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_홍천
강팔봉산 유원지에 은밀한 붕어터
권영수 다음카페 붕어&사랑 운영자, 이스케이프코리아 필드스탭
최근 경북으로 여러 차례 출조했지만 배수기라 그런지 기대만큼 조황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위를 피해 강원도의 강으로 강붕어낚시를 가기로 했다. 시원하고 깨끗한 물, 아름다운 풍경,
허리급 붕어가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는 홍천강으로….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산 자락의 어유포리에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팔봉산유원지가 있다. 그곳의 소에서 밤이면 굵은 월척붕어가 낚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스케이프 이정균 사장과 서울꾼 박수환씨가 동행했다.
5월 29일 오전, 서울에서 출발하여 서울양양간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강촌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어유포리까지 갔다. 서울에서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식당과 펜션이 즐비하고 캠핑장과 글램핑장도 들어서 있어 가족과 함께 찾으면 더욱 좋을 곳이다.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고, 밤이면 호젓하게 붕어낚시를 하면 된다. 붕어낚시터 상류 팔봉교 밑에서는 여울견지도 많이 즐기며 루어낚시에 쏘가리, 꺽지도 잘 올라온다. 팔봉산 둘레길을 따라 산행을 하는 사람도 많고, 맛집이 많아 미식가들의 발길도 잦은 곳이다.
이곳은 여울견지나 루어낚시인들이 주로 찾기 때문에 붕어낚시인은 보기 드물고 간혹 현지 낚시인들이 짬낚시를 즐기는 곳이다. 의외로 붕어 자원이 풍부해 낚이면 대부분 월척이며 4짜도 자주 출몰해 무시하지 못할 곳이다.
▲동틀 무렵에 낚은 허리급 월척을 자랑하고 있는 필자.
▲붕어낚시터 뒤쪽 도로에서 바라본 상류 모습. 팔봉교 다리 밑에서 여울견지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낚시터에서 하류를 바라본 모습.
▲강붕어로 진한 손맛을 본 이스케이프 이정균 사장.
▲현지꾼이 떡밥을 달아 던지고 있다.
▲동행한 박수환씨가 찌가 움직이자 챔질 준비를 하고 있다.
▲필자의 하룻밤 조과.
견지터와 루어터로만 알려져 있지만…
점심때쯤 현장에 도착하니 현지인으로 보이는 몇 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고, 살림망에는 좀 전에 낚았다는 허리급 월척이 한두 마리씩 들어 있었다. 필자는 중간쯤에 있는 모래톱을 중심으로 하류 쪽으로 20m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이스케이프 이정균 사장은 수중좌대를 설치하고 장대 위주로 대 편성을 하였다.
이곳은 팔봉유원지 주차장 아래쪽으로 여울이 내려오다 만입된 소를 이루고 있어 수심이 1.5~2m로 깊은 편이다. 다대편성을 해도 10명 정도는 낚시할 수 있는 규모이다. 붕어낚시 시즌은 4월 중순경 개막하여 가을까지 꾸준한 조황이 이어진다. 큰 비만 내리지 않으면 낚시 가능하며 큰물 진 뒤 물 흐름이 안정되고 나면 한 번씩 떼고기 조황도 기대할 수 있다. 자리에 따라 말풀이 자라 있는 곳들이 있어 약간의 작업을 해야 채비를 바닥에 안착시킬 수 있다.
미끼는 옥수수도 쓰지만 글루텐에 입질이 빠르다. 식사 후 해 질 무렵 자리에 돌아간 이정균 사장이 이내 입질을 받아 낚싯대가 휘어졌다. 걸면 월척이란 말답게 어둡기 전 33cm 월척이 올라왔다. 오늘밤이 몹시 기대되었다. 어둠이 찾아오자 찌불이 반짝이며 붕어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자정이 지날 때까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끔뻑끔뻑 졸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챔질 소리에 화들짝 놀라 졸음이 싹 달아났다.
새벽 2시 30분께 드디어 필자에게 신호가 온다.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는 순간. 찌불이 하늘을 찌른다. 잼질과 동시에 녀석은 거친 저항을 한다. 그러나 실망! 50cm가 넘는 누치가 아닌가. 한 시간쯤 지나 또 입질이 왔다. 이번엔 기다리던 월척붕어였다. 그 뒤로 한 시간 간격으로 입질이 왔고, 오전 10시까지 34, 31, 29cm 3마리를 낚았다. 하룻밤 낚시로서는 서운하지 않은 조과였다.
가는길 서울양양간고속도로 강촌톨게이트를 나와 우회전한다. 15분쯤 가면 광판초등학교 앞 삼거리에 이르고 팔봉산 방면 1시 방향으으로 좌회전한 뒤 2.5km 진행하면 하천 건너편으로 팔봉산 주차장이 보이고, 다리(어유포교)를 건너지 말고 400m 더 가면 좌측으로 붕어 포인트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는 홍천군 서면 어유포리 294-1(낚시터 뒤 곰테마펜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