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 고재낚시글램핑장
낚시와 캠핑의
끝판왕을 찾았다
김병조 (주)천류 민물스탭, 유료터닷컴 고문, 유튜브 댄찌TV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들 지쳐가고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이 되었지만 다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어디론가 여행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서기에는 주저하게 된다. 그렇다고 집에서만 지내기에는 답답함에 마음까지 각박해진다. 이럴 때 코로나 19를 피해 그나마 자연에서 힐링할 수 있는 것으로 낚시만한 게 더 있을까 싶다. 답답한 일상을 떠나 물 맑고 풍광이 수려한 경기 양평으로 낚시여행을 떠났다.
▲낚시와 글램핑을 접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양평 고재낚시글램핑장. 알록달록한 낚시텐트 뒤편으로 글램핑 숙소가 붙어있다.
양평의 어느 작은 마을을 지나 산속의 멋진 전원주택단지를 지나니 목적지인 고재낚시글램핑이 나왔다. 인터넷에서 낚시 조행기를 접하곤 한 번쯤 꼭 가보겠다고 마음속에 간직했던 곳인데 막상 마주한 첫인상은 이곳이 과연 낚시터인가 하는 생각이었다.
돔 형태의 방갈로가 쭉 이어져 있는 것이 마치 그리스의 작은 마을을 보는 듯했다. 낚시 인구가 늘어난 만큼 캠핑 인구도 늘어나면서 이 두 가지를 접목한 ‘캠낚’이 가족 레포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낚시와 글램핑이라는, 왠지 낯선 조합에 고개가 갸우뚱거렸지만 고재낚시글램핑 김학진 사장의 아이디어를 설명 듣고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한 가족낚시인들이 야외 바비큐를 즐기고 있다.

▲고재낚시글램핑장의 안내판.
낚시와 글램핑의 접목
글램핑이란 글래머(glamour)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캠핑과는 달리 캠핑에 필요한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전 준비된 캠핑을 말한다. 바로 이 글램핑에 낚시를 접목시킨 곳이 바로 지금 소개하는 고재낚시글램핑이다.
고재낚시글램핑은 작년 6월 말에 오픈하였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막바지 수영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7월 10일 경 수영장이 완공되면 낚시하며 시원하게 수영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출조한 가족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취사가 가능해 일반 캠핑장처럼 개수대가 있으며 수세식 화장실과 남녀가 구분된 샤워장도 갖추고 있다. 주차하고 바로 돌계단을 내려가면 방갈로에 들어갈 수 있다. 퀸 베드와 TV, 냉장고, 에어컨, 수납장 등이 있으며 수납장 안에는 스테인리스 코펠과 휴대용 가스버너가 준비돼 있다. 어린 자녀 두 명과 함께 4인 가족이 지내기에 알맞은 크기이다.
방갈로 앞 낚시 공간에는 대형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늘막 파이프에서 연신 물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음이온 미스트 분사기라고 하는데 더운 여름에 체온을 낮춰 주고 벌레나 모기 등의 접근도 막아준다고 한다.

▲화려한 조명 속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별도로 마련된 조리대와 싱크대. 음식은 여기서 장만할 수 있다.

