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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송원지가 터졌다!
3월 6~10일에 발발한 붕어들의 난동, “밤도 낮도 없이 물어댄다!”
글 사진 서찬수 창원 세월낚시 대표
하동 제일의 봄낚시 명소 송원지(진교면 송원리, 7만6천평)가 올해도 어김없이 터졌다. 그런데 폭발시기가 작년보다 한 달 가까이 빠른 3월 초다. 최고의 호황이 펼쳐진 시기는 3월 6일부터 10일까지였다.
내가 송원지를 찾은 것은 3월 12일, 남해도로 낚시를 갔다가 오는 길에 호황소식을 듣고 찾아가봤는데 상상 이상의 조과가 펼쳐지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중상류 연안에 수십 명의 낚시인이 앉아 있었고 살림망을 담그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앉을 수 있는 자리에선 모두 붕어가 낚이는 상황이었다. 8치~9치가 평균 씨알로 적게 낚은 사람이 하루 20~30마리, 많이 낚은 사람은 70~80마리씩이라나? 현장에서 본 가장 큰 붕어는 36cm였다. 3박 이상 낚시한 사람 중에는 살림망에 꽉 찬 붕어를 어찌할 길이 없어 사람을 불러 붕어를 1차로 옮겨놓고 낚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 평균씨알 8~9치의 붕어로 가득 찬 살림망. 이만한 조과가 널려 있었다.
▲ 송원지 도로변 상류에서 촬영 도중에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경기도에서 온 이 조사는 살림망 세 개를 채웠다.
2월 중순에 내린 40mm의 강수로 수면은 찰랑찰랑 만수를 이루고 있었고(당시 하동·순천 지역에만 제법 많은 비가 왔다), 중상류의 얕은 연안으로 몰려든 붕어들이 대낚시, 릴낚시 할 것 없이 낚싯줄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너무나 대단한 호황현장이라서 낚시춘추에 소개해야겠다고 맘먹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는데, 낚시방송에 출연하면서 얼굴이 알려진 탓에 여기저기서 날 알아보고 말을 걸고 소매를 당기는 통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고 커피를 마시고 자리를 옮기느라 부산한 와중에도 주변에서는 챔질소리와 물소리가 난무했다. 난리법석이 따로 없었다. 경기도에서 온 한 낚시인은 살림망을 세 개나 담가놓고 있었는데, 하나만 들어 올려보려 해도 너무 무거워서 들 수가 없었다. ‘살림망이 터질 것 같다’는 게 이런 느낌이리라. 경기도에서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왔느냐고 물으니 “사천 두량지에서 관고기 사태가 났다는 말을 듣고 갔다가 송원지 호황 소식을 전해 듣고 물어물어 왔다”고 한다.
▲ 상류에서 바라본 송원지 도로변 연안.
▲ 31cm 붕어를 낚은 부산낚시인 이동수씨.
떡밥으로 밤새 타작, 낮에도 낚이지만 “지쳐서 휴식”
상류부터 중류까지 훑어보니 중류 이하에서는 큰 조과가 없었다. 80cm~1m 수심에서 호황을 보였고 더 깊은 수심은 낱마리였다. 건너편 상류에도 여러 명이 앉아 있었고 그쪽도 많은 붕어를 낚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도로변에서 촬영한 것만 해도 붕어가 너무 많아서 건너편까지 가보는 것은 포기했다.
송원지는 내게도 익숙한 낚시터다. 작년 봄에도 재작년 봄에도 한 번씩 들러서 월척급으로 재미를 본 곳이다. 이곳만큼 매년 봄마다 어김없이 호황을 안겨주는 곳도 드물 것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명당으로 손꼽히던 최상류만 유독 물색이 맑고 바닥에 청태가 끼어 있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곳에서만 고기가 낚이지 않았다고 한다.
달라진 또 하나의 변화는 미끼였다. 밤에 주로 떡밥으로 낚았다고 했다. 작년까지 많이 쓰던 참붕어 등 생미끼에는 빠가사리, 갈겨니, 배스가 달려들더라고 했다. 허어! 배스가 여기까지 들어왔다니…! 35cm 안팎의 중형 월척이 주종을 이루던 예년 봄과 달리 9치급이 주종을 이루는 것은 미끼가 떡밥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낮에도 드문드문 붕어가 낚이는데 낚싯대 앞에 앉아 있는 낚시꾼들은 별로 없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밤새 너무 땡겨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참으로 부럽소! 나도 당장 그 자리에 눌러앉아 낚싯대를 펼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으나 창원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행 때문에 못내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
필자연락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진교IC에서 나오자마자 첫 신호등에서 좌회전하여 600m만 가면 도로 오른쪽에 송원지가 붙어 있다.
전국낚시지도 288p C6 아이코드 310-385-3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