창만 오토캠핑장이며 멀리 보이는 다리가 해창2교다. 좌측은 고흥만 바다이며 우측은 간척지 사업으로 형성된 논이 있고 그 사이로 수로가 흐른다.

▲ 해창만 취재를 함께한 광주 K릴샵 회원들. 좌측부터 윤상영, 김상현, 윤연주 회원과 맨 우측은 K릴샵 김경태 대표.

▲ 윤상영 씨가 갈대가 무성한 연안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다.

▲ 누렇게 익어가는 해창만들녘의 벼.
9월 22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문흥동에 있는 K릴샵(대표 김경태) 회원들로 구성한 해창만수로 원정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윤상영, 김상현, 윤연주, 김경태 씨는 각자 두세 대의 로드와 커다란 루어백을 챙겨든 후 차량 두 대에 나눠 타고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에 고흥으로 출발했다.
‘요즘 시기에 배스 낚으러 해창만이라니?’라고 반문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해창만수로는 올해 3월에 숭어를 비롯한 붕어와 배스가 의문의 집단폐사를 했고 물고기를 먹는 가마우지가 죽는 일이 있었다. 고흥시에서 용역 조사를 실시했지만 아직도 그 원인이 밝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낚시인의 발걸음이 뜸한 상황라고 한다. 게다가 꾸준한 조황 하락과 더불어 전국 어디에서 출발해도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해창만수로는 점점 외면을 받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 올 여름에 다시 배스가 낚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조황을 확인하기에 원정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모든 패턴 잘 먹히지만 씨알이 작네
광주에서 출발, 호남고속도로를 두 시간 달리니 포두면 길두리의 해창만수로 상류에 도착했다. 지류를 노릴까 본류를 노릴까 고민을 하다가 김경태 씨가 ‘바로 본강이나 옥강으로 가자’는 제안에 모두 오케이하고 길두배수장이 있는 포두면 오취리 연안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가본 곳은 해창2교. 예전 같으면 많은 낚시인들이 연안으로 드나들어 길이 트여 있어야 할 자리들이 전부 갈대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뱀이 나올까 두려워서 진입을 망설일 정도로 갈대와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빽빽하게 자란 갈대 주변을 무엇으로 공략할까 곰곰이 고민했다. 김경태 씨는 스피너베이트, 윤연주 씨는 네꼬리그, 윤상영 씨는 5인치 섀드웜 노싱커리그, 김상현 씨는 펀치리그를 사용했는데 모두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낚이는 씨알이었다. 큰 씨알이 걸리니 배스가 갈대를 감아 꼼짝없이 채비가 터졌고 펀치리그에는 20~30cm 배스가 올라왔다.
윤연주 씨와 김경태 씨가 순식간에 큰 입질을 받고 파이팅을 벌였으나 갈대 아니면 마름에 채비가 걸려서 랜딩을 할 수 없었다. 9월에 자란 갈대와 수초는 질겨도 너무 질겼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큰 배스를 끌어내기 불가능해 보였다.

▲ “이런 씨알은 계속 물어줍니다.” 40cm 배스를 낚은 윤연주(좌) 씨와 30cm 배스를 낚은 김경태 씨.

▲ 갈대 주변을 노려 입질을 받은 윤상영 씨가 손맛을 즐기고 있다.

▲ 40cm급 배스를 낚은 윤상영 씨.

▲ 포두면 길두양수장 옆 웅덩이를 노려 입질을 받은 윤상영 씨.

▲ 30cm가 안 되는 작은 배스를 올린 윤상영 씨.

▲ 예민한 배스의 입질을 잡아낸 네꼬리그.

▲ 김경태 씨가 갈대 사이를 직공하고 있다.

▲ 갈대 사이에서 낚은 25cm 배스.
흙탕물에서도 덤벼드는 해창만 배스들
이번에는 포두강에 있는 포두 하수종말처리장 인근의 수로로 진입했다. 김경태 씨는 “예전에 이곳은 여름에 오면 100마리도 문제없는 자리로 통했는데 요즘은 좀 신통치 않습니다. 손을 너무 많이 탄 것인지는 몰라도 운이 좋으면 큰 배스가 올라온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포인트를 둘러보니 새파란 갈대더미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주변 수로로 통하는 수문이여러 개 있었다. 적당한 양의 마름과 짙은 물색을 보니 배스 포인트로는 기가 막힌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포인트에 가까이 진입하니 이번에는 물이 완전 흙탕이었다.
회원들은 “슬슬 턴오버가 시작될 시기고 요 며칠 바람이 불어서 물색이 더 탁해진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서도 윤상영 씨가 노싱커리그로 40cm 배스를 금방 낚아냈다.
취재 당일 해창만수로는 눈으로 슥 훑어보고 포인트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수준이었다. 예전처럼 입질이 있는지 없는지 한 곳 한 곳 천천히훑어보고 입질이 없으면 옮겨야 하는 조금 힘든 낚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런커는 11월 말부터 기대”
슬슬 해가 질 시각이 다가와 마지막으로 점찍은 상오교로 향했다. 오후 피딩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고 그래도 해창만이라는 포인트가 여전하다는 기대가 있었기에 유명 포인트인 상오교 일대로 자연스레 발길이 옮겨졌다.
그런데 상오교에 도착한 순간 뜻밖의 말을 들었다. 보팅을 하는 낚시인이 상오교 밑으로 지나가기에 조황을 물었더니 옥강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입질을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아닌가. 설마 했지만 해창만수로가 이렇게까지 불황이었나 생각이 들었다. 취재 당일에도 여전히 해창만 곳곳을 누비는 낚시인들을 보니 무엇이 진실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김경태 씨와 윤상영 씨는 상오교 다리 위에서, 나머지는 연안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채비를 던진 후 5분쯤 지났을까? 윤상영 씨가 다리위로 4짜급 배스를 들어 올렸다. 지긋지긋하게 들러붙던 마름을 배스에 잔뜩 감은 채로 강제집행해 올린 것이다.
연이어 갈대와 수문 주변에서도 30~40cm 배스를 히트해 연안으로 랜딩에 성공했다. 대부분 몸집이 적당히 크고 수초에 라인이 쓸리다시피 했기에 단번에 들어 올리지는 못하고 라인을 잡고 조심스럽게 두레박질을 해야 했다.
김경태 씨는 “런커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터질 듯합니다. 그때가 되면 수초가 삭아서 좀 더 랜딩이 쉬워지고 월동을 준비하는 배스들이 큰 먹이를 노리고 사냥할 시작하기 때문에 그때 다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해창만수로도 좋지만 영암과 해남권 간척호에서도 요즘 대물이 많이 나온다고 하기 때문에 올 겨울에 모든 포인트를 가보려면 조금 바빠질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출조문의 010-8380-9940(광주 K릴샵)
내비주소 고흥군 포두면 오취리 1149(상오교)

▲ 해창만 본류(좌)와 고흥만. 그 사이로 해창만방조제가 가로질러 놓여 있다.

▲ 가재웜으로 마름수초를 공략해 40cm가 넘는 배스를 낚아낸 윤상영 씨.

▲ 웅덩이 주변 갈대를 노려 30cm급 배스를 낚은 윤연주 씨.

▲ 체색이 하얀 배스를 올린 김경태 씨.

▲ “마릿수 하나는 만족합니다.” 계속되는 입질에 즐거워하는 김경태(좌), 김상현 씨.

▲ 바닥을 노리다 말조개를 걸어 올린 김상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