▲지난 7월 10일 완공한 야외 수영장. 아이들의 놀이터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에서 온 유성록 씨가 4짜 포함, 월척으로 가득 채운 살림망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낚시 자리는 두 명이 함께 낚시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었는데 의자와 받침틀이 설치돼 있어서 낚싯대만 가져오면 돼 낚시 짐을 줄일 수 있다. 낚싯대는 대여도 해 주는데 채비가 다 갖추어진 낚싯대 1대에 1만원의 비용으로 빌릴 수 있다. 낚시 초보자들에게는 낚시하는 요령도 가르쳐 준다고 한다.
글램핑장인 만큼 따로 식당은 운영하지 않는다. 대부분 음식을 준비해오는 편인데 주로 저녁식사로 숯불 바비큐를 즐긴다고 한다. 숯불 바비큐 장비 대여료는 2만원. 김학진 사장이 직접 숯불을 피워준다.
고재낚시글램핑에는 총 12개의 방갈로가 있다. 사용 요금은 성인 2인 기준 주중 9만 원, 주말 11만원이며 성인 1인 추가 시 3만원을 받는다. 초등학생 1인 추가 시에는 2만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하며 초등학생 이하 2인 포함 4인까지 사용 가능하다.
잔챙이부터 4짜까지 풍족한 어자원 보유
고재낚시글램핑은 약 2천5백평의 분지형 저수지로 빗물 외에는 물이 유입되는 곳이 없다. 그래서 지하수로 저수지 물을 채우기 때문에 수질이 깨끗하고 갈수기에도 만수위를 유지한다.
방갈로에 입실한 뒤 바로 낚시 준비를 했다. 보통 유료터에서는 3.2칸 대로 쌍포 낚시를 하지만 이곳은 짧은 대로도 붕어가 잘 낚인다는 김학진 사장의 말에 2.6칸과 3.0칸 두 대를 편성했다. 저수지 전역에 마름이 깔려있지만 낚시하는 자리 앞에는 정리가 되어 있어서 낚시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주 어종은 붕어, 잉어, 향어, 메기 등으로 어분과 보리를 섞은 집어제와 새우어분글루텐을 미끼로 준비했다. 낮에는 붕어 치어들이 성화를 부린다는 말에 천천히 집어 위주로 낚시하고 밤을 노려보기로 했다. 며칠 동안 계속된 폭염에 낮에는 낚시가 힘들지만 그래도 뒤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이온 물방울 덕분에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저수지 중앙의 분수에서는 연신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져 나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했다.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고재낚시글램핑장의 숙소.

▲야간축제장을 연상케하는 고재낚시글램핑장의 밤 풍경
채비를 던지자마자 미사일처럼 찌가 솟는 입질에 챔질하자 3치급 아기붕어가 첫인사를 한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붕어일 텐데 수줍은 듯 살포시 내 손안에 안겼다. 잠시 후 왁자지껄한 소리에 시선을 돌려보니 유치원생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자기와 비슷한 어린 붕어를 낚고는 신기한 듯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고재낚시글램핑은 가족이나 연인들이 주로 찾기에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약간의 소란스러움은 용인되는 곳이라고 한다. 여성 조사 둘이 나란히 앉아서 낚시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는데 보통의 낚시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많은 개체수의 붕어가 서식하고 있어 어린 아이 또는 낚시를 처음 접하는 여성도 붕어를 낚을 수 있는 점도 매력이었다. 아울러 토종 4짜 붕어도 자주 낚인다고 하니 전문 낚시인에게도 매력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4짜 붕어를 낚으면 찌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도 있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물욕이 꿈틀거린다. 낮에는 계속되는 붕어 치어들의 공습에 항복하고 방갈로로 피신해 에어컨 바람에 더위를 식혔다.
오후 6시가 되니 여기저기서 은은한 숯불 향에 고기 굽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넘실댄다. 캠핑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숯불 바비큐일 것이다. 잔디밭 또는 그늘막 천막 안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숯불 바비큐를 즐기며 시끌벅적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나도 시장기가 발동하여 준비해온 돼지고기를 철망 위에 올리고 숯불에 고기를 구웠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양평 지평 막걸리를 한 사발 들이키고는 안주로 돼지 바비큐를 한 점 먹으니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다.

