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의 해결사, 잠길찌낚시 3
악조건의 해결사, 잠길찌낚시 2
조류 강한 곳의 잠길찌낚시
하강속도 빨라도 바닥에 안착할 수 있을 만큼 봉돌 분납
김한민 여수 한일낚시 대표·HDF 바다필드스탭
필자가 잠길찌낚시를 사용하는 낚시상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감성돔의 활성도가 떨어져 입질이 예민해져 있을 때, 둘째 6~8m 이상 되는 깊은 수심에서 바닥이 일정하지 않고 지형이 들쭉날쭉하여 반유동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지형에서다.
이런 들쭉날쭉한 지형은 찌매듭을 하지 않는 전유동으로도 공략이 가능하지만 바닥에서 입질하는 감성돔을 공략하기에 전유동채비는 느리게 하강하므로 부적절하다. 또 전유동은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조류가 갈 때(앞에서 정면으로) 채비를 흘려야 효과적인데 반대로 먼 곳에서 발밑으로 들어오는 조류에서는 낚시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잠길찌낚시는 조류가 횡으로 가든, 앞으로 밀려오든, 전방으로 뻗어나가든 방향에 관계없이 공략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단, 수심이 5m 이하의 얕은 곳에서는 잠길찌낚시를 구사하기 힘들므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지난 11월 28일 여수 횡간도를 찾은 필자가 잠길찌낚시 도중 견제 동작을 반복해주고 있다.
주변 바닥 중 제일 얕은 수심에 찌매듭을 맞추고 낚시 시작
이제부터 조류의 강약에 따른 잠길찌낚시 채비 만들기와 사용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잠길찌낚시는 채비를 만들기 간단하면서도 효과는 강력한 낚시기법이다. 본격적인 낚시에 앞서 먼저 공략하고자 하는 바닥의 지형과 수심을 알아야 효과적으로 잠길찌낚시를 할 수 있다. 필자는 다섯 곳에서 많게는 아홉 곳으로 나눠 바닥수심을 탐색하는데, 탐색 방법은 반유동채비에 목줄까지 연결한 다음 목줄 끝에 바늘 대신 2호 내외의 도래봉돌을 매달아 사용한다. 임의로 나눈 5~9곳의 수심을 모두 체크하고 나면 탐색했던 지형 중 제일 얕은 곳의 수심에 맞춰 찌매듭을 짓고 낚시를 한다.
낚시방법은 조류가 흐르는 방향이나 조류의 강약에 따라 결정하는데, 만약 조류가 발밑에서 정면으로 뻗어나가는 조류라면 제일 얕았던 수심에서 시작하여 점차 깊은 곳으로 이동시켜가며 견제를 반복해주면 되는 것이다.
일단 채비를 만들어보자. 반유동채비에 어신찌보다 무겁도록 목줄에 봉돌을 분납만 해주면 된다. 어신찌는 수심과 조류의 흐름 속도에 따라 선택한다. 수심이 6~8m 사이라면 0.5호를, 10~13m 전후라면 1호를, 15m 이상이면 2호를 고른다. 단 수심이 얕아도 조류가 생각보다 강하게 흐른다면 호수를 한 단계 올려 사용한다.
잠길찌낚시 채비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감성돔은 벵에돔처럼 가볍거나 예민하게 맞추지 않고 여유 있게 봉돌을 달아줘도 관계가 없다. 잠기는 속도보다 채비가 조류에 떠밀리지 않고 목줄 제일 하단부에 있는 봉돌이 바닥에 닿게 해주는 게 최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부력이 3B인 1호 어신찌를 선택했다면 어신찌 아래에 먼저 -1호 수중찌를 매달고 그 밑에 있는 목줄에는 여부력인 3B보다 더 무겁게 합계 4B~5B 봉돌을 분납한다. 또 조류 강약에 따라 달아주는 봉돌 개수도 달라진다. 만약 조류가 적당한 속력으로 흐른다면 2B 봉돌을 상단에 달아주고 B봉돌 2개를 중간지점과 하단에 일정간격을 두고 달아준다. 그러다 조류가 더 빠르게 흐른다면 B봉돌 1개를 떼어내고 2B 봉돌을 물려준다. 그래도 조류에 밀린다면 상단부와 중간지점에 있는 2B 봉돌을 떼어내어 제일 하단부에 있는 봉돌에 붙여준다. 그래도 조류가 극복이 안 된다면 어신찌와 수중찌를 고부력으로(1호→2호) 교체해준다.
잠길찌낚시에서 목줄 길이는 조류 상황에 따라 조절한다. 조류가 느리게 갈 경우에는 3~4.5m로 길게, 조류가 빠를 경우에는 1.5~2m로 짧게 만들어 주어야 채비 운영이 쉽다. 바늘은 감성돔 2~3호가 적당하고, 크릴은 감성돔이 받아먹기 쉽도록 머리와 꼬리를 제거한 뒤 달아주는데 밑걸림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바늘 끝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준다.
입질은 대부분 낚싯대를 들어줄 때 온다
채비 세팅이 끝났다면 낚시를 시작할 차례다. 앞서 얘기했듯 찌매듭은 탐색했던 제일 얕은 수심에 맞춘 뒤 낚시를 시작한다. 채비를 캐스팅 후 구멍찌에 찌매듭이 닿는 순간부터 차츰 채비가 정렬이 되고 그 후 어신찌가 물속에 잠겨들기 시작하는데, 목줄 제일 하단부에 달아놓은 봉돌이 바닥에 닿게 되면 채비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멈추게 된다. 그럼 바닥에 닿아 있는 봉돌 하단부의 바늘과 목줄(길이 30~50cm)은 바닥에 누운 상태가 된다.
봉돌이 바닥에 닿는 것은 찌가 내려가다 멈추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물색이 맑은 곳은 2m,흐린 곳은 1m 정도로 보면 얼추 비슷하다. 만약 찌밑수심을 6m에 맞춰 낚시를 한다면 7~8m 수심대까지는 찌를 보고 봉돌이 닿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10m 이상으로 깊어질 경우에는 순전히 거리와 하강하는 속도로 계산하여 예상해야 한다. 바닥 수심이 10m 라고 가정할 때 물색이 맑아 시야가 확보된(2m) 곳을 지나면 미리 맞춰놓은 찌밑수심 6m에 2m가 더하여 8m를 내려간 것이다. 찌가 시야에서 사라진다면 이때부터 채비가 수면에서 잠긴 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의 시간만큼 더 내려가면 바닥에 닿은 것이라고 추정한다.<그림 참조>
채비가 바닥에 닿으면 일정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조류가 흐르는 방향으로 견제를 반복해가며 입질을 유도하는데, 그동안 경험에 의하면 봉돌이 바닥에 닿아 입질을 기다리는 시간은 10초 전후가 적당하다. 시간이 더 길어지면 조류에 떠밀려 결국 밑걸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입질은 대부분 낚싯대를 살며시 들어 올릴 때 오게 되는데 초릿대까지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로 나타난다.
한편 발밑으로 밀려들어오는 조류에서는 발판이 높은 곳으로 자리를 옮겨 최대한 먼 곳에 채비를 투척한 후 채비가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멈추면 견제와 동시에 채비를 앞으로 끌어주고, 다시 견제를 반복해주며 입질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