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마보트 의암호 정출
명경지수明鏡止水
뱃놀이가 바로 이거로구나~
이영규 기자
매년 봄이면 붕어 보트낚시인들이 몰리는 춘천 의암호. 그중에서도 춘천시 서면 금산리에 있는 춘천문학공원 앞은 최고의 봄낚시 명당으로 꼽힌다. 본류에서 살짝 들어온 1만평 규모의 홈통으로, 올해도 연안 낚시인과 보트낚시인들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키는 의암호 수면에서 마그마 ‘멀티H좌대’를 타고 보트낚시를 즐기는 낚시인.
멀리 뒤편으로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이 보인다.
춘천시 서면 대산리에 있는 원일매점 앞 배터.
의암호 정출에서 굵은 붕어를 올린 마그마보트 회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문형철, 이호남, 윤기호, 임대우, 김창민 회원이다.
마그마보트 회원들과 의암호를 찾은 것은 지난 4월 18일. 이날은 마그마보트의 첫 정출날로 많은 인원이 참가할 것을 감안해 의암호로 장소를 정했다. 보트를 론칭한 곳은 춘천시 서면 금산리 배터로, 예전 원일낚시터 부근이다. 이곳에서 보트를 띄워 300m 상류에 있는 춘천문학공원 앞 홈통으로 출조한다. 좀 더 멀리 나가는 보트들은 4km 하류에 있는 붕어섬까지 가는데, 촬영 시기를 즈음해 이제 막 좋은 조황이 배출되던 시기였다.
토요일 오후 12시쯤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제 막 도착한 회원들이 보트를 펴고 있었다. 1m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수질의 의암호 물을 보니 가슴이 뛰었다. 고기를 못 낚더라도 이렇게 맑고 깨끗한 물에서 하룻밤을 지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명경지수明鏡止水라는 표현이 바로 이럴 때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의암호에서 실감한 H타입 보트 유행
한편 이날 월일매점 앞 배터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붕어보트들의 트렌드였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양 사이드에 길쭉한 튜브를 대고 그 위에 좌대용 상판을 얻는, 흔히 말하는 H타입 보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이다.
수상좌대를 표방하는 H타입 보트는 딱딱한 상판이 올라가 있어 꿀렁대지 않는 점이 최고의 장점. 이 위에 평소 쓰던 낚시텐트만 올리면 멋진 수상좌대가 완성된다. 그 외에도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몇 가지 주요 특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캐스팅이 편하다-일반 고무보트는 발판이 수면과 같은 높이다보니 캐스팅 때 약간 불편하다. 마치 맨땅 위에서 채비를 던지는 것과, 높은 좌대 위에서 던지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찌보기가 편하다-일반 고무보트에서 찌를 볼 때는 수면과 찌를 거의 같은 눈높이로 볼 수밖에 없지만 H타입 보트는 상판이 수면 위로 약간 떠 있기 때문에 찌 보기가 좀 더 수월하다. 역시 높은 좌대에서 찌를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상부 공간을 100%% 활용-일반 고무보트는 제원상 규격보다 내부 공간이 적은 게 단점이다. 예를 들어 300(길이 3m짜리 보트를 의미) 사이즈라 해도 튜브의 직경이 40cm 내외를 차지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제 내부 공간은 작게 나온다. 반면 H타입 보트는 상부에 얹는 상판의 넓이가 실제 활용 공간이 되므로 편리하다.
▶꿀렁거림이 적다-일반 고무보트가 고압 매트리스를 쓰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금속 재질 상판을 사용하는 H타입 보트에 비해 꿀렁거림이 좀 더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최근의 H타입 보트들은 부력재를 원형이 아닌, 낮고 넓적한 형태를 쓰고 있어 꿀렁거림이 매우 적은 편이다.
위와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몇 년 새 보트낚시계에 H타입 보트가 큰 인기를 끌었고 주요 업체에서 앞다퉈 H타입 보트를 출시하고 있다. 그런데 H타입 보트에도 태생적 단점은 존재한다. 일단 접었을 때 부피가 크고, 설치와 해체 시 일반 고무보트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일반 고무보트는 기본 몸체가 하나의 튜브로 돼 있기 때문에 바람만 주입하면 기본 형태가 완성된다. 여기에 링과 폴대, 밥상, 텐트 등만 설치하면 된다. 반면 H타입 보트는 양 사이드 튜브에 바람을 주입한 뒤 프레임 조립 후 상판을 얹어야 한다.
H타입 보트를 오래 탄 숙련자들은 “몇 번 해보면 금방 조립과 해체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일반 고무보트보다 약간 더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해체 후 짐의 수와 부피도 일반 보트보다 부담스럽다. 양쪽 튜브 가방 2개, 상판 가방 2개, 프레임 가방 1개, 폴대 가방 1개 등등 결코 만만치 않은 양이다.
보트낚시에서도 종종 행해지는, 갑작스런 낚시 여건 변화로 낚시터를 옮길 때도 H타입 보트는 일반 고무보트에 비해 불리하다. 고무보트는 바람을 빼낸 후 급한대로 대충 접어 부속용품을 챙겨 이동하면 되지만 H타입 보트는 부속물이 많고 부피가 커 ‘대공사’가 요구된다.
