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어]



태안 옹도에서 낚인 빨간 고기의 정체는?

서해 황해볼락의 체색변이로 추정

명정구 박사, 유전자 검사 후 학계 보고 예정



이영규 기자


▲지난 7월 16일 옹도 해상에서 낚인 희귀어.

몸빛이 빨간색을 띠고 있지만 외형적 특성상 황해볼락의 체색변이로 추정되고 있다.



충남 태안 옹도 해상에서 서해에서는 보기 드문 물고기가 낚여 관심을 끌고 있다. 몸빛이 빨갛고 전체 길이가 20cm 미만인 소형어로 외형상으로는 쏨뱅이류를 연상시킨다. 쏨뱅이는 남해나 동해에선 흔히 낚이지만 서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고기로, 처음엔 해수온 상승으로 서해까지 서식지가 확산된 건 아닐까 추측되기도 했다.


이 고기를 낚은 사람은 평택의 박성옥 씨로 지난 7월 16일, 신진도의 영복1호를 타고 광어다운샷을 하다가 입질을 받았다. 희귀어가 낚인 포인트의 수심은 55m였다.

희귀어는 냉동상태로 보존돼 낚시춘추로 배달됐다. 본지에서 1차 표본 확인 후 좀 더 확실한 종 구분을 위해 명정구(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자문위원) 박사에게 사진을 보냈다. 그 결과 명정구 박사는 ‘국내에서는 처음 보는 종 같다’는 견해를 밝혔고, 이에 표본을 냉동상태로 명정구 박사에게 발송해 정확한 분석을 의뢰했다.



▲정밀 조사를 위해 부산에 있는 명정구 박사에게 전달된 희귀어.

▲희귀어의 등지느러미. 가시 수가 총 14개로 황해볼락과 일치했다.

▲가슴지느러미에 박혀있는 깨알 같은 점들도 황해볼락의 특징이다.

▲연구실에서 희귀어를 분석 중인 명정구 박사.



매우 이례적 체색변이로 연구 가치 높아

표본 검사를 마친 명정구 박사는 외형적 특징은 황해볼락과 일치한다는 1차 분석 결과를 알려왔다. 비슷한 종류인 쏨뱅이, 조피볼락(우럭), 띠볼락, 볼락 등과의 구분점은 등지느러미 수였다. 나열한 고기들의 등지느러미 가시는 14개인데 반해 이 표본은 13개로 황해볼락과 일치한다는 것. 아울러 가슴지느러미 윤곽, 각 지느러미의 깨알 같은 점, 뺨에 희미하지만 3개의 띠가 있는 점 등도 황해볼락의 특징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황해볼락류는 몸빛이 갈색이 주류인데 반해 이 표본은 전체가 붉다는 점이었다. 이에 현재로선 황해 볼락의 체색변이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명정구 박사는 “황해볼락은 체색변이라 해도 누렇거나 좀 더 갈색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완벽하게 붉은 빛을 띠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충분히 연구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명정구 박사는 조만간 유전자 검사를 마친 후 어류학회에 이번 사례를 보고할 예정이다.





▲황해볼락


미니 어류도감

황해볼락

황해볼락은 양볼락과의 물고기로 주로 서해 그리고 남해서부 바다에 흔한 어종이다. 커야 15cm 전후로 낚시인들 사이에선 흔히 ‘깜팽이’이로도 불린다. 너무 작아 낚는 즉시 방생할 때가 대부분이다. 황해볼락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남해의 볼락과 착각하기도 하며, 간혹 어종을 잘 모르는 도심 음식점 주인들이 볼락으로 오인해 매운탕으로 팔기도 한다. 회갈색 몸에 윤곽이 불분명한 3~4개의 갈색 가로띠가 특징이며 등지느러미, 뒷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에 적갈색의 작은 점이 산재한다. 개체에 따라 누렇거나 검을 빛을 띠는 놈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