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_여름 바다에 한치가 돌아왔다]
오모리그 심층분석
잘 쓰면 약, 만병통치제로는
생각해볼 문제
박범수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
오모리그의 인기가 거세다. 작년부터 조금씩 유행에 불이 붙더니 올해는 시즌도 열리기 전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오모리그란 봉돌을 뜻하는 일본어 오모리(おもり)+채비를 뜻하는 영어리그(rig)가 합해진 말이다. 처음에는 일본에서도 오모리리그로 불렀으나 요즘은 부르기 쉽게 오모리그로 축약해 부르는 추세다(관련 제품에도 오모리그란 표기가 일반화되고 있다).
오모리그 어떤 채비보다 탐색 범위가 넓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보통 다단채비의 경우 맨 아래에 이카메탈을 달고 기둥줄에 에기나 스테를 달아 특정 수심에 고정시켜 사용할 때가 많다. 반면 오모리그는 늘 낚싯대를 손에 잡고 있고 캐스팅과 액션 주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입질 확률이 높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약간 다르다. 이카메탈채비(다단채비)라도 낚시만 집중해서 잘 한다면 오모리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유는 대다수 낚시인이 오모리그의 장점으로 꼽는 예민한 입질 감지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오모리그 전용 에기에 히트된 한치.
에기는 쯔리켄사의 마루 드레곤 2.5호다.
입질 패턴 감지 능력은 이카메탈 채비가 두 수 위
흔히 오모리그와 이카메탈채비를 비교할 때 늘 낚싯대를 손에 쥐고 있는 점을 오모리그의 장점으로 언급한다. 그러나 사실 이것 자체가 ‘공평하지 않은’ 전제 조건이다. 굳이 비교하려면 둘 다 손에 쥐고 열심히 낚시하는 상태라야 한다.
예민한 입질 캐치 여부도 냉철히 고려해봐야 한다. 한치 입질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당기는 입질, 흔드는 입질, 위로 솟구치는 입질이다. 그런데 오모리그는 구조상 에기가 긴 목줄에 연결돼 있는 특성상 살짝 흔드는 입질과 위로 솟구치는 입질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위로 솟구치는 경우는 봉돌을 들었을 때 자주 나타난다). 대부분은 바늘에 완전하게 걸려 끌고 갈 때의 입질이 세게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이카메탈채비는 언급한 세 입질을 모두 캐치할 수 있다. 문제는 두 채비를 모두 병행할 경우 이카메탈채비는 받침대에 거치해 그냥 처박아 놓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예민한 입질 파악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는 웬만해선 오모리그를 쓰지 않고 기둥줄에 에기가 바로 고정되는 이카메탈채비를 선호한다. 낚싯대를 늘 손에 쥐고 낚시하며, 늘 한 벌만 세팅해 낚시하고 있다. 그래야 몰입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경 쓰는 부분은 이카메탈의 무게다. 이카메탈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감도가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낚시인의 채비와 엉키지 않을 정도의 범위 내에서 이카메탈(또는 봉돌)을 최대한 가볍게 쓰고 있다.
다시 말해 오모리그는 에기를 하나만 달고, 주로 끌고 가는 입질만 나타난다. 반면 이카메탈 채비는 세 유형의 입질이 모두 잘 나타나고 색상과 디자인이 다른 2개 내지 3개의 스테나 에기로 다양한 어필력을 연출한다. 과연 어떤 채비에 한치가 더 관심을 갖겠는가.
한치가 원줄 당길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가끔 오모리그로 좋은 조과를 거뒀다는 낚시인의 얘기 중에는 “이카메탈 채비에는 없던 입질이 오모리그에는 확실히 나타났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서 이카메탈 채비에 세팅한 스테나 에기를 꺼내보면 한치가 물어뜯은 자국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즉 한치가 루어를 덮쳤음에도 알지 못했거나 오모리그에만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예민한 입질 파악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오모리그의 장점을 폄하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모리그 전용 에기를 수입해 판매하는 입장이므로 굳이 이런 얘기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치가 원줄을 당겨줄 때만 기다리는’ 오모리그에만 의지하지 말고 어필력이 몇 배로 뛰어난 이카메탈채비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보라는 얘기다. 전제 조건은 이카메탈채비도 오모리그처럼 늘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