그러다 보니 이 둘의 차이는 보트 구입을 앞두고 있는 입문자들이라면 가장 심도 있게 결정해야 될 부분이다. 즉 ‘나는 빨리 펴고 빨리 접고 경우에 따라서는 낚시터 이동도 손쉬운 게 좋다’면 일반 고무보트를, ‘조립과 해체에 시간이 다소 걸리고 접었을 때 짐도 많고 부피도 크지만 수상좌대처럼 편한 낚시 여건이 좋다면 H타입 보트가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보트낚시인들 사이에는 “보트를 설치하는 시간과 노력 대비 1박2일로 보트낚시를 다녀오는 것은 너무 힘들다. 적어도 2박3일은 낚시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이 얘기는 일반 고무보트 시절부터 나온 얘기이므로, 훨씬 짐이 많고 부피가 큰 H타입 보트 이용자들은 더욱 절감하는 부분이다.
춘천문학공원 앞 홈통에 몰린 붕어보트들. 매년 봄 산란기 때마다 보트가 몰려 혼잡을 빚는다.
이도헌 회원이 둘레길 밑에서 올린 허리급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배터에서 마그마 ‘H멀티좌대’를 조립 중인 마그마레저 표기홍 상무.
납작한 튜브 위에 상판을 얹는 H타입 보트는 일반 보트에 비해 꿀렁임이 적어 인기가 높다.
멀리 경산에서 온 이도헌(경산 대자연낚시 대표) 회원이 벚꽃 핀 둘레길 밑에서 붕어를 노리고 있다.
춘천문학공원 포인트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한 낚시인들이 입구 쪽에서 수몰나무 지대를 노리는 장면.
마치 수상좌대에서 낚시하듯 망중한을 즐기는 표정이다.
마그마레저, 낚시인 취향 맞춰 주문제작도 가능
한편 H타입 보트 구입 예정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했던 ‘가격 문제’는 많이 해소된 분위기이다. H타입 보트를 전문으로 판매 중인 마그마레저(김포시 풍무동 소재)의 경우 낚시인이 원하는 사양으로 제작해주는 ‘커스텀 작업’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기존에 사용하던 노지용 좌대가 있다면 다리를 뺀 상판만 마그마레저로 보내 보트를 구성하면 된다. 즉 두 개의 부력재와 프레임을 기본으로 구입한 뒤 자신이 사용 중인 상판과 조합만 하면 되므로 전체 구입 가격을 줄일 수 있다.
만약 그 상태로 낚시를 해봤는데, 더 넓은 공간으로 키우고 싶다면? 더 큰 좌대를 또 구입할 필요 없이 추가 상판만 구입해 넓이를 확장하면 된다. 마그마레저에서 상판도 제작,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요청만 하면 원하는 곳(전후좌우 아무 곳에나)에 상판을 추가해 주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마그마레저는 커스텀 전문업체이다 보니 낚시인들이 원하는 ‘구조 변경’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상판 넓이 확장, 받침틀 고정 위치 변경, 날개 부위 추가, 엔진 트랜섬 위치 변경 등등 말 그대로 ‘원하는 대로’의 커스텀이 가능한 점도 마그마보트의 경쟁력이다.
붕어 산란 후 회복기 지나면 포인트 역시 확산될 것
취재일에 나는 마그마레저의 H3000 보트를 타고 낚시에 나섰다. 여기서 3000이란 3m 길이의 튜브를 말한다.
이 위에 2000X2000cm 넓이의 상판을 얹은 후 텐트 역시 2000X2000cm짜리를 얹었다. 상판 위에 칠 텐트는 동일 사이즈인 트라이캠프의 FO2020MW를 얹었는데 이 제품은 소비자가격이 54만8천7백원(실제로는 40만원 후반대 구입 가능)으로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제품이다. 본체의 암막 기능은 70%, 플라이를 덮으면 100% 암막이 가능하다. 요즘 2000X2000cm 사이즈 텐트는 싸도 100만원에 달하고 200만원이 넘는 제품도 판매 중인데 성능과 디자인, 편의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가성비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이 멋진 장비들을 갖추고도 이날 취재는 ‘보트 유람’에 그치고 말았다. 이미 며칠 전부터 찾아온 많은 보트들이 포인트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둘째 날은 낮부터 비까지 내려 강제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원하는 포인트에 들어가지 못한 낚시인들은 조황이 부진했지만 춘천문학공원 앞 A급 포인트로 들어간 낚시인들은 월척~4짜급 붕어로 푸짐한 손맛을 즐길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시즌 오픈 전부터 장박 중인 낚시인들로, 매년 이맘때 포인트 선점을 위해 일찌감치 출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한편, 봄 산란기 때는 포인트가 한정되기 때문에 보트낚시 포인트 경쟁은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게 된다.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알려진 보트낚시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붕어 산란이 끝난 후 회복기로 접어든다면 포인트는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다. 이번 기사가 나간 이후인 5월 15일 이후가 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취재협조 마그마레저 010-9518-2222
내비 입력 춘천시 서면 금산리 385-1(배터 인근)
김창민 회원이 올린 의암호 월척들.
취재일 마그마보트 회원 중 가장 붕어를 올린 김창민 회원이 4짜급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낚시를 마친 회원들이 배터에서 보트를 해체하는 장면.
둘레길에서 바라본 배터 입구 원일매점 일대. 이곳에 주차를 한다.
이도헌 프로가 사용한 보배 붕어 낚싯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