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천의 숨겨진 월척터인 율진수로. 겨울에도 얼지 않은 사계절 낚시터다.

▲ 율진수로 진입 기점인 율진교의 표석.

35도 이상의 폭염이 일주일째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회사 휴가 기간에 내가 근무하는  KPX케미칼(주) 낚시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합천 주변의 저수지와 수로 출조가 계획되어 있었다. 8월 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계획된 출조는 날씨가 무더워 신청자가 몇 명 빠지는 바람에 4명만이 출조하게 되었다. 출조 목적을 바꾸어 붕어의 손맛보다는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자고 생각하여, 합천댐을 둘러보면서 주변에 있는 맛집을 찾아 음식도 즐기는 낚시여행이었는데 이래저래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울산에서 차를 몰았다.

회사 낚시회 총무를 10년째 맡고 있는 나는 합천 현지의 낚시터 상황 및 포인트 답사를 위해 출조 전날 와서 밤낚시와 오전낚시를 하고 합천 중앙낚시에서 쉬고 있었다. 조과는 입질 한 번 받지 못한 꽝!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 현상과 가뭄, 그리고 배수가 원인으로 보였다. 합천은 7월 중순 이후로는 비가 오지 않아 민물 조황은 바닥권이라고 합천 중앙낚시 오택권 사장님이 말하시고는 근심에 찬 표정을 지었다.
회원들은 오후 5시경에 낚시점에 도착했다. 오늘밤과 다음날 아침까지 낚시할 장소 선정에 고심하고 있는 나를 보고는 오 사장님은 결심했다며 책에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는 율진수로를 추천해주셨다. 이곳은 오 사장님의 소개로 나도 알고 있던 곳이지만 취재를 겸한 출조였던 터라 망설이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먼저 제안해주시니 고맙기만 했다.

월척이 평균 씨알

경남 합천군 율곡면 율진리에 있는 율진수로는 황강으로 흘러드는 율곡천 중하류에 있다. 사계절 낚시를 할 수 있는 전천후 낚시터로서 겨울에 합천 지역의 수로는 다 얼어서 낚시가 불가능해도 이곳만은 얼지 않는다. 상류 지역에서 하우스 농사를 광범위하게 짓는데 이곳에서 따스한 물이 수로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겨울마다 합천호를 즐겨 찾는 필자는 합천호 조황이 부진할 때엔 율진수로를 찾아 손맛을 보곤 했다. 또 비가 많이 내리면 황강에서 어자원이 풍부하게 유입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체 낚시구간은 율진교 상류 약 300m 구간으로서 도로변 쪽에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으며 폭은 10여m.  수심이 깊은 곳은 3m, 얕은 곳은 1.5m이며 율진교 하류는 수심이 얕아 낚시할 곳이 없다.
배스가 유입되어 있는 이곳은 붕어 평균 씨알이 월척일 정도로 굵다. 입질시간대는 사계절 오후 4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그리고 아침이다. 아침이 골든타임으로서 입질은 11시까지 이어진다. 미끼는 글루텐이 좋고 찌올림은 시원해서 몸통까지 밀어 올리는 중후한 입질을 선물한다. 채비는 조금 가볍게 맞추는 게 유리하며, 요즘 유행하는 긴목줄채비를 세팅한 올림낚시도 좋다.
우리는 저녁에 율진수로에 도착하여 대를 깔았다. 하지만 열대야 탓에 밤에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일찍 차안에서 숙면하고 아침에 낚시를 하기로 했다. 5시경 나는 첫 입질에 29cm 붕어를 낚았고 아침 7시경 김동렬 회장이 33cm 월척을 올렸다.  낱마리의 붕어이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낚여준 월척과 준척이 반갑기만 했다.  

가는 길 - 다음지도에 ‘율진교’를 검색하면 수로의 위치와 형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88고속도로 고령IC를 빠져나와 쌍림 방면 26번 국도를 타고 3km 가면 쌍림중학교를 지나 귀원삼거리가 나오고 합천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33번 국도를 타고 12km쯤 가면 율진교차로에 이르고 율진리 이정표를 보고 진입해 마을 입구까지 간 뒤 마을 앞 갈래길에서 우회전하면 곧이어 율진교에 이른다.

■현지 문의  합천 중앙낚시 055-933-2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