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김포 검단수로
수도권 얼음낚시 안방터 부활쇼
이영규 기자

▲한 마리 추가요~” 검단수로 북쪽 부들밭에 앉은 동일레저 박동우 대표가 오전 9시경 8치급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수도권 얼음낚시 안방터로 불리는 김포 검단수로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0~2021 겨울 시즌에 사상 최악의 불황을 보인 탓에 과연 재기가 가능할까 우려했으나 걱정은 기우였다. 지난 12월 30 일경부터 얼음을 타기 시작해 초반부터 양호한 조황이 펼쳐졌다. 1월 첫째 주 현재 폭발적인 조황은 아니지만 1인당 하루 평균 3~5마리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검단수로 북쪽 부들밭을 공략 중인 낚시인들. 물낚시 때는 연안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부들밭이 밀집해 마릿수 조과가 뛰어난 곳이다.

▲취재일 올린 씨알 굵은 붕어를
보여주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한상일, 이성혁 씨.
지난 1월 2일 나와 함께 동행취재에 나선 동일레저 박동우대표는 31, 32cm 포함 9마리, 허영천 대표는 36cm 포함 8마리의 조과를 올렸다. 올해 검단수로 얼음낚시 조황 중 최고의(?) 성적이었다.
1인당 월척 1마리 꼴을 좋은 조과라고 표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단 검단수로가 예전처럼 만만한 얼음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어느 정도 마릿수가 받쳐주었지만 배스 유입 후 터 센 낚시터가 됐다. 흔히 말하는 한방터까지는 아니지만 잔챙이가 줄고, 잘아도 8~9치가 주종을 이루면서 그만큼 입질 확률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는 전국적으로 초빙낚시 조황이 부진했던 점도 역으로 검단수로가 돋보인 요인이었다.
연말이 가기 전에 결빙이 됐고, 눈도 내리지 않아 빙질이 깨끗해 대박을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반대였다.
결빙이 빠른 충북 괴산, 음성 등지의 마릿수터에서도 낱마리 아니면 아예 입질도 못 받는 사태가 속출했다.
연말 추위가 너무 강력했던 점을 원인으로 꼽는 사람도 있지만 강추위만으로는 부진이 설명되지 않는다. 붕어가 낚이려면 구멍을 뚫는 와중에도 먼저 뚫은 구멍에서 입질이 오고 그 무거운 살얼음을 찌톱에 매달고도 찌가 솟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년보다 빠르고 양호하게 결빙된 빙질 덕분에 1월 첫째 주 현재는 충남 홍성호와 서산, 태안권 등지에서도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다.

▲북쪽 부들밭에서
36cm급을 올린
동일레져 허영천
대표. 취재일 검단
수로에서 올라온
최대어였다.

▲동일레저 박동우, 허영천 대표가 취재일 올린 조과. 월척 3마리에 8~9치로 17마리를 낚았다.

▲동일레저 박동우 대표가 9치급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31, 32cm 월척을 추가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온 송기선 씨의 솜씨.

