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지귀도부터 본섬 속골까지
제주도 넙치농어 어택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김동진 씨의 농어 루어낚시용 스피닝릴.
테일워크가 새로 출시한 스피키 3000HGX다.

▲제주 넙치농어 취재를 함께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바다루어
클럽 최훈식 회원, 테일워크 필드스탭 김동진 씨. 울산레저마트
배광호 과장.

▲“드디어 넙치농어를 만났습니다.”
서귀포 속골에서 낚은
넙치농어를 들고 기뻐하는 배광호(울진레저마트 과장)
씨와 조과를 축하해주는 최훈식 씨.
지난 4월 15일부터 4월 1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넙치농어 취재에 나섰다. 동행한 낚시인은 테일워크 필드스탭 김동진 씨,
바다루어클럽 최훈식 회원, 울산레저마트 배광호 과장으로 모두 넙치농어 마니아로 통하는 낚시인들이다.
주말을 이용해 제주도 원정을 계획했지만 시작부터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제주도 관광객이 급증해 비행기, 숙박, 렌트카 비용이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1인 왕복 15만원, 렌트카는 9인 승합 기준 하루 20만원(낚시용이라 비싸다)에 숙박비도 10만원 이상으로 불과 한 달 사이에 비용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고 약속된 날짜에 지체 없이 취재를 진행했다.

▲위미항 내에 있는 선착장.
이곳에서 지귀도로 출항하는 삼양호(1호와 2호가 있다)에 승선한다.

▲삼양2호를 타고 지귀도로 출발.

▲지귀도.
벵에돔이 유명해 찌낚시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 넙치농어, 무늬오징어도 잘 낚인다.

▲지귀도에서 바라본 일몰.
학수고대한 지귀도 출조
15일 오전 7시에 제주 공항에 도착. 렌터카에 올라 곧바로 제주도 동남쪽의 표선 일대로 달렸지만 기대했던 파도가 생기지 않아 포인트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취재는 지귀도 1박2일이 메인이었기에 표선에서의 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오후 5시가 되어 지귀도로 출항하는 삼양호가 정박해 있는 서귀포 위미항으로 이동했다. 지귀도는 텐트 설치와 취사가 금지되어 있어서 낚시장비와 간단한 먹거리만 챙겨 배에 올랐다. 오후에 벵에돔낚시인들의 철수에 맞춰 우리는 지귀도로 출발했고 시커먼 바닷물이 일렁이는 갯바위에 내릴 수 있었다.
지귀도는 한때 비박낚시에 넙치농어와 무늬오징어가 쏟아진다는 소문이 돌던 낚시터다.
2010년경부터 제주의 현지 낚시인들이 지귀도로 들어가 3~5월에 넙치농어를 낚아냈고 같은 자리에서 무늬오징어를 많은 수 낚아내 크게 화제가 되었다. 취재팀 역시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정도를 기대하며 하선, 등대주변에 내려서 포인트를 찾아 나섰다.
취재팀은 지귀도 전체를 빙빙 돌며 한 곳도 남김없이 포인트를 공략하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곧 난관에 부딪혔다. 썰물에 드러나는 갯바위가 험해도 너무 험했기 때문이다. 대마도 서쪽 연안을 모두 워킹으로 섭렵한 김동진 씨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험로가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웨이더를 입고 덧장화를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발바닥이 아프고 무릎이 쑤셨다. 체육대학을 졸업한 최훈식 씨는 “평생 이렇게 힘든 코스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험로를 오르내리니 땀이 비오듯 쏟아졌고 남쪽과 서쪽만 돌았음에도 빠르게 체력이 바닥났다. 출조 전 ‘지귀도는 동쪽이나 남쪽 한 곳만 공략하면 된다’는 조언을 지인으로부터 들었지만 체력에 자신이 있었던 취재팀은 그 말을 무시하고 섬을 빙빙 돈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자정이 되자 모두 지쳐서 녹다운이 되고말았고 35cm급 볼락 두 마리와 한 번의 바늘털이를 끝으로 다음날 아침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드론으로 촬영한 지귀도. 등대 주변과
사진 맨좌측의 콧부리와 여 주변을 주로
공략했다.

▲파도가 치는 지귀도 남쪽 갯바위를 노리고 있는 김동진 씨.

▲지귀도에서 촬영한 서귀포 야경.
좌측에 멀리 보이는 섬이 문섬이다.

