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충청 이북권 결빙이 예년에 비해 한참이나 늦춰졌다. 게다가 ‘반짝 추위’로 결빙 상태도 좋지 않았다. 경기 화성과 인천 강화권을 눈여겨보며 날씨가 추워지기를 기다렸는데, 얼었다가도 날씨가 풀리면 금방 녹아버려 출조가 쉽지 않았다.

매년 얼음낚시로 호황을 보이는 강화권도 올해는 녹록한 상황이 아닌 듯했다. 그러다 1월 중순 이후 다시 찾아온 한파에 인천 강화군에 있는 석모도 어류정수로를 찾았다.

정오 무렵 햇살 퍼질 때가 피딩 타임

지난 1월 18일 서울에서 온 김종식 씨와 만나 어류정수로로 향했다. 오전 8시에 수로에 도착하니 이미 서너 명의 낚시꾼이 발 빠르게 얼음구멍을 뚫고 낚시하고 있었다.

어류정수로는 연안을 따라 갈대가 띠를 이루는 포인트다. 수로 중심부에 큰 붕어가 붙을 만한 말풀수초가 있을까 싶어 확인해 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갈대 주변을 공략하는 것이 입질 받기 유리한 상황.

연안 갈대 언저리에 얼음구멍을 뚫었다. 얼음 두께는 10cm 정도로 무난한 결빙 상태를 보였다. 일조량 많은 연안 수초 언저리는 물이 얼음 위로 올라올 정도로 얼음이 얇은 상태였다. 서둘러 꿈틀거리는 싱싱한 지렁이를 달아 얼음구멍에 입수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였다.

고패질로 붕어를 유혹했지만 기대만큼 입질해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옆에 앉은 김종식 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면서 8치 붕어를 올리는 것이 보였다. 김종식 씨가

두 마리를 낚아내는 동안 나에게는 입질이 없었다. 영하의 기온이지만 햇살이 퍼지면서 붕어의 활성도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꾸준히 고패질을 하며 입질을 기다렸다. 마침내 나에게도 입질이 왔고 8치 붕어를 올릴 수 있었다.

큰 지렁이 꿰었더니 37cm 월척!

그 후로 입질이 없어 포인트 이동을 결정. 주변을 둘러보다 연안에 소량의 부들과 갈대 수초가 있는 곳이 보여 그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좀처럼 입질이 없어 기온이 오르는 오후낚시에 집중하기 위해 점심을 먹으려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자리로 돌아와 보니 입질이 들어왔는지 찌 두 개는 보이지 않았고 하나는 몸통까지 올라와 있었다. 미끼를 갈아주고 다시 집중하니 곧바로 입질이 들어와 8치, 9치 붕어 두 마리를 낚아 올렸다. 입질이 심심치 않게 이어졌지만 고만고만한 씨알이 조금 아쉬워 큰 지렁이로 미끼를 교체! 큰 지렁이의 시각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찌가 스멀스멀 올라와 챔질하니 묵직함이 느껴졌다. 어렵사리 올린 붕어는 37cm 월척. 그 뒤로도 계속 굵은 지렁이에 입질이 이어졌고 수로 반대편에 있던 낚시꾼들도 내가 있는 연안 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빙기에는 안전이 최우선

낚시에만 집중하다 보니 붕어를 담아둔 얼음집이 녹아 구멍이 커지면서 사진을 찍기도 전에 모두 자연방류 되고 말았다.남은 건 고작 씨알 큰 월척 한 마리였다.

오후 3시가 되자 입질이 뜸해졌고 바람이 터져 철수를 준비했다. 조금은 아쉽지만 월척 두 수를 포함 10여 마리 조과로 낚시를 마칠 수 있었다.

출조 당일의 입질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였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고패질을 자주 해주는 동시에 큰 지렁이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입질이 없으면 한 자리를 고수하지 말고 자리를 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지나치게 수초가 빼곡한 곳은 오히려 씨알이 잘거나 마릿수 조과를 거두기 힘들므로 수초가 듬성하게 분포한 곳을 찾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 물 속에 말풀수초가 있는 곳을 선호하는데, 씨알 굵은 붕어가 잘 붙는 여건이다.

이번 얼음낚시는 결빙 시기가 늦은 만큼 해빙기도 빨리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얼음낚시 안전사고는 결빙기와 해빙기에 가장 많다고 하니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안전하게 얼음낚시를 즐기시길 바란다.

내비 입력 인천 강화군 삼산면(어류정낚시터 간판을 보고 진입하면 우측에 수로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