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한강 잠실대교 남단에서

70cm 우창위 출현

문영호 네이버카페 배스룸 운영자

쏘가리낚시 20년, 예전에는 쏘가리를 잡으러 전국 팔도를 다 돌아다녔는데, 최근에 자영업을 시작한 뒤로는 일이 바빠 집에서 가까운 한강을 찾아 손맛을 대신하고 있다. 항상 그러듯 4월 26일에도 일을 마치고 잠실대교 남단 한강시민공원을 찾았다. 잠실선착장에서 잠실보 방향으로 이동하며 쏘가리 포인트를 뒤졌으나 새벽 2시까지 쏘가리는 낚지 못하고 대신 잉어를 비롯한 여러 어종으로 손맛을 봤다.
미노우 65sp를 달아 또 한 번 캐스팅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바닥에 걸린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밑걸림인 줄 알고 로드를 위아래로 흔드는데 잠시 뒤 무언가 꿈틀하는 느낌에 깜짝 놀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녀석과의 파이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필자의 장비로는 녀석과 대적하기에는 어려워 나는 로드 텐션과 드랙을 조절해가며 힘을 빼는 데 주력했다. 팔이 하도 아파 순간 줄을 끊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녀석의 얼굴을 보고 싶어 참고 견뎠다.  잉어라면 쭉 치고 나갈 것인데 이놈은 좌우측으로 째는 게 아니라 오로지 직진하면서 쏘가리처럼 쿡쿡 처박는 느낌을 받아 더욱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20여 분간 잘 버틴 끝에 드디어 녀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쏘가리도, 잉어도 아닌 생전 처음 보는 희한하게 생긴 괴어였다. 그래서 계측도 하지 않은 채 사진만 찍고 다시 한강으로 돌려보냈다. 길이는 대략 70cm 정도 되었는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중국에서 흘러들어온 우창위란 물고기였다.   

  ▲ 한강 잠실대교 남단에서 낚은 70cm급 우창위를 보여주고 있는 필자.

  ▲70cm급 우창위를 낚은 필자의 장비.

우창위(武昌魚)

우창위는 1996년과 2004년 강화도와 김포에서, 그리고 2013년 12월과 2014년 6월에는 한강에서도 낚였다. 중국 호북지방 담수호에 널리 퍼져 있는 잉어과 어류로 우창위 또는 단두방이라고 알려진 물고기다. 이 물고기는 2000년대 초 붕어와 잉어가 중국에서 들어올 때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에서는 60c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a다. 그런데 한강에서는 대부분 70cm급 전후의 씨알이 낚여 이 녀석들은 우리나라에서 10년 이상 자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