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추자도 부시리의 아찔한 괴력
“방심하면 내가 당한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지난 7월 15일, 취재차 방문한 추자도는 여느 여름과 다를 것이 없었다. 갯바위 곳곳에 돌돔 원투낚시인이 파라솔을 펼치고 있었고 돌돔, 참돔, 벵에돔을 노린 찌낚시인들도 곳곳에 보였다. 또 한편에선 루어낚시인들이 미터급 대부시리와 아찔한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 지난 7월 15일, 대형 부시리를 낚기 위해 출조한 추자도 큰넙데기에서 취재팀이 열심히 캐스팅을 하고 있다. 우측에 멀리 보이는 섬은 상섬, 구멍섬, 덜섬이며 나무가 자란 섬이 보름섬이다. 모두 강한 본류가 지나쳐 가는 섬으로 대형 부시리가 잘 낚인다.
7월 15일. 김포에서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해 대구에서 출발한 최훈식(바다루어클럽 회원), 배광호(울산레저마트 과장) 씨를 만나 제주 연안부두(2부두)로 이동했다. 연안부두에서 오전 9시30분에 추자도로 출항하는 퀸스타2호에 승선, 오전 10시20분에 상추자도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한 추사랑민박의 안진기 사장이 우릴 마중 나와 있었는데,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어제, 오늘 넙데기에서 부시리가 난리도 아니었나 봐요. 미터 오버는 기본이고 입질이 끝이 없다고 합니다. 먼저 나간 팀들이 너무 지쳐서 아침부터 물을 더 가져다 달라고 난리에요.”
얼른 하추자 신양리에 있는 추사랑민박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은 후 곧바로 정정삼 선장의 낚싯배를 타고 포인트로 나갔다. 도착한 곳은 추자도 큰넙데기. 낚싯배가 큰넙데기에 접안하니 큰넙데기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이택근(일산 루어테크 대표), 홍성기(팀루어테크 회원), 허예브게니(팀루어테크 회원) 씨와 FTV 권순진 PD(루어테크니션 촬영)가 우릴 반겼다. 이택근 대표는 “우린 아침부터 30마리를 넘게 낚아서 지쳤어요. 얼른 채비해서 손맛을 보세요”라고 말했다.
첫 입질에 120cm!
최훈식 씨와 배광호 씨는 테일워크 만비카 ver2 100XXH 로드에 스텔라14000XG, 합사 6호를 사용했고 쇼크리더는 150lb(약 40호)를 사용해 채비했다. 플러그는 170~230mm 중형 펜슬베이트. 대부분 플로팅 다이빙펜슬 타입으로 멀리 캐스팅한 후 빠른 속도로 감거나 저킹을 해서 순간적으로 펜슬베이트가 물속으로 잠기게 하는 액션을 해주면 부시리가 입질한다.
포인트에 도착한 직후에는 조류가 잘 흐르지 않아서 큰 부시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펜슬베이트를 던져보니 물속에서 큰 부시리가 펜슬베이트를 쫓아오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매번 발밑까지 쫓아왔다가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며 입질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약간 방심한 순간 배광호 씨의 펜슬베이트를 쫓는 큰 부시리가 보였고 으레 그렇듯 발밑까지 오다가 되돌아가겠지 생각했지만 발 앞 3m에서 입질을 했다.
“으아악…!”
배광호 씨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가파른 발판에 서있던 탓에 순식간에 부시리에게 끌려가며 넘어지고 말았다. 빅게임이라면 왕돌초에서 고수로 꼽히는 배광호 씨지만 발 앞에서 터진 괴력의 입질엔 속수무책이었다. 다행히 배광호 씨를 지켜보던 이택근 씨가 배광호 씨의 구명조끼를 잡아 부축하고 홍성기 씨가 부시리의 진로를 확인하며 배광호 씨를 코치한 덕분에 사고 없이 랜딩을 할 수 있었다.
올린 부시리는 120cm! 배광호 씨는 떨리는 손을 겨우 진정하고 촬영을 마쳤는데, 다시 캐스팅을 하려고 장비를 들어보니 쇼크리더가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것을 발견했다.

▲ 큰넙데기에 하선한 직후 미터급 부시리의 입질을 받은 배광호(울산레저마트 과장) 씨가 낚싯대를 부여잡고 파이팅을 하고 있다.

▲ 호쾌한 캐스팅으로 본류를 공략하고 있는 최훈식 씨.

▲ 큰넙데기에서 120cm 부시리를 올린 배광호 씨.

