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세상 쉬운 바다루어 18]



너무 쉬워서 눈 감고도 낚는

화살촉오징어낚시



박경식 프리라이터·솔트루어린 회원



경남 낚시인들은 국내에 에깅이 보급되기 전부터 연안에서 오징어를 낚아왔다. 바로 호래기가 그 대상어다. 겨울이 되면 연안으로 몰려드는 호래기를 낚기 위해 부산, 진해, 통영, 거제의 방파제가 낚시인들로 가득했던 적이 있다. 호래기의 양이 많을 때는 뜰채로 떠서 담을 정도로 많았으며, 이미 야간 볼락낚시에 익숙한 경남 낚시인들은 집어등을 앞세워 자신만의 독특한 채비를 개발해 민물새우미끼로 호래기를 낚아냈다. 지금은 호래기의 개체가 많이 줄어서 그런 진풍경을 보기 힘들지만 호래기는 이미 30년 전부터 생활낚시 대상어로 인기를 누려왔다.


그런데 2008, 2009년을 전후로 경남 앞 바다에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호래기와 꼭 닮은 살오징어의 새끼인 화살촉오징어가 연안에서 낚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엔 화살촉오징어를 호래기와 동일 어종으로 취급했지만 화살촉오징어 대풍이 잡지, 뉴스, 인터넷에 보도가 되면서 전문가들에 의해 금방 살오징어의 치어로 밝혀졌다. 크기가 작아서 처음엔 화살촉이라고 했다가 조금 더 큰 씨알은 그냥 화살오징어로 불렀는데 지금은 살오징어의 새끼를모두 화살촉오징어로 통일해서 부르고 있다.


화살촉오징어는 호래기에 비해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대단한 마릿수 조과와 시원한 입질로 낚시인들을 매료시켰고 여름~가을 최고의 생활낚시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작은 화살촉오징어를 무분별하게 낚았고 시중에도 많이 유통되다 보니 5월 한 달을 화살촉오징어 금어기로 정하고 있으며 몸통길이 15cm 이하도 낚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6월부터 12월까지 꾸준히 낚이므로 충분히 시즌은 길다.


▲호래기바늘에 민물새우를 꿴 채비에 올라온 화살촉오징어.

화살촉오징어는 살오징어의 새끼이며 초여름부터 연안으로 몰려와 쉽게 낚인다.


생태

장비와 채비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화살촉오징어는 낚는 데 아무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낚시요령 몇 가지만 염두에 두면 화살촉오징어를 못 낚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알아야 할 것은 화살촉오징어의 생태다.

화살촉오징어는 이른 봄에 산란한 살오징어의 새끼다. 살오징어는 무리를 지어 근해에 산란을 하는데, 무늬오징어처럼 알집을 해조류나 바위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참돔이나 갈치처럼 바다에 무차별로 산란을 한다. 알은 며칠을 떠돌다 부화하고 부화한 치어는 플랑크톤 형태로 떠돌며 연안 조류에 쓸려서 자연스레무리를 짓는다.


연안으로 흘러든 살오징어 새끼는 플랑크톤을 먹으며 성장하는데, 살오징어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와 다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엄지손톱만 하게 자라면 아주 작은 먹이들을 사냥하는 능력을 가진다. 물고기 역시 플랑크톤 형태에서 점점 성장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수많은 물고기 치어들이 연안에 있어서 새끼 살오징어들이 공격할 먹이들이 많다.


