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의 해결사, 잠길찌낚시 3

감성돔낚시용 1

무조류 잠길찌낚시

조류가 없을 때 강력한 탐색효과 

찌 잠기는 속도 = 크릴 하강 속도로 맞춘다

최수원 쯔리겐FG·명조회 신한국지부 회원

잠길찌낚시는 어신찌의 부력보다 봉돌 무게를 무겁게 만들어 면사매듭이 구멍찌에 닿으면 그때부터 천천히 물속에 잠겨들도록 하여, 미끼가 바닥에 닿으면 그때부터 낚싯대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바닥을 집중적으로 더듬는 방법을 말한다. 잠길찌낚시는 저수온기나 대상어의 활성도가 떨어졌을 때, 반유동이나 전유동낚시로도 공략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법이다. 필자는 조류의 움직임이 없을 때 잠길찌낚시를 즐겨 사용한다.

조류가 없으면 감성돔은 바닥에 웅크린다

릴찌낚시의 생명은 조류의 흐름이다. 활발하게 입질을 하다가도 조류가 흐르지 않으면 금세 입질이 끊어지는 경험을 많이 해보았을 것이다. 이럴 때 입질이 사라졌다고 해서 감성돔들이 다른 곳으로 떠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며 다만 깊은 곳에 웅크리며 최소의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일반 찌낚시 채비에는 걸려들지 않는 것이다. 이때 잠길찌낚시를 하면 깊은 곳에 웅크린 감성돔도 낚을 수 있다.

  ▲필자가 잠길찌낚시 채비에 주로 사용하는 구멍찌와 수중찌들.

  ▲잠길찌낚시 채비를 만들고 있는 필자.

바닥수심 체크는 시간을 두고 꼼꼼하게

이 낚시기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낚시하기 전에 바닥 수심을 알고 있어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고 공략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반드시 낚시하기 전 시간을 두고 꼼꼼하게 바닥을 읽을 수 있도록 탐색을 한다. 포인트 탐색 방법은 갯바위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공략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6등분으로 나눈 다음 좌측부터 우측으로 더듬어 나가며 바닥 수심을 체크해 나간다.

이때 반유동채비에 목줄을 달지 않은 상태에서 도래 바로 위 원줄에 5B~1호 봉돌을 달아 준 다음 탐색하고자 하는 포인트에 캐스팅한다.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내려가던 원줄이 멈추는데, 이때 면사매듭의 위치로 바닥 수심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면사매듭은 시인성이 좋은 붉은색을 사용한다. 원줄 10m 지점에 면사매듭을 하고 낚시자리에서 캐스팅 후 면사매듭이 찌와 함께 수면 속에 잠기면 10m보다 수심이 더 나오는 지역이며, 면사매듭이 찌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찌가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는다면 수심이 10m가 안 되는 곳이다.
이런 방법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수심을 체크하면 정확한 수심과 주변 수심보다 깊은 물골을 찾아낼 수 있다. 감성돔은 깊은 물골 속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만약 이런 물골이 없는 경우에는 차선책으로 수중여를 찾는다. 방법은, 밑걸림이 생겨도 쉽게 터트릴 수 있도록 다소 약한 0.8~1호 목줄을 1m 정도 도래와 연결한 후 바늘을 묶어서 밑걸림이 있는 곳을 더듬어 찾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어신찌의 정확한 여부력을 알아야

포인트 탐색을 마쳤다면 원줄에 달았던 포인트 탐색용 봉돌을 떼어내고 본격적으로 잠길찌낚시를 시도할 차례다. 잠길찌낚시에서 목줄채비가 바닥에 닿는 느낌을 인지하거나 하강 속도 등을 조절하려면 구멍찌의 정확한 여부력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1호 구멍찌 밑에 1호 수중찌를 달고 목줄에 2B를 달았을 때는 찌가 잠기지 않다가 3B 봉돌을 달았을 때 비로소 서서히 잠기기 시작하면 그 1호 구멍찌의 여부력은 2.1B~2.9B가 되는 것이다.
만약 여부력이 3B 정도 나온다면 필자는 바늘 근처 목줄에 어신찌의 여부력과 동일한 3B 봉돌을 달아주고, 바늘에서 제일 먼 도래 밑에는 G2~G4의 작은 봉돌을 달아준다. 그럼 G2~G4의 무게로 채비가 서서히 잠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바닥을 집중적으로 더듬는 이 채비는 자연히 밑걸림 발생이 높다. 따라서 되도록 작은 바늘(감성돔 1~2호)을 사용하고 크릴은 큰 걸 골라 바늘 끝이 크릴 밖으로 나오지 않게 사용한다. 만약 깐새우가 있다면 크릴보다 밑걸림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목줄 길이도 너무 길지 않게 2~2.5m 길이로 사용하는 게 좋다.

바닥수심이 10m라면 찌매듭은 8~9m 수심에 체결

채비가 완성되면 포인트 탐색 때 미리 찾아놓았던 물골(주변보다 깊은 수심대)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공략 수심이 만약 10m라면 면사매듭은 전체 수심보다 1~2m 얕은 8~9m에 맞춰 사용한다. 8~9m까지는 빨리 내려가고 이후 1m 구간은 아주 서서히 가라앉게 하고자 함이다.
채비를 캐스팅하면 목줄채비가 빠르게 하강하고 면사매듭이 찌에 걸리면 찌가 서서히 잠기면서 목줄채비도 서서히 바닥층을 향해 가라앉기 시작한다. 그러다 바늘이 바닥에 닿으면 내려가던 채비가 멈추고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 물색이 맑은 곳에서는 찌가 더 이상 잠겨들지 않고 수중에 떠 있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채비 운용 방법은 계절과 당일 대상어의 활성도에 따라 달리한다. 가을철이라면 10m 수심에서는 7~8m 지점에 면사매듭을 지어주고, 겨울철이라면 8~9m 수심에 맞춰 내린다.
조류가 가지 않을 때는 특정 포인트에 밑밥을 주고 채비는 그보다 멀리 던진 다음 봉돌이 바닥에 닿아 더 이상 가라앉지 않았을 때 채비를 살짝 초릿대로 들어 1m 들어주고 다시 가라앉히기를 반복하면서 입질을 유도한다. 감성돔 입질은 낚싯대를 살짝 들어줄 때 ‘투둑’ 하고 들어오는데, 대부분 원줄을 가져가는 형태로 온다.
채비가 정렬된 후 찌가 물속에 잠기는 속도는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야 하는데, 가장 좋은 하강속도는 밑밥 품질 후 크릴이 내려가는 속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