▲ “큰 놈은 다 방생하고 반찬거리만 남겼습니다!” 2박3일동안 추자도 부시리 원정을 함께한 팀루어테크 회원들이 개린여에서 낚은 부시리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큰 부시리는 일찌감치 방생하고 아이스박스에 넣을 작은 것만 남겼다. 좌측부터 홍성기 회원, 일산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 최훈식, 배광호, 허예브게니 회원.
70~80cm 잔챙이는 아무 의미 없어
120cm 부시리가 낚인 이후 조류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고 넙데기 주변 곳곳에서 부시리의 보일이 시작됐다. 이제 입질을 받는 것은 식은 죽 먹기. 그러나 입질이 많은 만큼 손맛을 보기는 좋았지만 잔챙이 부시리가 많아 기록어를 꿈꾸는 낚시인들을 만족시키진 못했다.
빅게임을 즐기는 낚시인들이 여름에 추자도를 찾는 이유는 딱 하나다. 연안에서 낚을 수 있는 최대기록을 세우고 싶기 때문이다. 보통 130cm 오버를 목표로 하며 큰 놈은 150cm까지 낚을 수 있기 때문에 추자도는 빅게임 마니아들의 대표적인 여름낚시터가 되었다. 그런 곳에서 70~80cm 잔챙이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포인트를 종횡무진하며 큰 놈만 노린다.
첫날 큰넙데기에서는 120cm를 포함 상당한 양의 미터급 부시리를 낚았지만 더 큰 놈이 없어서 아쉬웠다. 결국 오후 5시에 철수해 다음날을 노려야 했다.
염섬에서의 마지막 승부
다음날 오전은 해무가 너무 짙게 끼었다. 오전 5시에 출항을 했지만 짙은 해무로 인한 낚싯배의 거북이 운항으로 포인트에 내린 시각은 오전 6시가 넘어서였다. 우리가 내린 곳은 넙데기에서 더 북쪽에 있는 개린여. 이곳 역시 조류가 빨리 흘러 부시리가 잘 붙는 곳이다.
예상대로 캐스팅을 하니 부시리가 입질을 했다. 해무가 짙게 끼어 입질이 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던지는 족족 입질을 했는데 씨알은 미터급 전후로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훈식 씨에게 큰 입질이 왔는데 아쉽게도 원줄이 터지고 말았다. 최훈식 씨는 120cm는 충분히 넘는 대부시리라고 말했다.
오전에는 개린여에서 마릿수 손맛을 봤고 오후에는 상추자도 바로 앞에 있는 염섬에 내렸다. 추자도는 사실 어딜 가나 부시리가 낚이기 때문에 낚싯배를 타고 나가는 거리는 큰 의미가 없다. 어디에 내리든 베이트피시와 조류가 잘 형성되느냐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후 2시가 되니 해무가 걷히고 염섬으로 조류가 잘 흘러드는 것이 보였다. 모두 작심하고 큰 것 한 마리를 기대하며 캐스팅을 시작, 배광호 씨가 몸을 가누기도 힘든 입질을 받아 파이팅을 시작했다.
발판이 협소한 탓에 입질을 받은 배광호 씨가 넘어질세라 모두 배광호 씨 주변으로 가서 파이팅을 지켜봤다. 첫날 낚은 부시리와는 비교도 안 되는 강한 힘을 쓴다며 낚싯대를 붙잡고 버티기만 1~2분. 혼신의 힘을 다해 끌어낸 녀석은 130cm 부시리였다. 모두 일제히 환호하며 배광호 씨를 축하했고 그렇게 추자도 빅게임 원정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추자도의 부시리 시즌은 8~9월이 피크다.
10월 이후에도 큰 씨알이 낚이지만 마릿수 조과를 함께 원한다면 8~9월이 적기다. 단, 낮에는 너무 더우므로 출조하는 민박집이나 선장과 출조, 철수 시간을 잘 조율해서 무더위는 피하고 낚시를 하는 것이 좋다. 단, 물때가 한낮에 걸린다면 더위를 불사하고 낚시해야 하는 점은 감안해야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출조문의 010-5266-5245(신양리 추사랑민박), 010-3722-0819(정정삼 선장)

▲ 무더위에 지친 홍성기 씨가 바위틈 그늘에서 쉬고 있다.

▲ 개린여에서 110cm 부시리를 낚은 이택근 대표. FTV 루어테크니션 촬영차 추자도를 찾았다.

▲ 최훈식 씨가 사용한 플로팅 타입 펜슬베이트. 무게 60~100g을 주로 사용한다.

▲ 조림용으로 손질해 햇빛에 말리고 있는 부시리.

▲ 팀루어테크 회원들의 쇼어 플러깅 장비. 10ft 내외 쇼어플러깅 전용대에 14000 사이즈 대형 스피닝릴을 사용한다. 합사는 5~6호, 쇼크리더는 150lb.

▲ 큰넙데기에서 입질을 받고 파이팅을 하고 있는 허예브게니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