화살촉오징어들은 성장하며 갈치, 볼락, 참돔, 감성돔, 전갱이, 고등어 등의 먹잇감이 되기 일쑤지만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다른 먹이를 잡아먹고 성장해서 다음 산란에 참여하는 것이 살아가는 목적이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먹는다. 즉, 화살촉오징어가 사냥할 정도로 성장하면 자신의 생사와는 상관없이 다른 생명을 공격하며 심지어는 유사 두족류도 사냥하기 때문에 화살촉오징어 떼를 만난다면 이런 포악한 성격으로 인해 마릿수 조과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단, 조류든 수온이든 어떠한 것이 영향을 미쳐 화살촉오징어가 높은 활성을 띠는 것이 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무래도 수온보다는 조류 소통과 주변 베이트피시의 유무가 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화살촉오징어가 찬 수온에서 부화해 다시 찬 물로 이동하기 때문에 냉수어종이나 다름 없으므로 수온의 변화는 활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많은 양의 화살촉오징어가 좀 더 효율적으로 집단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먹잇감의 유무 그리고 조류가 잘 흘러서 최소 움직임에도 효과적으로 상대를 잡아먹을 수 있는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을 요약하면 화살촉오징어는 죽기 살기로 먹은 후 몸집을 불려 산란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화살촉오징어 떼만 만난다면 테크닉에 관계없이 마릿수 조과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것이다. 그리고 작지만 강하게 미끼를 끌어안고 헤엄치므로 입질이 예민하다거나 그런 일도 없다.


▲초여름에 연안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오징어들.

좌측부터 호래기, 화살촉오징어, 갑오징어.


스피닝 장비로도 충분

요즘에는 선상낚시라고 하면 베이트 장비가 표준처럼 쓰이지만 예전에는 화살촉오징어를 낚을 때 베이트 장비를 전혀 쓰지 않았고 민낚싯대, 릴찌낚싯대, 루어낚싯대를 사용했다. 화살촉오징어의 공격성이 강해서 호래기처럼 예민한 입질을 보이지 않고 로드를 통해 입질을 느낄 정도로 강하게 입질하기 때문에 사실 장비의 예민성은 중요하지 않다.


민낚싯대라면 길이 5m 내외면 충분하고 낚싯대에 고추찌를 달아 호래기용 바늘에 민물새우를 미끼로 쓴다. 목줄에 케미컬라이트를 2~3개 달아서 목줄이 움직이는 형태로 입질을 파악한다. 가까운 연안으로 화살촉오징어가 들어오거나 선상낚시를 할 때 상층에 화살촉오징어가 떴다면 민장대가 효과적이다.


릴찌낚시는 5.3m 내외의 1호 감성돔낚싯대를 사용하며 채비는 민낚싯대와 같다. 고추찌대신 원투력이 좋은 1호 구멍찌나 1호 내외의 막대찌를 쓰는 것만 다르며 그 외에 목줄에 케미컬라이트를 달거나 호래기용 바늘을 쓰는것은 같다.


루어낚시는 볼락루어대에 호래기용 에기를 사용하며, 입질을 더 잘 받기 위해 가지바늘을 달아서 루어 하나에 민물새우 하나를 더 달아주기도 한다.

베이트 장비는 일반 루어낚시 장비를 베이트로드와 베이트릴로 바꾸어 줄 뿐 채비는 모두같다. 필자의 경우 화살촉오징어를 노릴 때는 베이트 장비를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화살촉오징어를 노리는 수심이 깊지 않아 베이트 장비의 효용이 떨어지고 수심카운터도 필요 없으며 반복된 캐스팅을 하거나 채비를 금방 오르내리는 데는 스피닝릴 장비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볼락이나 에깅 장비면 화살촉오징어 장비로 충분히 쓸 수 있으며 민물원투대나 소형 루어대, 쏘가리대도 사용할 수 있다. 화살촉오징어가 3마리씩 물어도 아주 작기 때문에 로드의 파워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화살촉오징어낚시에 즐겨 쓰는 스피닝 장비.

깊지 않은 곳을 노리기 때문에 간편한 스피닝 장비가 더 효과적이다.


필수 테크닉1

갈치어군 있다면 갈치낚시로 전환

화살촉오징어 조과는 화살촉오징어와 선장이 결정한다. 일단 포인트에 화살촉오징어가 존재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화살촉오징어는 바닥이나 연안 언저리에무리를 지으며 먹잇감 군락이 모이길 기다린다. 화살촉오징어도 무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먹잇감 한두 마리가 있다고 해서 먹이활동을 하지 않으며 많은 수의 화살촉오징어가 배를 채울 수 있을 정도의 멋이감 무리가 있어야 활동을 시작한다.