▲필자(왼쪽)가 취재에 동행한 직장 선배 황인구 씨와 숙소 옆 잔디밭에서 돼지 바비큐로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

▲필자와 황인구 씨가 거둔 밤낚시 조과. 소란스러워도 어자원이 많아 충분히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숙소 내부. 퀸 사이즈 침대와 냉장과, 에어컨 같은 시설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화장실.
처음 보는 낚시터 프로포즈
저녁을 먹고 나니 서산의 해가 기울고 물가에 옅은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찌불을 밝히니 낚시터에 또 다른 세상이 열렸다. 돔과 그늘막에 형형색색 조명이 켜지면서 멋진 야경을 선사해준다. 낮에 보았던 풍경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 멋진 야경을 눈으로만 담기에는 아쉬워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방갈로 끝 약간 지대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불야성을 이루는 게 황홀함 그 자체이다. 맞은편에 보이는 방갈로 두 동을 한 프레임에 담고 셔터를 눌렀다. 한쪽 동에서는 한 가족이 늦게까지 바비큐를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고 그 옆에서는 혼자서 낚시하는 조사의 모습이 대비를 이루면서 나름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많은 컷의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데 필자의 바로 옆에서 낚시하던 방갈로 그늘막 천막 사이로 여러 개의 촛불이 눈에 띄었다. 의정부에서 여자 친구와 함께 출조한 유성록 씨가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여자 친구인 유윤선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다.
빔 프로젝트 영상이 재생되고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모아 편지 형식으로 제작한 앨범이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작은 양초와 장미 꽃잎이 사방에 널려 있다. 궁금증이 발동하여 어떻게 낚시터에서 프러포즈를 하게 되었는지 유성록 씨에게 물었더니 “보통 남자들이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프러포즈를 많이들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남들과는 다르게 해보고 싶었어요. 여자 친구가 낚시를 해 보는 게 오늘이 세 번째인데 처음으로 낚시를 할 때 붕어를 낚고서는 무척 재미있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낚시터에서 프러포즈를 하면 색다르면서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문득 필자가 프러포즈했던 때가 기억이 났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작은 양초를 테이블에 깔고 미리 준비한 프러포즈 문구가 담긴 카드를 전했었는데 양초가 동원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아이템인 것 같다.
낚시터에서 프러포즈를 하다니 역시 신세대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낚시터에서 이런 멋진 광경을 목격하게 되니 내게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 될 것 같았다. 아마도 프러포즈를 받는 유윤선 씨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은데 결혼 후 낚시터에 함께 동행 출조할 때마다 오늘의 추억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드론으로 촬영한 고재낚시글램핑장.
자리에 돌아와 밤낚시를 다시 시작했다. 곧바로 입질이 오는데 세 마디 올리는 것을 보고 챔질했는데도 이상하게도 헛챔질이다. 다시 채비를 던지자 곧바로 입질이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몸통까지 밀어 올린다. 빠른 스냅 챔질을 하자 손끝에 전해지는 힘이 대단하다. 잠시 실랑이를 하다가 물 밖으로 올라온 녀석은 턱걸이 월척이다. 이후 긴 대 짧은 대 할 것 없이 계속해서 붕어가 낚이는데 씨알은 6치부터 월척까지 다양했다.
붕어의 힘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찌올림이 환상적이었다. 두세 마디 올리는 입질은 본신이 아닌 예신이고, 거의 찌몸통까지 밀어 올리는 게 본신이니 찌올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넘어갈 정도였다. 그렇게 계속된 붕어 입질에 새벽 2시까지 많은 손맛을 보고서는 잠자리에 들었다.
자그마한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잠에서 깨어났다. 아침 낚시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낚시를 하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다. 아마도 밤새 방갈로 안에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추억 쌓기를 하느라 늦잠을 자는 게 아닌가 싶다. 다시 낚시를 시작해 보았지만 아침부터 달려드는 치어들의 성화에 낚시를 포기하고 철수를 결정했다.
낚시와 글램핑이라는 이색적인 낚시터에서 멋진 야경과 함께 프러포즈 장면까지 볼 수 있어서 기억에 남을 만한 출조가 된 것 같다. 거기에 풍족한 조과는 덤이었다. 겨울에는 송어낚시도 한다고 하니 겨울 풍경은 어떠할지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된다. 여름이 가기 전에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 멋진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고재낚시글램핑을 떠났다.
문의 010-8107-1199, 지평면 수곡리 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