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특강

보리멸 루어낚시 ABC

최종찬 영동루어클럽 회원

보리멸 루어낚시는 일본에서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내가 낚시춘추 8월호(394p)에 처음 소개하였다. 그 기사를 본 독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이번호에는 그 궁금증을 풀어드리고자 보리멸 루어낚시의 상세한 채비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리멸 루어낚시는 어렵지도, 그렇다고 아주 쉽지도 않다. 누구나 간단한 채비로 쉽게 잡을 수 있지만, 어떤 장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조과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보리멸 루어낚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또 채비를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있어도 쉽게 첫발을 내딛기가 쉽지가 않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보리멸은 고급 생선으로 인식되지 못한 것도 낚시장르가 활성화 되지 못한 큰 이유다.

  ▲유동식 편대 채비를 사용해 보리멸을 낚은 강릉의 김남규씨. 보리멸이 바늘을 완전히 삼켰을 때 물고기 집게를 이용하면 바늘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7.8ft ML액션의 튜블러 타입 볼락로드에 0.6호 합사와 1.75호 쇼크리더를 사용해 낚은 보리멸.

  ▲유동식 편대채비의 모습. 위는 라인스토퍼를 사용하였고, 아래는 작은 구멍에 걸리게끔 스위벨을 사용하였다.

  ▲고정식 편대채비의 모습.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대와 싱커를 연결하였다.

  ▲보리멸낚시에 사용하는 편대의 종류. 좌측은 보리멸 전용 편대, 우측은 일반적인 편대이다.

  ▲보리멸 루어에 사용되는 갯지렁이 형태의 웜 종류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웜은 바늘 끝에서 1~1.5cm를 벗어나지 않게 끼워줘야 입걸림이 잘 된다.

  ▲목이 긴 바늘을 사용하면 보리멸이 바늘을 완전히 삼키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보리멸 루어낚시의 매력

보리멸낚시 조과는 생미끼를 사용한 원투낚시가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굳이 루어낚시를 추천하는 이유는 장비가 가볍고 이동성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루어낚시는 기동성이 뛰어나며 백사장, 테트라포드, 갯바위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접근성도 좋다. 그리고 갯지렁이를 끼는 번거로움도 없어 여성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장르 불문하고 보리멸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채비이다. 물론 어설픈 채비로도 충분히 낚을 수 있는 보리멸이지만, 낚시의 재미를 보장받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수학공식처럼 기본적인 채비방법은 숙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한 장르에 입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로드와 릴이다. 하지만 보리멸 루어낚시의 경우 채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리멸 루어낚시를 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는 점은 ‘어떻게 하면 정확한 후킹을 할 수 있을까? 미스 바이트를 줄일 방법은 없을까?’였다. 이 문제점은 결코 로드와 릴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다른 어종과는 다르게 흡입으로 먹이를 취하는 보리멸은 더욱 그렇다. 때문에 후킹과 직결되는 바늘과 편대채비야 말로 보리멸 루어낚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로드와 릴
보리멸 루어낚시는 여름이 주 시즌인만큼 더운 날씨에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따라서 가급적 장시간 사용에 무리 없는 라이트한 장비를 추천한다. 근래 볼락장비 못지않게 에깅 장비가 경량화되어 이 두 장비를 소지하고 있다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7~8ft 내외의 로드에 루어웨이트 10g 정도면 충분하며, 싱커 운용에 좋은 튜블러 타입의 로드가 있다면 더욱 좋다. 일본에서는 아부가르시아에서 나오는 보리멸 전용 로드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백사장에서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8.6ft로 긴 편이다.
릴의 경우 1000번에서 2500번 사이 크기에 합사 0.6~0.8호가 감겨 있으면 되고, 바닥지형이 모래나 뻘이 대부분이라 밑걸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쇼크리더가 가늘면 복어의 공격에 바늘 매듭이 끊어지거나, 바늘을 제거할 때 쇼크리더가 터지고 늘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1.5호 이상 쇼크리더를 추천한다.