따라서 선장이 먹잇감이 출몰하는 자리를 잘알아야 화살촉오징어의 피딩을 만날 확률이 높다. 가끔은 화살촉오징어를 전혀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는 갈치어군이 낚싯배 주변에 있을 확률이 높다. 갈치는 화살촉오징어를 주요 먹이로 삼기 때문에 갈치가 설친다면 선장과 상의해 갈치낚시로 전환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만갈치는 화살촉오징어를 노리기 위해 달아둔 민물새우와 에기를 떼고 메탈지그나 갈치바늘로 교체하면 쉽게노릴 수 있으므로 이런 점도 염두에 두고 출조하는 것이 좋다.


▲집어등을 켜고 연안에서 화살촉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

초여름에는 연안 포구까지 화살촉오징어가 들어오기도 한다.


필수 테크닉2

입질 뜸할 땐 배 밑창이나 어두운 곳 노려야

화살촉오징어낚시가 아무리 쉽다지만 개체가 적으면 낚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개체가 적으면 추풍낙엽처럼 우르르 입질하던 화살촉오징어가 드문드문 입질을 시작하는데, 이때는 아무 곳이나 노리지 말고 화살촉오징어가 공격을 준비하는 곳을 노려야 한다.


대표적으로 화살촉오징어가 많은 곳은 배 밑이다. 배 밑에서도 배 밑창에 화살촉오징어가 몰려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3단채비를 이용해 낚싯배에 바짝 채비를 붙여서 거의 수면을 노리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입질이 없다고 해서 채비를 내리면 내릴수록 입질을 받을 확률이 떨어진다.


또 하나는 낚싯배의 집어등 불빛이 끝나는 지점이다. 집어등 불빛이 끝나는 지점은 어두워서 화살촉오징어가 몸을 숨기기 좋기 때문에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많은 양이 집어등 불빛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스피닝릴 장비를 이용해 집어등이 끝나는 지점을 넘겨 캐스팅하고 채비를 상층에서 천천히 끌어주는 식으로 운영하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노련한 낚시인들은 루어채비의 수심을 조절할 수 있게 던질찌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던질찌를 사용하면 채비를 수심 1~3m를 유지한 상태로 천천히 끌어줄 수 있어서 편리하다.


▲화살촉오징어낚시에 사용하는 소형 스테(프로그레 베이비스테).

한치낚시용으로 만든 것이지만 화살촉오징어도 잘 걸려든다.


필수 테크닉3

마릿수 비결은 다수확 다단채비

화살촉오징어가 마구 입질을 할 때가 있다.

이때는 선장이 허락하면 기본 3단채비 아래에 3단이나 5단 채비를 덧 달아주면 마릿수 조과를 올리기 더 좋다. 일부 낚싯배에서는 다른 낚시인들과의 채비 꼬임을 이유로 3단이 넘는채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련한 낚시인들이 많은 낚싯배에서는 재주껏 알아서 다단채비를 사용하라는 곳도 있다.


이런 낚싯배에서는 피딩을 만나면 최소 5~6단 채비를 쓰고 화살촉오징어가 물고 나오는 수준이라면 빨리빨리 채비를 넣고 빼기를 반복한다. 채비가 길면 올리는 속도가 늦어지고 화살촉오징어를 바늘에서 떼기 귀찮을 수있지만 길이 8ft 로드에 5단채비 정도면 금방 익숙하게 다룰 수 있으므로 다단 채비를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한다.


예전부터 어부들은 살오징어 조과를 올리기위해 수십 단의 다단채비를 조상기에 걸어 사용했는데, 바늘이 많아야 짧은 순간에 많은양의 화살촉오징어를 낚는 것은 사실이므로 피딩 땐 상황을 잘 봐서 사용하면 좋다. 화살촉오징어는 주로 내만에서 하기 때문에 조류가 강하게 흐를 일은 거의 없지만 만약 조류가 강하게 흐른다면 무거운 봉돌을 달지 말고 3단채비를 그대로 사용한다. 무거운 봉돌을달 경우 화살촉오징어가 상층에서 부상하며 입질을 하면 입질 파악이 어렵고 낚싯대 전체가 둔감하게 되어 오히려 조과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