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 가곡지]

물 맑은 토종 계곡지에서

4짜까지 불쑥

김철규 호봉레저, 탑레저, 토코떡밥, 태흥 필드스탭

드론으로 촬영한 가곡지. 아래쪽에 보이는 상류에 좋은 포인트가 많았다. 여름 피서터로 추천할만한 곳이다.

 

장마라고는 하지만 중부지방에서는 비를 보기 쉽지 않은 6월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마른장마 끝에 7월이 시작되며 중부권에도 많은 비가 내려 저수지와 수로 모두 오름수위 찬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오름수위가 시작되니 마땅한 출조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때마침 낚시사랑 회원들과 필자와의 동행출조 약속이 잡혔다. 날짜는 7월 4일이었는데 필자는 하루 먼저 약속 장소인 충남 홍성군 갈산면에 있는 가곡지를 찾았다.
가곡지는 삼준산 중턱에 자리 잡은 약 19.1ha(약 5만7천평)의 만수면적을 가진 계곡지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는 여름철 피서낚시터로 낚시춘추에 자주 소개됐는데 당시는 씨알이 5~7치급으로 잘아 씨알터로는 큰 매력이 없었다. 계곡지 특성상 워낙 터가 세다보니 이후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월척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상류 둠벙 포인트에 자리를 잡은 필자의 조우들.

주차 여건이 좋은 폐가 앞 공터 포인트.

가곡지 수면에서 반짝이는 녹색 케미 불빛이 아름답다.

 

오염원 없는 청정 피서낚시터 
가곡지는 계곡지답게 제방 우측으로는 가파른 절벽 지형이어서 낚시를 할 수가 없고 제방 좌측 도로 아래의 일부 구간과 상류 수몰나무가 있는 곳에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다. 저수지 상류에 민가가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오염원이 없어 저수지 물은 수정처럼 맑고 차갑다.
주 어종은 붕어, 떡붕어, 잉어, 동자개 등 토종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 있다. 특히 자생 새우가 많은데, 이 자생 새우를 미끼로 사용하면 큰 씨알의 붕어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은 붕어보다 동자개가 먼저 걸려 나왔다.
다슬기가 많아 쉽게 잡을 수 있었고 이 다슬기를 먹이로 살아가는 반딧불이도 밤이 되면 많이 볼 수 있다. 떡붕어도 많다고 하며 하류 수심 깊은 곳에서는 중층낚시도 많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상류로 가보니 전날까지 내린 비로 많은 개울물이 유입되고 있었다. 하룻밤 낚시를 하며 살펴보니 약 5cm가량 수위가 오르고 있었다(철수 후 확인해 본 결과 7월 5일 기준으로 저수율은 72%였으며 전날인 7월 4일 67% 보다 약 5%의 수위 상승을 보이고 있었다).
중류 폐가 앞으로 저수지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었고 그곳으로 내려가면 바로 차를 주차하고 낚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만수가 되면 접근이 어렵고 몇 자리만 나올 것으로 보였지만 70%의 저수율에서는 10여 자리는 넉넉하게 나오는 것 같았다.
물가로 내려가니 캠핑카 한 대가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있었고 한 노인 분이 릴낚싯대 10여 대를 편성한 채 장박낚시를 하고 있었다. 건너편 절벽 지역에 개인 좌대 2개가 떠 있었고 그 좌대를 이동용 보트를 타고 드나들며 낚시를 하고 있었다.
상류에서는 몇 개의 식당이 영업 중이었다. 그 앞 공터에 주차하고 약 20m를 내려가면 수몰나무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웅덩이가 나왔다. 오름수위에 물이 차올라 멋진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 포인트에는 전날 들어온 이한구 씨와 일행 한 분이 더 계셨는데 나에게 이곳 가곡지를 소개해 주신 분이 바로 이한구 씨다. 이한구씨의 살림망에는 33cm 월척 붕어 1수와 8치 붕어 등 모두 3수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이한구 씨의 포인트 옆으로 몇 개의 둠벙이 있었는데 수심이 4m에 육박하는 깊은 곳도 있었고 1m권의 얕은 둠벙도 몇 개 있었다. 최상류 버드나무 사이사이에도 멋진 포인트가 있었지만 그곳에는 어김없이 낚시인들이 들어가 있었다. 그야말로 오름수위에 무더기 붕어가 낚일 것만 같은 멋진 포인트였다.
상류권 포인트를 대충 살펴보고 나는 중류권에 미리 봐둔 포인트에 짐을 풀었다. 마침 이곳 지형을 잘 아는 이한구씨가 찾아와 지형을 알려 주며 수심이 2m권인 포인트를 알려 주었다. 그 외 지역은 급경사로 수심이 4~5m에 이를 정도로 깊었다.