가지채비

보리멸 루어낚시는 기본적으로 2개의 바늘을 사용한 가지채비를 사용한다. 보리멸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기에 곧잘 두 마리씩 올라오며, 특히 여러 개의 웜은 어필력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가지채비의 기본적인 방법은 뒷페이지에 있는 <그림>과 같다. 편대와 가지매듭과의 길이를 보통 30cm로 하며, 채비 엉킴이 걱정된다면 20cm로 줄이고 활성도가 낮은 상황이라면 40cm까지 길게 잡아 주는 게 좋다. 가지바늘 목줄의 길이는 5cm, 가지매듭과 아랫바늘과의 길이는 15cm로 잡아주면 채비 엉킴도 적고, 원투에 편한 가지채비를 만들 수 있다. 간혹 바늘 끝에 구슬이나 소프트타입의 웜키퍼를 달아 웜 이탈을 방지하고 어필을 증대하기도 하지만 밝은 형광색을 사용할 경우 복어의 눈에 더 잘 띄어 채비손실이 크기 때문에 밝은 색은 피해야 한다.

편대
보리멸 루어낚시에 관하여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편대이다. 일본이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국내에는 보리멸 루어 전용 편대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해외직구를 하였지만 모두에게 직구를 권할 순 없다. 그러나 사실은 간단히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편대이다.
원투낚시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L형 편대에 고리추를 달면 된다. 단지 보리멸 전용으로 편대 양 끝 구멍의 크기가 다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이것 또한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구멍 크기가 다른 것을 사야 되는 이유는 보리멸 루어낚시는 상황에 따라 유동식과 고정식 편대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유동식 편대는 목줄과 바늘을 직결로 연결하여 입질을 정확히 받는 장점이 있어 초보자도 쉽게 낚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에 반해 고정식 편대는 목줄을 편대에 연결하여 싱커를 통해 바닥지형을 읽기 좋다. 흔히 보리멸은 모래와 뻘로 이루어진 지형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큰 사이즈의 보리멸은 약간 암초가 섞인 지형에서 자주 낚이기에 밑걸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정식 편대를 많이 사용한다. 또한 원투의 비거리가 길 경우 운용 도중 의도치 않는 밑걸림을 예방하기 위해 고정식 편대를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위 두 상황에 적절한 운용을 위해 편대 양쪽 구멍이 다른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루어
보리멸 루어낚시에 특화된 갯지렁이 형태의 웜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가는 타입과 굵은 타입이 있는데, 가는 웜은 작은 사이즈를 낚기 쉽고, 굵은 타입은 큰 사이즈를 골라 낚을 수 있다. 요즘과 같은 보리멸 산란시즌엔 큰 보리멸이 연안 가까이 들어와 낚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으나 마찬가지로 아주 작은 보리멸 또한 많이 들어와 있어 사이즈 선별을 위해 굵은 타입의 웜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굵은 웜을 사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큰 바늘을 써야 하며, 웜은 바늘에서 1cm 이상 벗어나지 않게 끼우는 것이 좋다.

바늘
보리멸 루어낚시는 바늘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리멸 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늘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보리멸 전용 바늘만 수십 가지가 출시되어 상황과 장소에 맞게끔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비슷한 형태의 바늘을 찾는다면 볼락 싱글 훅과 전갱이 싱글 훅이다. 웜을 끼울 수 있도록 목이 긴 것이 보리멸이 바늘을 삼키는 것을 방지한다. 특히 전갱이 싱글 훅은 탄성이 없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형태라 랜딩 도중 빠지는 것을 방지해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바늘 사이즈는 루어바늘 기준 8호와 10호를 사용한다. 보리멸 산란기인 7월의 경우 10호를 사용하면 작은 크기의 보리멸이 섞여 낚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주로 8호를 사용한다. 특히 산란기에는 어린 개체가 많고 호기심 또한 상당해 가급적 큰 호수의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릴리즈 요령

작은 보리멸은 릴리즈가 당연한데, 잡아서 놓아준다 하더라도 데미지를 최소화하여 놓아주기 매우 어렵다. 훅이 깊숙이 박혀 있는 경우도 많고, 보리멸은 비늘이 쉽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먼저 보리멸을 손으로 잡지 말고 플라이어나 포셉가위로 바늘만 잡고 흔들면 대부분 빠지기에 먼저 시도해 보아야 하며, 어린 개체가 많이 낚일 경우 씨알 선별을 위해 웜과 바늘을 조금 더 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