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의 해결사, 잠길찌낚시 2

벵에돔낚시용 1

조류의 강약에 따른 잠길찌낚시

약한 조류엔 제로찌, 본류대에서는 2B~5B 찌 사용

김태규 아티누스 필드테스터

잠길찌낚시는 수중찌와 봉돌을 어신찌보다 무겁게 달아서 채비 전체가 물속에 서서히 잠겨들도록 하는 조법이다. 따라서 외부 환경에 찌가 노출되지 않아 거친 바다 상황에도 자연스런 채비 내림이 가능하며 중상층보다는 주로 중층부터 중하층에 머무는 벵에돔을 공략할 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이 채비법은 벵에돔이 피어오르지 않을 때, 혹은 울릉도 같이 깊은 수심에 사는 벵에돔들을 공략할 때 유리하다.
벵에돔을 대상으로 하는 잠길찌낚시는 최저부력인 투제로(00)에서 최고 5B 정도면 대부분의 필드에서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저부력이든 고부력이든 원줄과 목줄, 미끼가 완전히 정렬이 된 후에 찌가 잠기게 하는 것이며, 잡어 유무나 조류의 강약에 따라 어신찌의 선택이 달라지고 물속에 잠기는 속도 또한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조류가 빠르거나 잡어가 많을 경우 2B 이상의 고부력찌(2B 이상은 벵에돔낚시에서는 고부력에 속한다)를 사용하여 빨리 내려주고, 반대로 조류가 느리거나 잡어가 없을 경우 제로찌 이하를 사용하여 서서히 내려준다. 이렇게 잠길찌가 잠기는 속도를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조절하려면 미리 어신찌의 여부력을 정확하게 테스트한 상태여야만 가능하다.

①조류와 잡어가 없을 때바늘, 미끼 무게로 서서히 하강시킨다

▶제로찌
제로찌(0)라 해도 여부력이 남아있다. 여부력에 대한 봉돌을 찌멈춤봉이나 조수고무 바로 아래에 장착하여 찌매듭이 구멍찌에 닿으면 찌가 잠길 듯 말 듯 하다가 목줄이 완벽히 정렬되면 미끼와 바늘 무게로 가라앉기 시작하게 만든다. 그렇게 하려면 사전에 잠길낚시로 사용할 찌는 정확한 여부력을 테스트해서 알아야만 제대로 된 잠길낚시가 가능하다. 잠기는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하고 싶다면 목줄에 좁쌀봉돌을 더 추가하면 된다.
<그림1>은 여부력이 G5인 제로찌 사용방법으로 근거리에서 조류가 약할 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채비법이다. 여부력에 해당되는 G5 봉돌은 조수고무 바로 밑에 달아주어 부력을 상쇄시켜준다. 이때 찌매듭이 구멍찌에 닿으면 잠길락 말락 하다가 목줄이 정렬되면 목줄과 바늘, 미끼의 무게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찌가 잠기는 시점에는 원줄을 들어 일직선으로 정리를 하여야 한다. 찌가 잠긴 후 초기 입질은 물색에 따라 1~3m 수심까지는 찌의 움직임으로도 파악할 수 있지만 그 후부터는 초릿대나 원줄로 캐치하여야 하기 때문에 원줄 정리는 필수다. 만약 목줄에 다는 봉돌이 제로찌보다 무거울 경우 목줄이 정렬되기 전에 찌가 잠기게 되고 목줄도 정렬이 안 된 상태로 하강하기 때문에 미끼도 부자연스럽게 내려가게 되고 대상어가 먹이를 먹더라도 한참 옆으로 이동해야만 입질을 캐치할 수 있게 된다.

▶투제로찌
투제로(00)찌는 봉돌을 달지 않아도 채비가 완벽히 정렬되면 채비 전체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는 찌다. 하지만 굵은 원줄이나 플로팅 원줄을 사용하면 채비가 정렬되어도 잘 가라앉지 않는다. 원줄에도 부력이 있기 때문에 찌가 잠기는 걸 방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투제로찌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1.5~2호로 가는 서스펜드 라인이 좋으며  때로는 비중이 높은 카본 목줄을 7~10m 정도(천조법 식)로 길게 하여 원줄로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찌를 잠기게 할 수 있다.
투제로찌의 잠기는 속도는 바늘 무게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바늘 무게만으로 부족할 때는 극소형 봉돌인 G5 이하를 찌 바로 아래에 달아준다.

②조류가 빠를 때고부력, 봉돌 분납이 요령

조류가 빠르고 수심이 깊은 곳에 입질층이 형성되어 제로찌나 투제로찌로는 잠길낚시가 힘들 때는 G2~2B 정도의 고부력찌를 이용한 잠길찌채비를 만들어 사용한다.
울릉도나 제주도 섶섬이나 범섬 같은 곳에서는 수심이 깊고 종종 기본 입질층이 깊은 곳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깊은 수심층까지 채비를 내리기 위해서는 제로찌 계열의 저부력찌로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 필자는 잔존부력이 없는 G2 찌를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찌가 잠기도록 G5 봉돌 3개를 목줄에 분납해준다. 벵에돔낚시에서는 무거운 봉돌을 한 곳에 달아주는 것보다 작은 봉돌을 세 곳에 분산시켜 달아주어야 자연스러운 채비를 연출시킬 수 있고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그림2>. G5 봉돌 2개면 수치상으로 G2 봉돌 무게와 거의 일치하므로 나머지 G5 무게로 정렬된 채비가 잠기게 하는 것이다. 이때 찌매듭은 입질 예상 수심보다 1~2m 적게 준다.(입질 예상지점이 8m 정도라면 6~7m 지점에 찌매듭을 지어주어 입질 예상지점 1~2m 전에 채비가 정렬되어 천천히 가라앉게 만든다). 매듭이 닿기 전에는 전유동 형태이기 때문에 찌가 잠기지 않고 예민한 형태로 수면에 떠 있는데, 매듭이 닿기 전에 입질을 받게 되면 찌를 보면서 어신을 파악할 수 있고, 매듭이 닿은 후 찌가 잠길 때에는 원줄풀림이나 초릿대에 어신이 전달된다. 만약 벵에돔들이 더 깊은 곳에서 입질하여 G2찌로 공략이 어려울 때는 B나 혹은 2B 정도의 부력이 높은 찌로 교체하여 좀 더 채비가 빠르게 하강할 수 있도록 해주면 극복할 수 있다.

▶응용 채비
벵에돔낚시에서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3B~5B찌를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첫째, 입질층이 15m 이상의 깊은 지점에서 형성되고, 원투를 해야 될 상황, 둘째 잡어가 많아 입질층을 빨리 뚫고 채비를 내리고자 할 경우다. 특히 울릉도는 수심이 매우 깊고 발 앞 수심이 10m 이상이며 조금만 벗어나면 20~30m로 깊어진다.벵에돔도 악천후 상황에서는 15~20m 수심층에서 입질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깊은 수심층까지 채비를 빠르게 내리기 위해서는 고부력의 찌가 아니면 힘들다. 벵에돔은 미끼가 빨리 내려가면 위화감을 느껴 입질을 잘 하지 않지만 수심이 깊고 원거리에서는 경계심이 적기 때문에 대개 시원한 입질로 반응한다. 조류가 강한 곳은 예민성보다는 빠르게 최대한 대상어의 시야에 미끼가 가까이 접근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