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늦가을 수초명당_마름 VS 뗏장]
① 현장기
월척 벙커 뗏장수초를 노려라
이영규 기자

▲풍전지 좌안 하류의 뗏장수초밭. 낚시인들이 뗏장수초 끄트머리에 대좌를 설치하고 붕어를 노리고 있다.

▲취재일에 풍전지를 찾은 서산의 홍성근 씨가 뗏장수초대를 노려
낚은 35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서산의 대표 낚시터엔 풍전지가 한바탕 월척 파티를 벌였다. 10월 중순 현재 폭발적
호황은 잠시 수그러들었으나 좌안 뗏장수초 밀집 포인트에서는 월척 소식이 꾸준하다. 이 구간에서는 초겨울까지도 월척이 잘 낚인다.
올해 중부권 붕어낚시 조황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몇몇 저수지에서 대물 소식이 간간이 들려왔지만 단발성일 때가 많았다. 낚시인 중에는“올해는 유난히 추운 상태에서 봄을 맞았고 가을까지도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런 이유들로 붕어의 입질 사이클이 깨진 것이 전반적 조황 부진의 이유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것 같다.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찾아왔지만 어디 한 곳 화끈하게 붕어가 낚이는 곳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 9월 말, 이달의 특집 현장취재를 위해 장소를 물색하던 중서산 풍전지 호황 소식이 들려왔다. 메인 기사로 뗏장수초 공략 현장취재가 예정돼 있었는데 저수지 좌안부터 상류까지 뗏장수초가 밀생한 풍전지야 말로 최적의 장소였다.
내가 이 시기에 뗏장수초를 주목하는 이유는 책이 발행될 10월 중순 이후부터 뗏장수초가 늦가을 붕어낚시의 핵심 포인트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마름의 경우 10월 말이면 잎이 삭고 줄기만 어느 정도 남는다. 11월 중순에 접어들면 줄기마저 사라져 포인트로서의 역할은 끝이 난다.
이때 뗏장수초가 붕어의 은신처로 등장하는 것이다.
물론 연도 마름과 비슷한 시기에 형체가 사라지지만 잎이 삭아 내리는것일 뿐 억센 줄기는 겨울 내내 유지된다. 겨울을 넘겨 이듬해 봄이 돼야만 흐물흐물해진다. 그래서 연밭낚시의 피크는 겨울이 아니라 사실은 봄이다. 게다가 연은 뗏장수초보다 저수지 안쪽에서 자라기 때문에 연안에서는 노려볼 만한 곳이 한정적이다.
반면 뗏장수초는 얕은 연안에 밀생하므로 낚시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공략할 수 있다. 만약 늦가을 낚시터에 도착했는데 연안에 뗏장수초가 자라있다면? 규모에 관계없이 무조건 대를 펴는 게 좋다.

▲인천에서 온 최명준 씨가 공원 포인트에서 올린 월척들을 자랑하고 있다.
도내리수로 뗏장수초에서도 월척 잘 낚여
지난 9월 24일 아침 일찍 서산으로 내려갔다. 원래 목적지는 풍전지였으나 일주일 전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가 찾았던 도내리수로를 먼저 들러봤다. 성제현 씨는 도내리수로 상류에서 낚시 동영상을 촬영했는데 그때 포인트로 자리 잡은 곳도 뗏장수초였다. 당시는 서산, 태안권 전역의 조황이 썩 좋지 않을 때였다. 그러나 성제현 씨는 상류 뗏장수초지대라면 의외의 조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성제현씨의 말이다.
“뗏장수초는 마름이나 부들에 비해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한 세 수초가 모두 한 곳에 있다면 아마도 가장 마지막에 차지하는 자리가 될 공산이 크죠. 그만큼 낚시인들은 마름과 부들을 선호합니다. 보통 뗏장수초는 11월을 넘겨 수온이 낮아질 시점, 즉 서리가 내릴 정도로 일교차가 클 때부터 두각을 나타냅니다. 뗏장수초가 자라는 곳은 다른 수초밭보다 수심이 깊은 것도 이유가 됩니다. 그럼에도 제가 다소 이른 시기에 뗏장수초를 노린 것은 수심이 깊고 아늑해 큰 씨알의 붕어가 은신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성제현 씨가 자리한 곳은 도내리수로 최상류 일자수로와 본류와의 합수머리. 본류 연안에도 부들이 잘 자라나 있었지만 합수머리의 뗏장수초만큼 근사한 은신처를 만들지는 못하고 있었다.
성제현 씨는 잔 씨알을 걸러내기 위해 떡밥 단품 대신 옥수수를 미끼로쓰되, 감성돔바늘 2호에 두 알씩 꿰어 씨알을 선별했다. 옥수수 미끼의 겉을 옥수수글루텐으로 감싼 일종의 ‘보쌈낚시’로 씨알을 선별한 것이다. 그 결과 총 3마리의 월척을 낚았는데 두 마리는 뗏장수초를 노린 2.6칸 대에, 나머지 한 마리는 맨바닥을 노린 4.8칸 대에 걸려들었다. 반면 같은 날 뗏장수초를 피해 맨바닥이나 부들수초 주변을 노린 주변 낚시인들은 5~7치급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좌안 상류 공원 자리에
앉은 인천 최명준 씨가
월척을 끌어내고 있다.

▲공원 포인트는 입구가 막혀있어 카트에 짐을 싣고 이동해야 한다.

▲펜션 앞 포인트 주변 농로에 주차한
낚시차량들.

▲취재일 오전에 잠시 들른 도내리수로 상류 뗏장수초 포인트.

▲황금빛이 찬란한 풍전지 월척 붕어.