 

필자 일행이 가곡지에서 올린 조과를 모아봤다. 4짜 1마리, 월척 3마리가 낚였고 나머지는 7~8치급이었다.

 

낚시 후 인근 식당에 모여 뒤풀이를 한 낚시사랑 회원들.

 

31.5cm를 올린 박응순 씨.

 

당당히 4짜 붕어를 올려 최대어를 기록한 필자.

필자에게 가곡지 소식을 전해준 이한구 씨는 31cm 월척을 낚았다. 

 

살치, 피라미 성화 이겨내는 게 관건
큰 돌들이 쌓여 있는 곳에 좌대를 편성하고 텐트를 올린 후 대편성을 시작했다. 가끔 수몰된 육초에 채비가 걸리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3.4칸부터 4.2칸까지 모두 10대를 편성했다. 우측 연안으로 편성한 3.2칸 대 쪽만 수심이 1.5m 정도였고 나머지는 2m권으로 거의 일정한 수위를 보이고 있었다.
이한구 씨의 말에 의하면 과거 도로가 있던 지형이어서 완만한 수심을 보인다고 한다. 계곡지 특성상 급경사 지역이 많은 곳인데 필자가 자리한 곳은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고 있어 붕어가 회유하기 좋을 것으로 보여 기대가 됐다.
대편성을 마치고 옥수수를 미끼로 달아 던지니 이내 찌가 춤을 추었다. 외래어종이 없는 저수지이다 보니 살치와 피라미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이들 잡어 성화를 이겨내는 게 최대 관건이었다. 여러 미끼를 쓰다가 잡어 성화가 덜할 것으로 생각한 옥수수·어분글루텐으로 바꿔 달아 던졌지만 살치의 공세는 여전했다. 어두워지면서 성화는 조금 덜 했지만 여전히 힘든 낚시가 이어졌다.
밤이 되자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첫날 밤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새벽이 되자 비가 그쳤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며 다시 낚시를 시작해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살치 성화가 심했고 붕어 입질은 전혀 없었다. 날이 완전히 밝자 낚시사랑 회원들이 속속 가곡지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조우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낮시간을 보내다 둘째 날 밤을 맞았다.

 

3.6칸 대에 41cm가 자동빵
날이 어두워지자 여기저기서 붕어가 나왔다는 실시간 사진이 카톡에 올라왔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필자의 자리엔 여전히 살치 입질만 들어왔다. 내 옆에 앉은 이상훈(필드붕어) 씨도 8치급을 올리고 있던 터라 좀 있으면 내 자리에도 붕어가 들어올 것을 기대하며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밤 11시가 되도록 입질이 없어 일찌감치 낚시를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양치를 했다. 그런데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어 우측을 보니 3.6칸 대의 찌가 보이지 않았다. 옥수수 미끼를 달아놓은 채비였다. 분명히 작은 붕어 한 마리가 걸려있겠구나 싶어 가볍게 챔질하자 중간쯤 와있는 찌가 뭐에 걸린 듯 꿈적도 않는다.
다시 세게 당기니 낚싯대 끝에 강한 힘이 전달되었다. 옥수수 미끼를 쓴 터라 순간적으로 ‘잉어가 물고 갔나?’ 싶었는데 물위에 떠오른 물고기는 분명 붕어였다. 그것도 체구가 우람한 4짜 붕어가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뜰채에 담은 붕어의 입에서 조심스럽게 바늘을 빼고 계측자에 올리니 41cm였다. 외래어종이 없는 계곡지 붕어는 대개 체구가 늘씬하고 길게 빠진 형태를 보이는데 이 붕어는 체구도 우람하고 시커먼 것이 계곡지 붕어답지 않았다. 얼떨결에 대물붕어를 잡아낸 것이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편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조우들의 조과를 살펴보니 31.5cm와 31cm 등 월척 붕어는 3수였고 나머지는 8치급이었다. 그마저도 마릿수는 10여 수. 필자가 낚은 붕어는 밤사이 5mm가량 줄어 공식 기록은 40.5cm였다. 오름수위 특수를 기대하고 찾은 가곡지였지만 역시 계곡지에서는 붕어 낚기가 쉽지 않다는 교훈만 상기하고 철수를 하였다.
가곡지는 터가 세지만 낚시터 곳곳에 그늘이 많고 상류에는 맑은 물이 흘러드는 개울도 있어 여름철 피서낚시터로는 그만이었다. 특히 수몰나무가 멋진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는 상류권은 한여름에 충분히 찾아볼만한 곳이라고 느껴졌다.
내비에 ‘가곡지(홍성군 갈산면 가곡리)’를 입력하면 낚시터까지 안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