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두족류 4대천왕 만세!]

[전북]



문어

봉돌에 파스 붙이면

잘 낚인다고요?



이영규 기자



서해 문어낚시 대표 필드 왕등도가 올해도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북권 문어낚시는 먼 바다인 왕등도를 시작으로 위도-내만권 순으로 낚시터가 넓어진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근해권으로의 확산이 다소 늦어지고 있으나 마릿수는 변함없이 탄탄하다.


▲“채비에 파스를 붙이니 정말 문어가 잘 낚이는 것 같습니다.”

취재일에 만난 한 낚시인이 봉돌에 파스를 붙인 채비로 올린 문어를 낚고 기뻐하고 있다.

▲격포 대박2호의 선두에서 문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이날은 왕등도에 많은 낚시인들이 몰렸다.


서해에도 야간 출조 성행
지난 8월 초순부터 격포 문어낚시 취재를 계획했으나 계속된 기상 악화로 9월 초가 되어서야 현장을 찾았다. 9월 1일부터 주꾸미 금어기가 풀린 까닭일까? 8월 내내 격포 배들과 뒤섞여 출조하던 군산 배들이 대거 주꾸미낚시로 돌아선 까닭인지 처음 도착한 상왕등도 남쪽 포인트에는 10척 남짓한 배만 출조한 상태였다. 주꾸미낚시 개막 이전에는 거의 매일 50척이 넘는 낚싯배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올해 서해 문어낚시의 특징 중 하나는 야간 출조였다. 더위도 피하고야 행성이 강한 문어를 효율적으로 낚기 위한 밤낚시가 남해에서 성행하자 서해에서도 붐이 일었다. 초저녁에 출조해 새벽에 귀항하거나, 밤12시에 출조해 동틀 무렵 철수하는 배도 있었다. 밤낮 없는 문어 출조에 초반부터 너무 많은 문어를 빼먹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낳았다. 이런 밤낚시 출조 패턴은 주꾸미 금어기 해제와 동시에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다만 지금도 당일 출조는 새벽 4시경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사위가 컴컴할 시간이지만 동틀 무렵까지 약 2시간 낚시의 조과가 의외로 쏠쏠하기 때문이다.
밤과 낮은 낚시 방법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낮에는 평소 쓰던 에기만 달아 낚시하지만 컴컴한 새벽에는 에기 몸체에 불이 들어오는 전자에기로 문어를 노린다. 문어를 비롯한 두족류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인데 전자에기 열풍은 2년 전부터 확산된 트렌드다.


▲광주에서 온 박용규 씨가 문어를 연타로 낚아내는 모습.

▲봉돌에 삼겹살을 묶은 채비에 걸려든 문어.

▲새벽에 사용한 문어 채비. 맨 우측 에기가 몸에서 불빛이 나는 전자에기다.


파스, 삼겹살까지 달아 문어 유혹
9월 2일 새벽 4시에 격포항을 출발한 낚싯배가 왕등도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 무렵.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낚시가 시작됐다.


낚시에 앞서 배를 한 바퀴 돌면서 낚시인들의 채비를 살폈다. 문어낚시는 매년 개성 있고 독특한 채비가 등장한다. 과연 올해는 어떤 채비들이 유행하는지 궁금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다른 아닌 파스였다. 소염 진통제로 몸에 붙이는 파스를 봉돌에 붙이면 문어가 잘 붙는다는 소문이 나 진짜로 파스를 준비해온 낚시인이 적잖이 보였다. 이들‘파스파’들은 봉돌에 붙이는 야광테이프 대신 파스를 붙여 낚시했고 우연인지, 진짜 파스가 효과가 있는지는 몰라도 제법 준수한 조과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 다음으로 눈길을 끈 것은 삼겹살. 봉돌에 삼겹살을 칭칭 감아 쓴 낚시인도 있었는데 역시 조과는 나쁘지 않았다. 아예 봉돌에는 파스, 에기에는 삼겹살을 묶고 기둥줄에는 라면봉지를 잘라 붙인 술을 치렁치렁 매달아 쓰는 사람도 있었다. 문어낚시에서만 볼 수 있는 황당하지만 재밌는 광경들이다.


▲배 후미에서 500g이 넘는 굵은 문어를 낚은 부안의 라용주 씨.

▲전승만 씨도 500g 내외 씨알을 연타로 낚아냈다.

▲문어낚시용 채비.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는 트랜스볼 옥토 문어 루어.

