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먼 바다 배낚시
반갑구나,
백도 봄 갈치야
이기선 편집위원
▲이기선피싱클럽 정성근 회장이 백도 앞바다에서 낚은 4지급 갈치를 보여주고 있다.
▲백도 해상에서 갈치 어신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인들.
2020년 남해 갈치 시즌이 개막했다. 낚시인들의 발길이 남해 바다로 향하고 있다. 갈치낚시는 생활낚시 대상어종 중에서도 톱클래스에 속한다. 낚시로 낚은 갈치는 ‘은갈치’로 불리며 맛이 좋아 가족들의 밥반찬으로도 환영을 받는다. 거래되는 가격도 제일 비싸다.
갈치낚시 시즌은 봄과 가을로 구분이 된다. 7월 한 달 금어기(7월) 기준으로 5~6월을 봄 시즌, 8~11월이 가을 시즌이다. 남해 갈치는 12월까지 낚이다 1월로 바뀌면 수온 하락과 함께 제주도 남쪽 먼 바다로 빠지면서 출조가 마감된다.
갈치 낚싯배는 부산, 거제, 통영, 진해, 남해, 삼천포, 여수, 고흥, 완도 등 남해안 전역에서 출항하고 있다. 봄에 잡히는 갈치는 가을에 잡히는 갈치에 비해 맛이 좋다. 입질이 예민해서 가을보다 낚시가 어렵고 시즌이 짧은 게 흠이지만, 1년 가까이 기다려온 마니아들에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백도.
5월 중순부터 남해안 전역에서 낚이기 시작
올해는 지난 5월 중순부터 남해안 전역에 갈치가 낚이기 시작했다. 나는 여수 뉴스타피싱선사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고 갈치낚시 출조 준비를 했다. 출조일은 5월 23일 토요일. 봄 갈치를 낚기 위해 수도권에 있는 14명의 낚시인들이 모였다.
여수 뉴스타피싱 선단 조상욱 대표는 “아직까지 갈치 출조를 하는 배들이 많지 않으니 포인트 다툼이 없습니다. 그러니 인천에서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내려오세요. 어차피 갈치낚시는 해가 져야 입질이 시작되니까 오후 3시 반에 국동항을 출발하면 얼추 시간이 맞습니다”하고 말했다.
5월 23일 주말 아침 8시경(가을에는 새벽 6시 출발한다) 경기도 부천을 출발한 28인 리무진 출조 버스는 안양, 수원을 차례로 들려 낚시인들을 태우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렸다. 낚시인들은 올해 첫 갈치낚시 출조라는 기대감에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가을에는 본격 시즌답게 국동항에 있는 대부분의 낚싯배들이 갈치낚시 출조를 한다. 그에 반해 봄 시즌에는 갈치 출조를 하는 배가 50%도 채 되지 않는다. 5~6월은 갈치 외에도 ‘대포알’이라고 불리는 갑오징어와 문어가 한창 낚이는 시기여서 갈치낚시와 양분해 출조하고 있다. 그리고 6월이 되면 먼 바다에 갈치와 함께 한치도 낚이기 시작하는데 갈치 금어기인 7월 한 달 동안 먼 바다는 한치를 낚는 배들로 불야성을 이루게 된다.
▲“으랏차차! 갈치야, 물어다오.” 꽁치 미끼를 단 카드채비를 힘껏 던지고 있는 낚시인.
▲1년 만에 갈치 낚시인으로 북적인 여수 국동항.
▲출조 일행이 탄 진프로호가 여수 국동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출조 버스는 오후 2시경 여수 국동항에 도착했다. 우리가 승선할 진프로호에는 개인 출조 낚시인 4명까지 해서 모두 18명이 올랐고 오후 4시경 국동항을 출항한 낚싯배는 3시간여를 달려 백도 근해에 도착했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백도의 멋진 풍광은 언제 봐도 경이로웠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선장과 사무장은 풍닻을 놓았고 날이 어둡기 전 낚시인들은 서둘러 갈치채비를 만들기 시작했다. 채비가 끝나자 날이 어두워졌고 배에는 환하게 불이 켜졌다. 깊은 곳에 흩어져 있던 갈치들이 이 집어등을 보고 몰려들어 낚시에 걸려드는 것이다. 선장은 어군탐지기에 찍힌 갈치 어군부터 살폈다. “자, 바닥을 찍은 다음 15미터만 올리세요. 그 수심층에 갈치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카드채비에 줄줄이 올라온 갈치를 들어 보이고 있는 낚시인.
▲인천 낚시인 김종현(이기선피싱클럽 기술고문) 씨가 갓 낚은 5지급 갈치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바늘마다 냉동 꽁치를 단 카드채비.
7월 갈치 금어기엔 한치 배낚시
낚시인들은 일제히 200호 봉돌이 달린 채비를 선장이 알려준 수심층에 맞춰 내렸다. 선장은 본격적인 낚시에 앞서 봄 갈치낚시에 대해서 주의해야 할 몇 가지를 알려주었다.