▲의왕에서 온 이영훈 씨가 펜션 앞 논
둑에서 올린 39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대좌대 수중전으로 뗏장수초 끄트머리 공략
오전 11시경 도내리수로를 빠져나와 풍전지로 이동하자 주말이라 그런지 웬만한 포인트는 낚시인들로 꽉 차 있었다. 열흘 전 4짜와 허리급이 마릿수로 낚였다는 소문이 돈 까닭이었다. 그때 역시 주요 포인트는 좌안 상류의 뗏장수초밭이었다.
나는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 헤매다가 좌안 상류(펜션 맞은편)에 있는, 지금은 공사가 중지된 공원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진입로를 막아 놓아 차량 진입이 불가한 곳으로, 입구에서 무려 200m 이상을 걸어 들어가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이 구간만 비어있었는데 어정쩡한 포인트에 앉느니 고생스러워도 제대로 된 자리에 앉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짐을 옮겼다.
제방 중앙을 마주보는 곳에 자리 잡은 후 좌우 연안에 앉은 낚시인들의 조과를 살펴보기 위해 이동해 보았다. 대부분 낚시인이 뗏장수초 너머로 채비를 던져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상류로 올라오다 본 좌안 하류 큰 골의 경우 뗏장이 50m 이상 멀리 뻗어나가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대좌를 이용한 수중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지장화를 신고 뗏장수초 군락의 끝까지 들어간 뒤 대좌를 설치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온 임윤혁 씨는 “풍전지 붕어낚시 최고 포인트는 뗏장수초입니다. 예전에는 대좌가 없어 보트가 아니면 공략이 어려웠지만 요즘은 대좌 덕분에 공략이 손쉬워졌습니다. 뗏장수초는 사철 명당입니다. 너무 억세다보니 공략이 힘들었을 뿐이죠”라고 말했다.
내 자리로 돌아와 보니 내가 앉은 연안의 맨 왼쪽 끝에 인천에서 온 최명준 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전날 온 최명준 씨는 이미 5마리의 월척을 낚아놓은 상태. 그는 뗏장수초와 마름이 어울린 곳에서 입질을 받았는데 이처럼 두 종 이상의 수초가 혼재한 곳은 최고의 명당이다.
최명준 씨와 수초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사이, 오후 5시 30분경 뗏장수초 옆에 붙인 4.4칸 대의 찌가 몸통까지 솟았다. 최명준 씨가 정확한 타이밍에 챔질했음에도 붕어는 수초를 휘감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뜰채에 담긴 놈은 34cm급. 요즘 풍전지에서 가장 흔하게 낚이는씨알이다.
지금이 풍전지 붕어의 피딩 시간이라는 얘기에 황급히 내 자리로 돌아와 찌를 주시하자 전방 뗏장수초에 붙인 4.4칸 대의 찌가 몸통까지 솟다가 뗏장수초 속으로 사라졌다. 재빨리 당겨내자 33cm급이 올라왔다. 이후 밤 10시경 같은 자리에서 또 다시 30cm급이 올라왔다. 장박 낚시인들의 말에 따르면 내가 낚시한 공원 앞은 4칸 대 거리 뗏장수초대 부근에서 입질이 잘 온다고 했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다. 딱 그 거리에 뗏장수초가 적당히 박혀 있었다. 다른 곳보다 수심이 깊은 2.5m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후 밤 11시를 넘기자 입질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밤 12시부터 새벽 4시 사이가 월척 타이밍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밤 12시경 잠이 들었다.

▲좌안 상류 뗏장수초밭에
나란히 설치한 대좌대.

▲공원 중간에 자리한 기자의 낚시자리.

▲의왕 낚시인 이영훈 씨가 올린 마릿수 조과.

▲펜션 앞의 뗏장수초밭.

▲기자가 초저녁에 올린 35cm급 월척.

▲초저녁에 허리급 월척을 올린 최명준 씨.

▲좌안 상류 도로변 뗏장수초
밭에 앉은 낚시인들. 수초
너머를 공략하고 있다.
기온 내려갈수록 뗏장수초로 붕어 몰린다
새벽 4시 무렵, 펜션 앞 이영훈 씨 포인트에서 물소리와 탄식 소리가 섞여 들렸다. 알고 보니 1시간 사이에 연속 입질이 들어왔던 것 같았다. 이영훈 씨 역시 4칸~4.7칸 길이의 낚싯대를 주로 사용했다. 마침 그 거리에 뗏장수초가 자라있는 것도 동일했다. 수초대 규모는 작고 산발적이었으나 주변이 맨바닥이다 보니 인근 붕어들이 놀이터나 은신처로 삼는 것 같았다.
취재 당시까지 서산, 태안권에서 가장 낚시인들이 몰린 곳은 풍전지,도내리수로, 팔봉수로였다. 조황은 썩 좋지 않았지만 그나마 다른 낚시터에 비해 양호한 조황을 보였기에 낚시인들이 몰린 것이다. 이 중 팔봉수로 역시 연안에 뗏장수초가 무성한 포인트에서 굵은 붕어가 잘 낚였다. 구체적으로는 뗏장수초와 마름, 뗏장수초와 갈대처럼 두 종 이상의 수초가 뒤엉킨 ‘복합수초대’의 조황이 단독 수초대를 앞섰다.
취재 후 보름 가량이 지난 지난 10월 둘째 주말에 풍전지를 찾은 수원의 임동현 씨는 “9월 호황기 때보다는 마릿수가 줄었지만 뗏장수초대를 잘 공략한 낚시인들은 하룻밤 한두 수 이상씩의 허리급 월척을 올리고 있다. 기온이 더 내려가면 뗏장수초 주변으로 몰려드는 붕어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마름은 이미 줄기만 남은 상태지만 뗏장수초는 형태를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