▲서울에서 온 김지환 씨가 오전에 올린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새벽에 눈만 안 내렸어도…
취재일 검단수로에는 전날 천안 가좌울방죽에서 함께 낚시했던 동일레저 회원들이 합류했다. 박동우, 허영천 대표는 아예 인천으로 이동해 모텔에서 하루 자고 바로 현장으로 왔는데 전날의 잔챙이 낱마리 조과에 성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악재가 덮쳤다. 내가 수원을 출발해 인천에 도달할 즈음인 오전 6시경부터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닌가. 얼음낚시는 여러 악재가 있지만 출조 전날 내리는 눈은 악재중에 악재로 꼽힌다. 전날 제 아무리 폭발적인 입질이 왔어도 눈이 오면 입질이 뚝 끊기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아예 꽝 수준으로 돌변하고 최소한 전날 조황의 절반은 커녕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얼음낚시 베테랑 중에는 출조 전날 밤 눈이 내리면 아예 출조를 포기하기도 한다.
눈 때문일까? 오전 7시경 도착한 검단수로에는 전날보다 훨씬 적은 수의 낚시인이 찾아왔다. 현장에서 만난 경원F&B북부영업소장 조종상 씨는 “아침에 눈발이 날리기에 출조를 포기했다가 손이 근질근질해 다시 나왔다. 오늘처럼 출조전 눈이 내리면 조황이 급격히 떨어진다. 오늘은 얼음구멍이나 뚫는다는 심산으로 출조했다”고 말했다.
포인트 선점을 위해 어둡기 전에 빙판으로 진입한 촬영팀은 북쪽 부들밭으로 향했다. 검단수로 매점에서 봤을 때 왼쪽 중하류권인데 물낚시 때는 부들밭이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있어 공략하기 힘든 구간이다. 그래서 매년 평균적인 조황을 보여준다. 우안 연안 부들밭에도 낚시인이 몰렸지만 큰 인기는 없었다. 작년 여름에 물이 마르면서 부들밭이 많이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상대로 오전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오전 11시까지 박동우 대표가 올린 3마리가 검단수로 최고 마릿수였다. 씨알은 7~9치. 그 외에는 고작 1마리 정도씩낚았고 그마저도 붕어 얼굴을 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초빙 조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하필 취재일에 눈까지 내리다니…’ 내가 풀이 죽어있자 박동우 대표가 구름에 가린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제도 오전에는 별다른 조황이 없었고 오후 늦게 입질이 붙었다고 합니다. 오후에는 해가 날 것 같으니 2시 이후부터는 굵은 씨알이 들어올 것 같으니 기대를 해보죠.”

▲전동 아이스오거로 얼음 구멍을 뚫고 있다.
신속하고 편리
전동 아이스오거 대유행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낚시인들이 애용하던 전동 아이스오거 사용자가 올해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날 취재지인 천안 가좌울방죽에서는 낚시인 10명 중 8명이 전동 아이스오거를 사용했고 검단수로에서도 많은 낚시인들이 전동 아이스오거로 얼음구멍을 뚫었다. 전동 아이스오거는 끌이나 수동형 아이스오거보다 쉽게 얼음구멍을 뚫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속도’다. 15cm 얼음을 뚫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2초. 10cm 이하 두께의 얼음구멍 10개를 뚫는 데는 고작 1분이면 충분하다. 가격은 동일레저 제품 기준으로 21만5천원(수동형 아이스오거 16만5천원+조인트 5만원)이며 이 상태에서 맨 위에 전동드릴(별매)을 연결하면 된다. 전동드릴은 HONDA, BOSCH, MAKITA 등 다양한 업체의 제품이 모두 호환된다.

▲전동 아이스오거(왼쪽)와 얼음끌을 보여주는 동일레저 박동우 대표.
얼음끌의 용도
전동 아이스오거가 유행하고 있지만 얼음끌도 함께 갖고 다녀야 한다. 얼음끌은
단순히 얼음구멍을 뚫는 용도 뿐 아니라 빙질을 확인하는 용도, 얼음판에 물고기
집을 만드는 용도 등 쓰임새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얼음 두께가 5~6cm로
얇을 때는 얼음끌로도 쉽고 빠르게 얼음구멍을 뚫을 수 있어 굳이 부피 크고 무거운 아이스오거를 갖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

▲검단수로 매점 인근 공터에 주차한 낚시 차량들.

