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계곡지 답사기
함양제일 붕어터 공배지의 밤낚시
물 빠져도 소나기 입질, 그러나 씨알이 아쉬워
Ｉ강창호 천류 필드스탭Ｉ
6월 2일, 서찬수씨의 갓낚시 방송 촬영일이다. 거창군의 조용한 저수지로 촬영을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천지어인 회원들이 한 명 두 명 세월낚시에 모이기 시작하더니 ‘좋은 데가 있으면 같이 가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급기야 필자까지 합세하여 출조인원이 8명으로 느는 바람에 촬영지가 갑자기 변경되었다.
그렇게 해서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리에 소재한 1만8천평 규모의 공배지가 선정되었다. 공배지는 아직 외지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붕어 자원은 함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많다.
현장에 도착하니 물은 만수고 꾼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대부분 연안이 생자리다. 자리를 다듬어야 낚싯대를 펼 수 있을 정도다. 우안 논둑자리에 있던 물버들이 다 베어져 물속으로 들어가 있는 것 외에는 위성사진으로 보던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아쉽게도 배수가 시작되어 조금씩 물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인 두 분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6치짜리들이 옥수수에 낚인다”고 불편한 심기를 보인다. 한 분이 “배수 전 최상류 갈대와 수몰나무가 섞인 포인트에서 4짜붕어가 많이 낚였다”고 귀띔해준다.
▲ 공배지 최상류에 자리 잡은 서찬수씨가 긴 대로 뗏장수초 너머 30cm~1m 수심에 찌를 세우고 있다.
“배수 전엔 상류에서 4짜붕어가 많이 낚였어요”
서찬수씨와 촬영팀은 상류 뗏장수초가 발달한 곳에 포인트를 정했다. 서찬수씨와 담당 피디는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 낚시와 촬영을 준비한다. 수심은 좌측이 30cm, 우측으로 갈수록 깊어져 1m 정도다.
정을식씨는 좌안 본부석 앞 모래턱이 나온 자리에서 좌측 갈대를 공략하고, 이상훈씨와 이승호씨는 우안 최상류 갈대와 수몰나무가 혼재된 곳에서 좀 더 좋은 포인트를 차지하기 위해 눈치 싸움을 벌인다. 수심은 60cm 정도로 비슷하다.
부산에서 온 정국원씨는 본부석 맞은편 중류 밭자리 끝까지 이고 지고 들어가서 대 편성을 한다. 오늘 가장 기대되는 자리다. 연안에 뗏장이 잘 발달해 있고, 좌측엔 물버들이 깊게 들어와 있어 붕어들이 먹이활동하기에 좋은 포인트로 보인다.
필자는 좌안 논 끝 작은 물골과 수몰나무 사이사이에 최대한 연안으로 붙여 대 편성을 했다. 수몰나무 사이 수심은 60cm, 그리고 물버들을 베어 놓은 끝자리 수심은 1.5m였다. 대 편성을 하던 도중 줄풀 옆에 세워둔 찌에서 7치 붕어의 입질을 받을 수가 있었다. 상쾌한 출발이다.
▲ 만수를 이룬 공배지 상류. 아쉽게도 배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 천지어인 회원들의 밤낚시 조과. 6~8치가 주로 낚였다.
밤에 낚은 장어구이로 멋진 아침식사
해가 지자 배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가장 얕은 30cm 포인트에서 왕성한 소나기 입질을 보였다. 하지만 지겨울 정도로 똑같은 6치 붕어들뿐이다. 아침이 되면서 깊은 쪽에서 붕어 입질을 받을 수 있었으나 씨알은 역시 똑같았다. 나는 그나마 8치 붕어를 두 마리 낚았고, 이승호씨가 아침에 내 자리 옆으로 옮겨서 7치 몇 마리를 올렸다.
정국원씨는 수심 2m 정도에서 장어와 붕어 입질을 받았다. 특히 그가 낚은 장어는 박카스병만큼 굵었다. 이 장어는 바로 프라이팬 위에 올라가 출조팀의 영양식이 되었다. 자연산 장어구이를 찬밥 위에 얹고, 양파에 된장을 푹 찍어 그 위에 올리니 그 오묘한 맛을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천지어인 카페 운영자 김웅씨는 낚시보다 회원들 음식수발 하느라고 참으로 고생했다.
다들 그런 대로 손맛은 보았지만 밤새 씨알의 아쉬움이 있었는지 배수가 끝나고 꼭 다시 한 번 오고 싶다고 한다. 공배지, 정말 매력 있는 저수지였다.
▲ "크진 않아도 힘이 좋네요." 정국원씨가 8치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가는 길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지곡IC에서 내려 지곡면 소재지를 지나 함양 방면으로 가다가 효산마을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여 올라가면 제방이 보인다. 그 길로 저수지 왼쪽 연안을 끼고 올라가다 주곡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내려가서 다시 우회전하면 상류에 도달한다.
■문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