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거제도 무늬오징어 에깅
MIDNIGHT BIGFIN SQUID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거제도 옥림의 해안산책로 아래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발앞에 전갱이가 매우 많았지만 무늬오징어는 입질하지 않았다.
지난 6월 27일, HDF 필드스탭 박상욱, 솔트루어린 회원 박정운, 대구낚시인 김재완 씨와 함께 여름 바캉스철을 맞아 거제도 일원에서 캠핑과 연안낚시를 즐기기로 계획하고 취재에 나섰다. 거제도 남부에는큰 규모의 방파제가 많아 여름의 뙤약볕을 피해 바캉스낚시를 즐길 곳이 여러 곳 있는데 우리는 거제 남부의 대포방파제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거제도로 향하기 위해 부산에 모였더니 예상보다 강한 바람이 불어 우리를 당황하게 했다. 준비한 텐트를 미리 점검하는데 펼친 텐트를 접기가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었지만 이정도 바람이라면 피할수 있는 방파제가 여러 곳 있다는 박상욱 씨의 말을 믿고 거제도로 출발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명당이란 명당은 죄다 텐트가 ‘알박기(?)’를 하고 있었고 근포와 거제 남부 일부 방파제에는 낚시는 가능하나 텐트를 치면 안 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지만 이대로 부산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우리는 혹시나 해서 준비한 무늬오징어낚시를 시작하기로 했다.

▲취재팀이 처음 찾아간 거제 옥림마을.
콧부리 우측에 해안산책로가 데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데크와
펜션이 만나는 지점에 테트라포드가 길게 깔려 있다. 낚시는 테트라포드 위에서 한다.

▲에기에 걸려 나온 잘피.
정식 명칭은 거머리말이며 무늬오징어는 잘피에 산란한다고 알려져 있다.

▲박상욱 씨가 와현 외도유람선선착장에서 무늬오징어를 히트한 에기.
야마시타 에기왕K 3.5호 슈퍼섈로우 퍼플
섀도우 490글로우.
“행님, 산란 무늬는 해롭습니다”
“에이~ 행님, 그건 좀 무린 거 같은데요. 사실 요즘에 연안에서 큰 무늬오징어 한 마리를 낚기가 얼마나 힘든데 그러십니까. 밤만 꼴딱 새고100% 꽝입니다.”
김재완 씨가 박상욱 씨에게 산란 무늬오징어낚시는 힘들다고 말했지만 박상욱 씨는 “어차피 한두 마리를 겨냥하고 하는 낚시니 밤을 새더라도 낚아보자”고 말했다. 이에 김재완 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행님, 산란 무늬는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는 말을 남기고 그가 타고 온1000cc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져버렸다.
사실 6월에 산란 무늬오징어를 연안에서 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거제도 현지인들도 3~4일씩 꼬박 출조해야 한두 마리를 볼 정도니 확률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극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자가 박상욱 씨와 여러 차례 취재를 다닌 결과 대상어만 있다면 어떻게든 한마리라도 낚아내는 그의 실력을 믿게 되어 그대로 취재를 진행했다.
밤 9시에 처음 찾아간 곳은 거제도 옥림. 작년 6월에 거제도 옥림으로 박상욱, 박정운 씨와 함께 취재를 왔다가 박정운 씨가 킬로급 무늬오징어를 낚은 곳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작년에 무늬오징어를 잡은 곳은 소노캄호텔로 향하는 산책로가 시작되는 갯바위며, 이번에 찾은 곳은 소노캄호텔 맞은편에 있는 해안 산책로다. 해안 산책로 아래로 테트라포드가 길게 형성되어 있는데 낚시는 그곳에서 했다.

