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갈수기 붕어낚시 솔루션]
4_오름수위 대처법
댐은 유입량,
배수량 비슷할 때가
최고 찬스
이영규 기자
오랜 갈수기가 끝나 장맛비가 내리면 흔히 말하는 오름
수위 특수를 맞는다. 여름 내 외부에 노출됐던 땅에 물이 차오르면 고수온과 먹이 부족에 허덕이던 붕어들이
미친 듯 연안으로 몰려든다. 다가올 오름수위 찬스에
대비하는 요령을 소개한다.
붕어낚시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오름수위 대박. 살림망이 꽉 찰 정도로 많은 붕어를 낚고, 지렁이를 대충 꿰어 던져도 찌를 쑥쑥 올린다는 무용담은 사실 누구나 만날 수 있는 흔한 기회가 아니다. 기상청 예보를 청취해 언제 폭우가 올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까지는 쉽지만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시간에, 그곳에서 대편성을 마치고 있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 여유가 많은 낚시인이야 며칠씩 장박하며 ‘때’를 맞출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낚시인들에겐 그림의 떡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 없이 무작정 출조하기보다는 나름의 계획을 세워 준비한다면 분명 대박을 만날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오름수위 찬스를 성공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폭우 멈춘 뒤 출발하면 이미 늦다
아무리 오름수위라 해도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 출조하면 낚시가 힘든 게 사실이다. 비를 맞으면 대편성도 힘들고 몸이 먼저 지친다. 그러다보니 많은 낚시인들이 폭우가 멈춘 후 출조하곤 하는데 결코 좋은 타이밍은 아니다. 다소 힘들더라도 최소한 비가 오는 중반 타이밍에 들어가야 새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3일간 폭우 예보가 내렸다면 이틀째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첫날은 유입량이 적어 본격적인 피크를 맞을 수 없고 폭우가 그친 마지막 날에는 이미 저수지가 만수가 됐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3일 중 둘째 날 점심 무렵 들어가 대편성을 마치고 다음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피크를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
폭우가 그친 후 이틀 정도 지나 만수가 되면 갈겨니, 버들치, 살치 같은 잡어 성화도 부쩍 심해진다. 이 잡어들이 설치면 오름수위 특수는 마감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만수위의 홍성 행정지 도로변 포인트(2019년 8월).
오름수위가 멈추면 붕어 입질도 주춤해진다.
강수량 기준해 소류지, 중형지 중 결정
비의 양에 따라 소류지로 갈 것인지 중형지 이상의 낚시터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단 갈수 뒤 중대형지에서 오름수위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1일 50mm 정도의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1일 10~30mm의 적은 양만 내린다면 소류지로 방향을 돌리는 게 낫다.
소류지는 이 정도 비만 내려도 금방 수위가 오르고 물색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1일 50mm 이상 비 예보가 잡힌 상황에서 소류지를 찾게 되면 너무 빨리 차오른 수위 때문에 낚시 자리가 일찍 잠기는 단점이 있다. 흙탕물이 발생하는 속도도 매우 빨라서 그만큼 입질 확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체로 1일 20~30mm의 비가 온다면 5천평 이내의 소류지, 50~70mm의 폭우가 내린다면 3만평 이상의 중대형지, 100mm 이상의 폭우가 온다면 대형 댐을 출조지를 잡는 게 좋다.
댐 연안낚시는 1일 1m 이하 수위 상승이 최고
수면이 넓고 새물이 유입 되는 곳이 많은 댐은 수위가 빠른 속도로 오른다. 보통 댐은 100mm 이상의 큰비가 와야 호황을 보인다고 말하지만 호황을 제대로 맛보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그중 최고의 조건은 유입량과 방류량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져 수위가 서서히 오르는 상황이다. 그래야만 입질 시간도 길고 한 자리에서 오래 낚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연안낚시의 경우 1일 1m 이하로 수위가 오르는게 좋으며 수시로 포인트를 옮길 수 있는 보트낚시는 그 이상 높이로 수위가 올라도 대응이 가능하다.
▲오름수위 낚시 때 위력적인 지렁이 미끼.
수상좌대보다는 연안에서 승부 걸어라
오름수위 특수는 연안뿐 아니라 수상좌대에서도 맞을 수 있다. 수상좌대는 수위가 오르면 그만큼 떠오르기 때문에 연안낚시 때처럼 뒤로 물러서며 낚시하는 불편함이 없어 편리하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도 함께 갖고 있다. 곳곳에서 떠내려 온 각종 부유물들이 수상좌대를 둘러싸면서 낚시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댐의 경우 부유물 중에는 통나무와 냉장고 같은 크고 무거운 것들도 자주 섞이기 때문에 방심하면 낚싯대가 부러지는 ‘사고’도 종종 겪는다.
낮에는 지렁이, 밤에는 지렁이+떡밥
오름수위 최고의 미끼는 역시 지렁이다. 새물 냄새를 맡고 올라붙는 붕어는 먹성이 좋고 동물성 미끼에 강하게 끌린다. 실제로 오름수위 때 육초 사이에 살던 작은 벌레나 유충들은 붕어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육초대 사이로 미끼를 던져 넣는 특성상 잘 부서져 육초 사이로 흩어지는 떡밥은 어울리지 않는다.
단, 바닥이 비교적 깔끔한 상황이라면 짝밥 미끼도 잘 먹힐때가 있다. 특이하게 이런 경우는 지렁이만 꿰면 입질이 없기 때문에 떡밥은 꼭 챙겨볼 필요가 있다.
▲2019년 8월 무렵 홍성 행정지에서 월척 붕어를 올린 낚시인들.
오름수위 중반에 들어가 재미를 봤다.
지렁이 미끼 활용술
굵은 걸 사서 골라 쓰는 게 좋다
최근 낚시점에는 굵은 지렁이와 가는 지렁이를 구별해 파는 집들이 부쩍 늘었다. 낚시인 취향에 맞춰 선택하라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취향대로 골라 쓰면 되지만 오름수위 때는 굵은 지렁이를 추천한다. 지렁이가 커야 물속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부피로 인한 시각적 유인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가는 지렁이는 여러 마리를 꿰어야 돼 귀찮고 확실히 일찍 죽는다. 가는 지렁이 중에서 굵은 지렁이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굵은 지렁이 중에서 가는 지렁이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아니므로 다양한 현장 상황에 맞춰 쓰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