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기계5짜’의 설움을 씻어준

영천 관방지 50cm 붕어



지상열 유튜버 지감독의 낚시세상


▲영천 관방지에서 낚은 50cm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는 필자.


“감독님, 5짜 잡으러 가실래요?” 이스케이프 이정균 회장님으로부터 급보가 왔다. “어딥니까?”하고 묻자 “우리 회원들이 몇 명 가 있는데 가끔 5짜가 비친다네요”하고 답했다. 설렜다. 그곳은 경북 영천시 청통면 송천리에 있는 1만2천평 수면적의 준계곡지 관방지였다. 5월 11일 수요일. 나의 향붕어연구소(여기서 유튜브 촬영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가 있는 용인 지곡낚시터를 찾아 출조 준비를 하는데 초보탈출(지감독의 낚시세상 유튜브 프로젝트 이름이다) 1기 제자 오태영 씨도 따라 나선다고 한다.


다음날 일찍 가려고 했는데 잠이 제대로 올 리 만무했다. 차 내비를 켜고 저녁에 출발했다. 차 안에서 5짜 붕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나는 실은 5짜 붕어를 두 마리나 낚은 사람이다. 계측판이 45cm밖에 안 돼 실측 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릴낚시로 낚았다. 아는 동생 중 하나는 ‘그건 기계로 잡은 5짜야’하며 인정을 안 해주었다. 매우 서운했다. 붕어 전문 릴낚시(일명 시까끼)는 바닥을 꼼꼼히 체크하고 수학 함수 공부하듯 캐스팅 각도를 재서 외바늘로 승부를 거는 전문 기술이 필요한 낚시인데. 네가 뭘 알겠냐! 이번에야말로 뭔가를 보여주리라 십수 년 전 기억까지 소환하며 각오를 새로 다질 때쯤 낚시터에 도착했다.


▲계측자에 오른 영천 관방지 50cm 붕어.

50cm 계측자를 꽉 채웠다.


5일간 말뚝, 서울에서 일 보고 다시 재도전

동생 진석이의 불빛 안내를 보며 제방 쪽으로 갔다. 마음은 급한데 자리가 없단다. 장세문 사장이 어젯밤 2시 반쯤 찌가 그림같이 올라와 챘는데 합사 목줄이 터졌다는 무용담을 듣는 사이 제방 우측 하류 쪽 낚시인 한 분이 철수하는 게 보였다. 얼른 달려가 자리를 잡고 대좌대와 카메라 삼각대를 설치했다.

나는 22년 전 ‛(주)낚시방송’을 설립했지만 IMF 여파를 피하지못해 접어야 했고 낚시방송의 꿈을 지금은 유투브로 그려내고있다.


대좌대를 옆으로 놓고 물가부터 안쪽으로 대편성을 했다. 1m수심부터 4m 수심까지 경사면에 순차적으로 대를 깔았다. 녀석들이 어느 수심대에서 나올지 몰라 탐색을 해보자는 의도였다. 상류 쪽에 앉은 현지 고수 서영철 씨에게 관방지에 대한 얘기와 미끼 활용 등 조언도 들었다. 관방지는 5짜 붕어가 수십마리 낚였고 옥수수보다는 글루텐이 입질이 빠르다고 한다.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고 새벽부터 아침 10시까지 노리라고 하신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찌는 그대로였다. 그렇게 5일이 지났다. 서울에 볼일이 있어 후배에게 좌대를 봐달라고하고 올라갔다가 당일 내려와 심기일전한 날짜는 5월 18일. 5짜를 꼭 잡고 말리라. 다음날 새벽 3시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비스듬하게 편성한 낚싯대를 정면 수심 깊은 곳으로 5.2칸, 5칸, 4.8칸 이렇게 장대 위주로 9대를 폈는데 앞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좀 딱딱하게 달아 9대를 새로던져 넣어 놓았다.


바람이 심해 텐트로 들어갔지만 잠이 오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을 보고 있는데 언뜻 밖이 궁금해졌다. 5짜는 하늘이 내린다 했던가? 텐트 문을 여는 순간 거짓말처럼 가운데 5.2칸 대 찌가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영천 관방지 50cm 붕어 영상 캡처 사진.

5.2칸 대 찌가 오른쪽으로 박힌 채 쿡쿡 처박고 있다.


나도 이제 진정한 5짜 붕어조사다!

나는 유투버다. 이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순간 카메라를 꺼내 텐트 뒤로 뛰쳐나갔다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고 말았다. 일어나 풀샷 카메라를삼각대에 설치해서 영상이 도는 것을 확인하고 대좌대로 뛰어올랐다. 이미 찌는 낚싯대 세 대를 지나 서로 엉켜 있었다. 그런대 가운데 5.2칸 대 찌는 오른쪽으로 박힌 채로 쿡쿡 거리는것이 아닌가. 아직 달려있구나! 슬그머니 들었다. 마름에 감겨있는 놈을 빼야 했다. 다행히 줄이 엉키지는 않았다. 순간 놈이 움직였다. 윙윙윙… 대물이다. 대를 세우고 항복을 받아내는 데 수분이 걸렸다.


뜰채에 들어간 놈은 한손으로 들어올리기조차 무거운 놈이었다. 분명 잉어는 아니었는데 하면서 혹시 하고 뜰채를 올리는 순간 5짜였다. 전율이 돋았다. 선반에 올라온 붕어가 50cm계측자를 꽉 채우고 있었다. ‘와. 이젠 대로 잡은 진정한 5짜조사다!’ 마음속으로 크게 100번쯤은 외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