▲박상욱 씨가 거제도 와현 외도유람선 선착장 내항을 노려 새벽 1시에 킬로급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만조에서 초썰물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입질을 했다.
옥림 연안엔 전갱이 무리가 바글바글
해안 산책로 테트라포드에는 이미 낚시인 5명이 에깅을 하고 있었는데 별 소득이 없어 보였다. 포인트로 내려가서 주변에 불을 비추니 연안에 많은 양의 전갱이가 몰려있는 것이 보였고 ‘잘하면 오늘은 쪽박 아니면 대박’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전갱이는 무늬오징어가 좋아하는 대표적인 베이트피시로 주변에 분명히 무늬오징어가 있을 확률이 높지만 무늬오징어가 전갱이 때문에 에기를 거들떠보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에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캐스팅을 시작했다.
장비는 에깅 전용대에 0.6호 합사, 2.5호 쇼크리더를 쓰고 3호 슈퍼섈로우 에기를 사용했다. 비거리를 조금 더 늘이려면 3.5호를 쓰는데 연안에 모여든 전갱이의 크기가 작아서 그에 맞춰 3호를 선택했다.
멀리 캐스팅 후 에기를 15초 정도 가라앉혀 액션을 시작했다. 슈퍼섈로우 에기가 1m 가라앉는데 7~8초 걸리므로 2m 정도 가라앉히고 액션을 시작한 셈이다. 보통 무늬오징어 산란터가 되는 곳은 바닥에 해초가 자라있기 때문에 너무 오래 에기를 가라앉히면 해초에 걸려서 다시 캐스팅해야 하므로 미리 걸리지 않게 조금 일찍 액션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박상욱 씨와 박정운 씨 그리고 나는 장장 3시간을 넘게 캐스팅과 액션을 반복했지만 입질이 전혀 없었고 주변 낚시인들도 입질을 받지 못했다.

▲연안으로 끌고와 가프를 대니 먹물을 쏘며 저항하는 무늬오징어.

▲무늬오징어를 올리는 데 성공한 박상욱 씨.
뛰어난 캐스팅 능력과 포인트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으로 어려운 연안낚시에서도 높은 확률로 대상어를 낚아내는 실력자다.
생미끼 VS 에기, 승자는?
다음엔 거제외도선착장이 있는 와현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방파제로 자리를 옮겼다. 자정이 넘었지만 해수욕장에는 여름밤을 즐기는 피서객이 있었고 우리가 가고자 한 방파제에는 생미끼로 무늬오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도 2명 있었다. 그 때문에 방파제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낚시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어쩌다보니 생미끼 VS 에기 구도로 경쟁 아닌 경쟁을 하게 되었다.
자정을 넘은 시각에 들물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조류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생미끼를 쓰는 낚시인이나 우리나 갑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생미끼의 경우 조류가 흘러서 채비가 여러 곳을 탐색해야 조과가 좋은데, 조류가 흐르지 않다보니 채비가 한 곳에만 머물러 입질을 받기 어려웠다. 에기 역시 가벼운 에기를 사용해 어느 정도 채비가 흘러줘야 좀 더 넓은 곳을 탐색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박상욱 씨는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에기를 캐스팅하고 감기를 반복했다. 새벽 1시 초썰물이 시작될 시각. 박상욱 씨는 “슬슬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니까 한 마리 물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더니 그 말이 끝나고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무늬오징어의 입질을 받았다. 초썰물이 시작한 이후로는 조류가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는데, 거짓말처럼 입질이 들어온 것이다. 올린 녀석은 1kg급 암컷 무늬오징어. 히트 컬러는 야마시타의 에기왕K 3.5호 슈퍼섈로우였다. 그런데 가프로 찍어서 무늬오징어를 바닥에 놓는 순간 무늬오징어는 붙잡고 있던 에기를 놓았다. 무늬오징어를 올리기 전에 에기를 놓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거제도 와현에 있는 외도유람선선착장.
내항 멀리 잘피밭이 형성되어 있어 무늬오징어가 산란을 위해 들어오는 포인트다.
최대한 멀리 에기를 캐스팅해서 잘피 주변을 노리는 것이 핵심 공략법이다.
태풍이 오기 전까지 출조 박차
반갑게 무늬오징어를 만났지만 고통은 그 뒤에 시작되었다. 한 마리가 낚였으니 또 다른 무늬오징어가 들어올 수 있는 기대감에 부풀었고 박정운 씨와 나는 에기의 컬러를 계속 바꾸며 던지고 감기를 계속했다.
시간은 흘러 새벽 4시를 넘어갔고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한 채 어스름한 새벽을 맞아야 했다. 새벽에는 수온이 내려갔는지 해무가 피어올랐고 그것을 본 우리는 미련 없이 포인트를 떠날 수 있었다.
박상욱 씨는 “올해는 남해 전체가 수온이 천천히 오르고 예년처럼 6월에 호황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해에는 7월 중순에 대박이 터질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낱마리 조과라도 출조를 꾸준히 한다면 시즌 후반에 의외로 좋은 조과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7월이 되면 거제도 동부와 남부 전역으로 무늬오징어가 붙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높은 확률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다가 태풍이 밀려와 연안의 해초가 소실되면 산란 시즌이 자동으로 마무리가 되며 그때는 수심 10m 내외의 깊은 수심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이기 시작한다.
내비 주소 일운면 옥림리 325-1(옥림), 일운면 와현리 619-12(와현 외도선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