▲수원에서 온 조연구 씨 도 마릿수 조과를 올렸다.


남해 문어 조황은?
금어기 해제 직후 반짝하곤 오리무중
서해 문어가 무난한 조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남해 문어 조황은 부진한 상황이다. 금어기 해제 직후만 해도 호황을 보였으나 며칠 후 내린 폭우 이후 입질이 뚝 끊겼다. 지난 9월 11일, 남해 여수와 삼천포권 선장들과의 전화통화 결과 하루 평균 5마리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조황을 보여 아예 출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그 결과 대다수 낚싯배들이 무늬오징어, 갈치낚시 등으로출조 상품을 바꾼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추석 이후 조황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인데 이때부터는 갑오징어낚시가 시작되기 때문에 문어에 대한 관심을 더욱 적어질 전망이다.


▲에기 바늘에 고무밴드를 잘라 연결한 모습. 고무밴드가 조류에 휘날리며 문어의 시각을 자극한다고 한다.

▲조연구 씨가 연타로 문어를 낚아내고 있다.

▲취재일에 사용한 장비. 낚싯대는 유양사의 보트 폴, 릴은 바낙스의 솔트스타100을 사용했다.

▲두족류 낚시의 인기 상품인 HDF 카리스마 아이스박스(왼쪽)와 마루큐사의 보조가방.

▲돌덩이를 안고 나온 문어. 무게 때문에 대물 문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낚시인 성은정 씨가 방금 올린 문어를 보여주고 있다.

▲철수 직전 조황 사진을 찍기 위해 모아놓은 문어 조과.

▲서울 낚시인 박승류 씨도 잦은 손맛을 봤다.


내만으로 조황 확산되면 1kg도 흔해져
취재일은 이른 아침 조황은 부진했지만 점차 썰물로 돌아서며 입질이 살아났다. 씨알도 초반에는 200~300g으로 잘게 낚이더니 오후로 갈수록 굵어져 500g 이상도 많이 낚였다. 선장에게 듣기로는 1kg이 넘는 놈들도 더러 낚인다고 했는데 대체로 본 평균 씨알은 300~500g이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직도 문어들이 왕등도에서만 잘 낚인다는 것은 본게임은 시작도 안 했다는 방증. 문어들은 내만으로 들어오면 먹성이 좋아지고 몸도 급속히 불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현재 낚이는 씨알에 불만을 가질 필요도 없다는 게 단골 낚시인들의 설명이었다.


9월 중순 현재 격포권 선상낚시는 문어 배낚시와 외수질낚시로 이원화 돼 출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꾸미 출조는 주로 군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군산에서도 문어낚시를 출조하지만 포인트는 격포 낚싯배와 공유중이다. 따라서 중부지방에서 내려올 경우 차 타는 거리는 짧지만 그만큼 배 타는 시간은 늘어나고 출항 시간도 그만큼 빨라진다. 운전을 더 할 것인가, 배를 더 타고 나갈 것인가는 낚시인의 선택에 달렸다.


서해 문어낚시는 9~10월에 최고의 피크를 맞는다. 격포권 문어 배낚시는 오전 4시경에 출조하며 선비는 10만원을 받는다.


▲봉돌 하나에 에기를 두 개 달은 모습.


마릿수 조과 비책

봉돌 하나에 에기를 두 개만 다세요

다양하고 해괴한 문어채비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고수들의 채비는 의외로 단순한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에기를 두 개만 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물속에서 조류 저항이 덜해 문어가 살짝 올라타도 쉽게 무게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에기 두 개까지는 그런대로 무게감이 잘 오지만 3개부터는 감각이 둔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어두운 새벽에는 전자에기를 반드시 한 개씩 끼워 넣고 낮에는 일반 에기를 사용한다. 일반 에기의 경우 작년에는 색동 문양이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는 금색에 반응이 좋다고 한다. 따라서 색동과 금색을 한 개씩 달아 쓰면 무난한 것으로 보인다.


 고패질에도 요령이 있다. 우럭낚시 하듯 계속 빠르게 들었다 놨다 하면 손해다. 문어가 다가와 루어를 덮칠 시간을 줘야 하므로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원줄만 팽팽하게 유지한 채 기다리는 게 좋다. 기다리는 시간은 봉돌이 조류에 밀려 끌려오기 직전까지로, 약 5~10초마다 바닥에서 살짝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하며 무게 차이를 느껴본다.




문의 격포 남부낚시 010-8644-8723, 서울낚시 063-581-1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