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잠홍지 월척 키워드 3

부들밭, 직공낚시, 그리고 3월

허만갑 기자

만약 ‘월척을 낚아보는 게 소원’이라는 낚시인이 있다면 서산 잠홍지(23만평, 서산시 잠홍동)에서 그 소원을 이룰 수 있다. 다음의 세 가지 조건만 지킨다면 말이다.
①잠홍지 좌안 최상류의 부들수초대<세밀도의 ①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포인트는 좌안이지만 진입로는 잠홍지 우안의 상홍리1구로 진입하여 최상류 개울을 따라 200m 이상 걸어 들어와야 한다.
②3.5칸 이상 긴 대를 준비하되 낚싯줄을 짧게 묶은 수초직공채비를 사용해야 한다. 스윙으로 노릴 수 있는 넓은 공간에선 봄붕어가 낚이지 않는다.
③다만 초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가 월척시즌이며, 4월 이후엔 큰 재미가 없다.
퇴물낚시터? 초봄엔 어김없이 월척호황 불사른다

▲ 3월 21일 잠홍지 좌안 최상류 부들밭(세밀도의 1자리)에서 직공낚시를 한 현지꾼이 월척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50~60cm 수심의 부들 속에서 월척이 속출한 반면 트인 공간에선 입질조차 없었다.

▲"이크, 또 입질이네!" 월척을 거머쥔 낚시인. 걸면 90% 월척이라 잠시도 찌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3월이 피크인 잠홍지. 안타깝게도 독자들이 이 기사를 읽고 있을 4월 중순 현재는 잠홍지 월척들이 상류 부들밭에서 빠져나갔을 것이다. 확실한 조황을 다시 보려면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4월과 5월에도 상류 부들밭에서 붕어낚시가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이 낮다.
이처럼 시효가 지난 상황이지만 취재당시의 상황을 재조명해보는 이유는, 해마다 3월에, 잠홍지 좌안 최상류에서, 수초직공채비로 부들 속을 노리면 월척 확률이 90%가 넘는데도, 그 사실을 아는 낚시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월척 명당인 좌안 최상류 부들밭이 봄철에도 한적한 이유는 두 가지다(한편 우안 상류는 수초대가 빈약해 조황이 떨어진다). 첫째, 잠홍지는 너무나 유명하지만 이제는 ‘한물간 B급 낚시터’로 분류된다. 그 이유는 배스가 유입된 후 붕어 씨알은 굵어졌으나 마릿수가 격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토종붕어는 3월에만 반짝 호황을 보인다. 4~5월 이후엔 떡붕어 위주로 변하는 것이다. 
둘째, 대다수 낚시인이 좌안 최상류가 봄철 명당이란 것은 알지만, 스윙낚시만 고집하고 수초직공낚시는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최상류 부들밭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 잠홍지 좌안 최상류. 보트낚시인이 부들 속에서 월척붕어를 뽑아내고 있다.

▲"씨알 한번 끝내주죠?" 조과를 자랑하는 서산의 조규상씨. 직공채비에 지렁이 미끼로 낚았다.

3월 15일~22일에 빅뱅! 내년엔 놓치지 마시길

올해 잠홍지 월척은 3월 15일~22일의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이때 붕어들은 얕은 부들수초대로 일제히 들어와 산란을 하기 위해 푸득거리고 다녔으며 매일 지렁이미끼 직공낚시에 35cm 안팎의 대형 월척들이 속출했다. 그러나 당시 맨바닥에서 스윙낚시를 구사한 사람들은 입질 한 번 보지 못했다.
21일 오후 5시경 서울낚시인 신중재씨가 보트낚시로 42cm를 낚았으며, 20일엔 서산 해미면의 낚시인이 연안 수초치기로 4짜를 낚은 것으로 파악된다. 나는 3월 18일과 22일 두 차례 최상류 부들밭에서 낚시했는데, 18일에 4마리, 22일에 9마리를 낚았다. 총 13마리 중 10마리가 월척이었고, 32~34cm가 평균씨알이었다.
미끼는 지렁이 한 마리 꿰기가 주효했고, 밀생수초보다 공간이 듬성하고 바닥이 깨끗한 곳에서 붕어가 낚였다. 입질타임은 따로 없고 아침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드문드문 들어왔다. 잔잔할 때보다 강풍이 몰아칠 때 입질이 활발했다. 붕어들은 살쪄서 무거웠고 힘이 좋았다. 찌올림도 깨끗했다. 드물게 배스가 달려들기도 했다. 
그러나 30mm 가량의 꽤 많은 비가 내린 다음날인 22일 마지막 어신을 끝으로 23일부터 침묵으로 돌아서서 4월 11일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월척들이 산란하던 좌안 최상류에선 붕어들이 빠졌고 물색도 맑아졌다.
그러나 서산 강바다낚시 백영호 사장의 말에 따르면 “잠홍지의 피크시즌은 4월 20일~30일이므로 실망할 것은 없다”고 한다. “대개 4월 10일경에 토종붕어의 대규모 산란이 나타나고, 20일경에는 떡붕어와 잉어들이 산란하는데 이 시기에 토종붕어가 밤낚시 호황을 보인다. 지렁이와 떡밥을 함께 쓰면 붕어와 떡붕어를 고루 낚을 수 있다”고 백영호씨는 말한다.
그런데 올해 잠홍지의 초봄 조황은 예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통상 3월 중순경에 좌안 상류 스윙낚시터인 ②와 ③에서 마릿수 호황이 펼쳐지곤 했는데 올해는 스윙낚시엔 조과가 없었다. 이를 두고 “불법그물꾼들이 한 번 훑고 지나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전국낚시지도 149p D1  아이코드 948-489-2535
■조황문의  서산 강바다낚시 041-664-5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