“봄철에 낚이는 갈치들은 입질이 예민하기 때문에 가을철에 비해 한 호수 작은 바늘(갈치 바늘 2호)로 바꿔 쓰는 게 좋습니다. 냉동 꽁치를 미끼로 쓰게 되는데 평소보다 작게 잘라 써야 입걸림이 잘 됩니다. 가을 갈치는 별도로 챔질을 하지 않아도 바늘에 걸려드는데 지금은 챔질을 해줘야 올릴 때 바늘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집어등이 켜졌지만 입질은 뜸했다. 밤 9시가 지날 무렵 드디어 집어가 된 듯 은빛 찬란한 갈치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선장 말처럼 씨알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주렁주렁 올라오는 갈치에 낚시인들은 신명이 났다. 나도 한 시간 이상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갈치낚시의 매력에 빠졌다. 낚시 초반엔 60~70m 수심층에 어군이 형성되었고 시간이 점차 지나자 15m까지 올라왔다. 이렇게 갈치들이 부상을 하면 쉽게 마릿수 조과를 올릴 수 있게 된다. 2.5지와 3지가 주종으로 낚였는데 간간이 4지, 5지급 갈치가 올라왔다.
▲5지 갈치를 낚은 필자. 봄부터 늦가을까지 여수 먼 바다로 갈치 출조를 할 예정이다.
▲취재일의 갈치 조과
▲갈치를 쿨러에 차곡차곡 쌓으며 갈무리 중인 낚시인.
갈치낚시는 밤낚시이기 때문에 ‘중노동’이라고 말들을 한다. 따라서 체력 안배를 해야 낚시를 즐길 수 있고 몸도 상하지 않는다. 또 10개의 바늘을 사용하는 낚시 특성상 채비가 번잡스럽고 엉키기 쉽다. 그래서 다른 낚시보다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여러 번 출조하여 요령만 익힌다면 쉽게 배울 수 있다.
밤새 갈치낚시를 즐긴 낚시인들은 여수 국동으로 철수하는 낚싯배 선실에 눕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졌다. 봄 갈치는 6월 30일까지 즐길 수 있으며 7월 한 달은 금어기여서 한치가 갈치를 대신하게 된다. 8월 1일부터 본격적인 가을 갈치 시즌이 전개된다.
취재협조 여수 뉴스타피싱 선단 010-4795-1214
출조문의 인천 이기선피싱클럽 010-8487-2672
FISHING GUIDE 1
봄 갈치 테크닉 9
1 평소(3호바늘)보다 작은 2호 바늘로 바꿔준다. 바늘 끝이 날카로운 제품이 좋다.
2 낚싯대는 초릿대가 잘 휘는 연질대를 선택한다. 연질대가 작은 입질에도 잘 반응한다.
3 미끼용 냉동 꽁치는 평소보다 작게 썰어서 사용한다.
4 냉동 꽁치는 필요한 양만 냉동박스에서 꺼내 쓰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많이 가져와 썰어놓으면 녹으면서 살이 흐물흐물 물러져서 물속에서 잘 떨어진다. 언 꽁치를 도마에 꾹꾹 눌러 똑바로 펴고 바로바로 썬 상태의 싱싱한 미끼를 써야 바늘에서 잘 떨어지지 않고 입질도 빠르다.
5 냉동 꽁치는 얇고 넓게 마름모꼴로 길게 썰어 사용한다.
6 바늘에 미끼를 꿸 때도 단단한 부위(꽁치 등)를 한 번 누벼 꿰는 게 좋다.
7 갈치 입질이 활발하다면 냉동 꽁치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활성도가 떨어져 입질이 약하면 풀치를 썰어서 미끼로 쓰면 입질이 다시 오기도 한다.
8 채비 맨 위쪽에 소형 집어등은 필수로 달아 쓰는 게 유리하다.
9 한 번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꽁치는 무조건 새 미끼로 교체한다. 특히 갈치 이빨 자국이 있는 미끼는 효과가 없다.
FISHING GUIDE 2
초리 흔들리면 3~4회 재빨리 릴링
봄 갈치는 입질이 다소 예민하여 주둥이에 바늘이 설 걸려 올라올 때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챔질이 필요한데 요령은 아래와 같다.
갈치가 입질을 하면 초리가 흔들리는 것으로 신호가 온다. 이때 전동릴 핸들을 잡고 재빠르게 3~4바퀴 정도를 감아주면 설 걸렸던 바늘이 주둥이 깊이 박히게 된다. 갈치는 대개 10개의 바늘을 사용하는데, 윗바늘에 갈치가 걸려 나오면 그 수심층보다 더 내려주고, 아랫바늘에 걸려 올라오면 조금 전의 수심층보다 2~3m 올려주어야 더 많은 바늘에 골고루 갈치 입질을 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