▲속골에서 75cm 넙치농어를 낚은 김동진 씨.
난데없이 나타난 자리돔잡이 배
오전에는 넙치농어 확률이 높은 등대 아래만 공략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지만 아침에는 자리돔잡이 배가 지귀도 동쪽 전체를 둘러싸고 조업을 시작했다. 동이 트기도 전에 갯바위로 나와서 사방에 자리돔 그물을 까는 탓에 오전에는 다시 갯바위가 험한 남쪽을 공략해야 했고 지치다 못해 화가 난 최훈식 씨는 “다시는 지귀도에 오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취재팀이 지귀도 출조에 너무 자만했던 것은 사실이다. 주말에만 출조가 가능한 직장인들이라 물때를 못 맞춘 것도 큰 패인이었다. 지귀도는 13물 전후로 조류가 약할 때 좋은 곳인데, 우리가 출조한 날은 사리물때로 심지어 밤에 보름달이 뜨는 대사리였던 것. 그래서 계속해서 밀려오는 거대한 너울로 인해 남쪽 간출여를 제대로 공략할 수 없었고 포인트를 찾다가 시간만 허비한 것이 실수였다.
만약 다시 지귀도로 출조한다면 차분하게 등대 주변부터 공략하다가 간조 전후에만 잠시 남쪽 간출여를 공략한다면 힘들이지 않고 낚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지귀도에서는 아쉽게 철수를 하고 오전에는 잠을 잔 후 해가 지기 전에 마지막 본섬 포인트 공략에 나섰다.

▲속골에서 낚은 넙치농어를 줄자에 놓고 인증샷을 촬영하는 김동진 씨.

▲지귀도 일출.

▲배광호 과장이 낚은 35cm 볼락.

▲지귀도 남쪽 야경.
얕은 해안이 넓게 퍼져 있으며 항상 큰 파도가 밀려와 거친 여밭을 형성하고 있다.
만조물때, 속골에서 75cm 히트!
해가 질 무렵이 만조라 만조물때에 넙치농어 확률이 높은 서귀포시 서홍동의 속골로 향했다. 이곳은 연안 전체가 몽돌로 이뤄진 해변으로 수심이 얕기 때문에 만조 전후에만 낚시가 가능하고 파도가 치지 않아도 큰 씨알의 넙치농어와 일반 농어가 들어오기 때문에 남풍이 다소 약하게 부는 4~6월에도 노리기 좋은 곳이다.
속골에서 몽돌해변으로 진입. 법환포구 방향으로 걸어가며 낚시를 시작했다. 미노우는 100mm 플로팅 펜슬베이트를 주력으로 썼으며 컬러는 정어리색과 흰색을 사용했다. 오후 9시. 좀처럼 입질이 없다가 김동진 씨가 한마리를 걸었다가 터트렸고 그 자리에서 다시 넙치농어를 히트했다. 밀려오는 파도와 맞서며 끌어낸 녀석은 75cm 넙치농어.
기대했던 크기는 아니었지만 산란에 임박해서인지 수컷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높은 체구를 자랑했다. 곧이어 배광호 씨와 최훈식 씨도 입질을 받았지만 썰물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 얕은 곳에서 입질을 받다보니 모두 바늘털이를 당하고 말았다.

▲김동진 씨가 속골에서 넙치농어를 랜딩하는 순간.

▲파도가 치는 몽돌밭에서 무사히 그립으로 넙치농어를 집었다.

▲95mm 플로팅 미노우를 물고나온 넙치농어.
히트 루어는 루어테크의 고블린.

▲“수고하셨습니다.”
지귀도에서 철수 후 해장국집에서 모닝 막걸리를 마시는 취재팀.
어마어마한 양의 베이트피시들
남은 시간이 많이 없어 썰물을 노리고 서귀포강정에 있는 선녀코지로 달렸다. 이곳은 썰물에 갯바위가 어느 정도 드러나야 낚시할 자리가 나타나고 넙치농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포인트에 도착한 후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그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던 어마어마한 양의 베이트피시가 선녀코지 주변에 있었고 미노우를 던지는 족족 베이트피시가 튀는 것이 목격되었다.
‘이곳에선 백퍼센트 확률로 넙치농어가 낚인다’는 확신이 들었고 수차례 캐스팅 끝에 배광호 씨가 70cm 넙치농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사실 그 외에도 입질을 무수히 받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끊임없이 바늘털이를 당했고 최훈식 씨는 같은 자리에서 바늘털이를 3번이나 당하는 아쉬운 상황을 겪었다.
바다 여건은 기가 막히게 좋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랜딩에 성공하는 녀석이 적었다. 아무래도 베이트피시가 너무 많은 상황이라 그런지 오히려 입질에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베이트피시를 따라 한치나 무늬오징어가 더 많이 붙었을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이번 넙치농어 취재에서는 70, 75cm 넙치농어 두 마리를 확인했다.
바늘털이를 당한 것이 너무 많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4월 중순에도 아주 확률 높게 넙치농어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었다. 제주도 현지 낚시인들은 5월과 6월에도 넙치농어 시즌을 이어나가며 잿방어, 부시리, 무늬오징어 등이 들어오면 그에 맞춰 장르를 전환하기 때문에 5월 중순 이후로 제주도 출조 계획이 있다면 단일 어종을 노리는 것보단 다양한 연안낚시를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해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취재협조 유니맥에이테크코리아 www.unimac.co.kr, 울산레저마트, 바다루어클럽, 위미항어촌계(삼영호) 010-7167-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