▲전동 아이스오거. 수동형 아이스오거에 전동
드릴을 연결할 수 있는 어뎁터를 연결해 사용한다. 사진 속 아이스오거는 동일레저 제품.
오후 돼 햇살 비추자 31, 36cm 월척 불쑥
오전 11시 30분경 주변 스케치를 위해 검단수로를 돌아다녀봤지만 하류권에서는 8치와 9치 2마리를 올린 낚시인 이장원이었다. ‘눈만 안 내렸어도 어제보다는 조황이 나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하류권을 모두 돌고 매점 부근에서 잠시 쉬는 사이 전화 벨이 울렸다. 그리고 전화기 너머로 “방금 31센티미터짜리 월척이 낚였다”는 박동우 대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둘러 달려가보니 그 새 31cm와 8치를 2마리 더 낚아 놓은게 아닌가. 잠시 후에는 바로 옆에서 낚시한 허영천 대표가 36cm나 되는 허리급 월척을 뽑아냈다. 박동우 대표가 예언한 ‘오후 2시 무렵 피크’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을 빼곤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이미 1시 무렵을 기해 여전히 유용한 많은 낚시인들이 철수한데다가 보통 얼음낚시는 오후 1~2시 무렵이면 파장 분위기이다 보니 주변이 소란스러웠던 것도 이유로 보였다.
박동우 대표는 취재 후 나흘만인 지난 1월 5일에도 검단수로를 찾았는데 이날도 3마리 정도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비록 월척은 없었지만 8~9치가 주종이라 찌맛과 손맛을 보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박동우 대표는 “검단수로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얼음낚시터이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누구나 대박을 맞는 곳으로 알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게다가 요즘은 배스 유입으로 마릿수까지 줄어들어 떼고기보다는 씨알 위주 낚시터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검단수로 하류에 자리 잡은 낚시인이 대편성을 고민하는 모습.

▲얼음 파편을 치울 때 필요한 도구들. 위로부터 눈치우개와 얼음뜰채. 얼음뜰채는 긴 것과 짧은 것 두 개를 갖추면 편리하다.

▲동일레저 박동우 대표가 사용하는 에어봉돌. 손잡이를 돌려 간단하게 부력을 조절할 수 있다.

▲매점 앞 부들밭에 자리한 낚시인들.
얼음낚시는 떠들어도 된다고? 정숙해야 합니다!
한편 낚시를 마친 박동우 대표는 검단수로 뿐 아니라 여느 얼음낚시터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얼음낚시 상식으로 정숙을 꼽았다. 박동우 대표의 말이다.
“얼음낚시인 중에는 빙판에 낚시인이 많이 몰려야 조황이 좋아진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왁자지껄해야 물속 붕어가 놀라 활발히 돌아다니며 입질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소란스러워도 붕어가 잘 낚이는 경우는 그 당시만 맞아떨어지는 특정 경우일 뿐입니다. 소란스러워야 좋다면, 오늘은 사람이 너무 많아 입질이 없다는 불만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 소란스러워서 좋은 낚시는 없습니다.”
그래서 박동우 대표는 포인트 선정 때마다 낚시인들이 몰린 곳은 피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30~50m는 떨어져 앉는다고. 특히 검단수로의 경우 토종터에서 배스터로 변하면서 붕어의 경계심이 높아졌고 수심까지 얕은 곳이라 정숙의 중요성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 영향 탓에 낚시인들이 몰려 얼음을 깨고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오전 시간이 오후 시간보다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다고. 이제 얼음낚시도 배스 유입터에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법을 갖춰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게 박동우 대표의 설명이다.

▲얼음판에 만든 물고기집. 사진처럼 물이 솟는 구멍을 작게 내고 옆으로 물길을 내 물고집으로 물이 넘어오게 만든다.

▲얼음구멍을 뚫은 후 얼음 파편을 치우고 있다. 이때는 짧고 강한 얼음뜰채가 요긴하다.
출조 전날 내린 빙판 위 눈
치우지 말고 낚시하는 게 나을 수도
출조 전날 눈이 내리면 조황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물속이 어두워지며 붕어들이 경계심을 갖는다, 저기압 영향이다 등 다양한 설이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낚시인 중에는 ‘눈치우개로 빙
판 위 눈을 치워 물속이 밝아지면 입질이 살아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실제로 이 방법은 큰 도움이 못 된다. 오히려 이 상
황에서는 눈을 과도하게 치우면 그 부분만 갑자기 밝아지면서 경계심만 증가시킬 수 있다. 오히려 이런 날은 눈을 치우지 말고 정숙하게 낚시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