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연도
6월 첫 장마가 분수령
큰 놈들은 좀 더 깊게,
멀리 노려야
박정일 제로FG 전남지부장, 한국프로낚시연맹 회원
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연일 지속됨과 동시에 금오열도 벵에돔낚시도 본격 시즌에 접어들었다. 금오도, 안도, 연도권에서 잘지만 마릿수 조과를 보이는 중이며 먼 바다인 거문도, 삼부도권에서는 30~40cm에 이르는 중형급도 올라오는 중이다. 다만 아직은 수온 기복이 심한 초반 시즌이다 보니 조황이 들쭉날쭉한 상황이므로 너무 큰 기대감만으로 필드를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만큼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대비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미끼의 경우 요즘 유행하는 빵가루만 갖고 갈 것이 아니라 크릴 또는 홍갯지렁이 같은 생미끼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만약 벵에돔이 피어오르지 않거나 입질이 뜸할 때 생미끼를 사용하면 의외로 활발한 입질이 들어올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가 올린 벵에돔들. 아직은 25cm 이하 씨알이 많았다.

▲필자가 벵에돔을 올릴 때 사용한 빵가루 미끼와 염색 크릴.

▲필자가 낚시한 연도 넙머리 안통 높은자리 포인트.

▲연도 현지민이 돌돔을 낚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갯바위를 내려왔다.

▲연도 넙머리 안통 높은자리에서 올린 벵에돔을 보여주는 필자. 최대 28cm까지 낚였다.
염색 크릴을 섞은 빵가루를 미끼로 사용
지난 5월 30일. 연도 넙머리 인근에 잇는 안통 높은 자리에 내렸다. 이곳은 본섬에서 돌출된 지형인데 벵에돔 포인트로도 인기가 높지만 돌돔 처박기 포인트로 더 유명한 곳이다. 돌돔낚시 피크 때는 5짜급 돌돔들이 마릿수로 올라오는 곳으로 야영낚시를 하면 한밤중에 준수한 씨알의 농어도 많이 낚이는 포인트다.
물골이 잘 형성된 곳으로서 가까운 곳은 간조 때 6m, 바깥쪽 쪽으로 나갈수록 15m까지도 수심이 깊어진다. 이렇게 수심 차가 나다 보니 사철 다양한 고기가 올라오는 게 아닌가 추측된다. 아직은 초반 시즌인 만큼 벵에돔이 얕은 수심보다는 바깥쪽의 약간 깊은 곳에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포인트를 약간 멀리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미끼는 집에서 직접 염색해온 크릴과 물을 많이 섞어 만든 빵가루 미끼를 사용했다.
간조보다는 수위가 높은 만조 때 벵에돔이 잘 뜰 것으로 예상하고 밑밥을 품질하자 곧바로 자리돔이 우르르 부상했다. 그 틈 사이로 벵에돔도 부상하는 게 보여 희망적이었다.
물색도 맑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 느낌이 좋았는데 채비가 정렬되고 7m권에 미끼가 안착되자 찌가 쏜살같이 사라졌다. 역시나 올라온 것은 벵에돔이었다. 씨알은 20cm 전후급으로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본격 시즌을 알리는 녀석이라 무척 반가웠다.
제로씨(0c) 채비를 서서서 가라앉혀라
계속해서 밑밥으로 관심을 끌어봤다. 자리돔의 수도 처음보다 배로 늘어났고 드문드문 보이던 벵에돔들도 밑밥에 부상하며 바다는 곧 벵에돔의 잔치상이 되었다. 계속 해서 고만고만한 씨알의 벵에돔이 연달아 올라왔다.
잔 씨알 뒤에는 분명 큰 씨알의 벵에돔이 자리 잡고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채비를 좀 더 무겁게 조절해 멀리, 깊게 노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멀리서도 곧바로 입질이 이어졌다. 가까운 곳, 먼 곳 모두에서 벵에돔이 입질하는 상황. 그러나 여전히 씨알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확실히 장마철은 진입해야 씨알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다.
그런데 한창 낚시하던 중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나 돌아보니 갯바위를 타고 한 사람이 내려왔다. 깜짝 놀라 누구냐고 묻자 연도 현지 주민이란다. 직접 제작한 사다리로 갯바위를 타고 내려와서는 돌돔을 잡을 거라고 한다. 그만큼 이 포인트는 현지 주민들에게도 돌돔 포인트로 이름난 곳이다.
한편 취재일에 필자가 사용한 채비는 제로찌(0c) 채비이다. 벵에돔 활성이 약간 떨어질 때 필자가 자주 쓰는 채비법인데 제로찌(0)보다는 여부력이 작아 좁쌀봉돌을 물렸을 때 채비가 정렬되면 서서히 가라앉는다. 따라서 수심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예민한 벵에돔을 노릴 때 매우 유용한 채비법이라고 할 수 있다.
6월 첫 장마가 찾아오면 지금보다 약간 더 굵은 벵에돔들로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전에는 찌맛과 더불어 벵에돔과 잡어를 분리하는 워밍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출조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