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어]
통영 비진도에서 날바리 출현
주우영 씨 감성돔낚시 중 낚아,
낚시로 낚은 실물 어체 공개는 처음
이영규 기자

▲통영 비진도에서 낚인 날바리. 벵에돔과 자바리를 섞어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부산 부경대에 실물 표본이
보관돼 있지만 낚시로 올린 실물 어체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영 비진도에서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귀어 날바리가 낚였다. 통영 낚시인 주우영 씨가 감성돔낚시 도중 낚은 것으로 살아있는 실물 어체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우영 씨가 낚은 날바리는 두 마리로, 12월 22일에는 비진도 상투바위에서 21cm급, 12월 28일에는 비진도 물센치안통에서 25cm급을 낚았다.
날바리는 농어목 바리과에 속하는 고기로 서태평양, 일본 남부, 타이완, 홍콩, 오스트레일리아 동부와 서부 등지에 주로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동해남부 포항에서 1952년도에 채집됐다는 기록이 한국어도보(1977. 정문기 저)에 기재돼 있다. 아울러 부산 부경대에도 날바리 표본 1마리가 보관돼 있다. 그러나 살아있는 실물 사진은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보기힘든 어종이다.
전체적으로 자흑색인 날바리는 특별난 무늬는 없으며 지느러미들은 검은색을 띤다. 언뜻 보면 생김새는 벵에돔, 몸빛은 자바리를 닮았다.

▲지난 12월 22일, 주우영 씨가 비진도 상투바위에서 올린 21cm급 날바리.
명정구 박사, 한국어류학회에 보고 예정
지난 12월 22일, 주우영 씨로부터 제보를 받은 편집부는 명정구 박사에게 어종 분석을 요청했고 희귀어종인 날바리로 판명받았다. 날바리는 살아있는 상태로 수족관에 보관되다가 지난 1월 초 울진에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로 보내졌다. 이곳에서 형태적 특징과 유전자 분석 과정을 거친 후 부경대에 보관 중인 표본과 함께 한국어류학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학회 보고 후에는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으로 보내져 우리나라 생명자원 표본으로 보존될 예정이다. 다음은 날바리를 낚은 주인공 주우영 씨의 조행기다.
[조행기]
"내가 낚은 날바리, 학계 기록으로
보존된다니 자랑스러워"
주우영 토네이도 필드마스터

▲12월 28일 비진도 물센치안통에서 25cm 날바리를 올린 필자. 22일에 이어 6일만에 또 다시 희귀어 날바리를 낚는 행운을 맞았다.
지난 12월 22일, 감성돔낚시를 하기위해 비진도를 찾았다. 비진도에서는 최근 연이어 대물감성돔이 얼굴을 보여 주었고 며칠 전 같은 포인트에서 4번의 아쉬운 터트림 끝에 52cm를 낚았기에 이번 출조도 기대가 컸다.
거제도 가자피싱랜드 이창욱 선장님의 조언으로 찾은 곳은 상투바위 포인트. 수심깊고 조류 소통이 아주 좋은 곳이라 연중 대물 감성돔이 출현하는 곳이다.
갯바위에 도착해 채비를 마쳤을 때 즈음 여명이 밝아왔다. 오늘 사용 장비는 1.25호대 5m 릴대에 릴은 3000번, 원줄은 토네이도 수전불패 세미플로팅 3호,목줄은 최근 낚이는 대물에 대비해 토네이도FC 3호였다. 바늘은 긴꼬리벵에돔바늘 9호. 미끼는 옥수수를 사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잡어의 반응이 이어졌다. 전갱이들이 상층에서 미끼를 따먹는 상황. 가까운 곳은 잡어 성화가 심해 40m가량 채비를 던져 16m 수심을 공략했다.

▲필자가 날바리를 낚을 때 사용했던
토네이도 3호 목줄.

▲필자가 두 번째 날바리를 올린 비진도 물센치안통 포인트.
12월 22일에 21cm, 28일에 28cm 포획
9시가 넘어선 시간, 미세한 어신이 들어와 견제동작을 취하니 슬그머니 구멍찌가 빨려들었다. 챔질과 동시에 감성돔 입질은 아니란 걸 직감했다. 서서히 발 앞으로 끌려온 대상어가 갑자기 발 앞에서 발밑으로 파고들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어체가 크기로 보나 색상으로 보나 벵에돔이다. 30cm가 채 못 되는 녀석이라 그대로 들어올렸다.
그런데 올리고 나서 보니 벵에돔은 분명히 아니었다. 검은 몸체에 파란 눈, 입은 볼락처럼 생겼다. 처음 구경하는 고기이다보니 손으로 잡는 것도 꺼려졌다.
살림통에 살려둔 뒤 이창욱 선장님에게 사진을 보내자 신기한 물고기라면서 일단 살려와 보라고 하신다. 계측해보니 21cm 정도. 능성어, 돌돔, 볼락, 벵에돔을 섞어 놓은 것처럼 신기하게 생긴 녀석이었다. 그 이후 잡어들에게 시달리다 겨우 감성돔을 한 마리 걸었지만 우측 수중여로 파고드는 바람에 3호 목줄이 맥없이 날아가 버렸다.
철수 직후 낚시춘추 이영규 기자에게 사진을 전송하자 희귀어 중에 희귀어인 날바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내에서는 거의 보기 드문 어종인 만큼 학계에 보고해 영구보존하자는 제안대로 냉동상태로 잘 포장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로 보냈다(12월 28일에는 비진도 물센치안통에서 25cm급 날바리 한 마리를 더포획했다).
날바리 포획자로 내 이름이 한국어류학계에 남게 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신기했다. 이 모든 게 수온상승의 영향일 것이다. 남해동부 바다도 정말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