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함안 모로천

남해고속도로 붕어휴게소

떡밥으로 월척에 마릿수까지!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글 사진 강창호 천류 필드스탭

장지IC와 군북IC 사이 남해고속도로 밑을 흐르는 모로천은 남강의 작은 지류다. 강붕어들이 큰비 후에
간혹 마릿수로 낚일 뿐 대물은 드문 곳이었는데, 최근 고속도로 옆에 8차선 도로를 닦느라고
물줄기를 막은 후, 갑자기 4짜에 육박하는 붕어들이 쏟아져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 남해고속도로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모로천. 그동안 B급 떡밥낚시터로 치부돼온 이곳에서
최근 4짜에 육박하는 대형 붕어들이 속출하고 있다.

▲ 모로천 상류(지도의 1번 자리)에서 이학열씨가 묵직한 살림망을 들어 보이고 있다. 

광주 황룡강에서 열린 (주)천류산업 후원의 낚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던 길. 남해고속도로 장지IC를 지나는데 도로 밑의 모로천에 낚시꾼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다. 어라? 여기는 평소 낚시꾼이 거의 없던 곳인데 오늘따라 사람이 많네?
그리고 전라도에서 돌아온 며칠 후 5월 2일에 진주시 이반성면 발산지 위의 내동지로 출조했다. ‘어제 떼고기를 잡았다’고 창원 세월낚시 서찬수 사장님이 적극 추천하신 곳인데, 해가 지고 두 시간이 지나도 입질조차 없다. 일행들 모두 밤에 저수지 이동을 제안한다. 인근 계곡지로 옮겨서 낚시를 다시 시작하였지만 역시 돌아오는 것은 침묵. 새벽에 다시 이동! 애고 미치겠다~
일행들과 남해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새벽에 손맛 볼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가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며칠 전 수로! 그래 거기다!
차를 군북IC에서 내려 모로천의 하류 쪽으로 찾아 들어갔다. 동틀 무렵 부지런한 이원호씨가 간단하게 낚싯대만 들고 물가로 가더니 “걸었다”하고 지렁이 미끼를 투척하자마자 7치 붕어를 낚아낸다. 그리고 잠시 후 9치 붕어를 또 낚아낸다. 그렇게 잠시 새벽낚시를 즐기고 다들 일이 있어 아침 일찍 헤어졌다.
다음날, 세월낚시점에 들러 커피를 한잔 하고 있을 때 ‘구미대물사랑’ 회원들이 오셨다. “남해에서 하룻밤 바람 때문에 고생하고 왔다”며 연휴라서 며칠 더 낚시를 할 계획이란다.
“그럼 오늘은 수로 쪽으로 저랑 출조하죠? 낚시춘추 화보 촬영하는데 동행하시면 고맙겠는데….” 동행출조를 제안하는데 새우낚시터라 아니라 잠시 망설이는 기색이다. 그러나 곧 흔쾌히 응낙하며 미끼는 뭘 쓰냐고 묻는다. 지렁이와 딸기글루텐을 챙겨 출발. 그러나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연휴의 고속도로는 차량으로 꽉 차서 모두 엉금엉금 기어간다. 
처음엔 모로천 하류의 ⑤번 자리<지도 참조>를 찾았는데 현지꾼 한 분이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지금은 하류보다 상류의 조황이 좋다”며 찾아가는 길을 자세하게 가르쳐 주신다. 급하게 차를 돌려 2.5km 남짓 떨어진 상류로 가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비치기 시작한다.
상류에 가보니 이미 여러 명의 조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부산에서 온 낚시인이 36cm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수로에서 보기 드문 대물이라 눈이 휘둥그레진다. “어제 오후 2시에 2칸대 40cm 수심에서 글루텐 떡밥에 입질을 받았는데, 그 후로 오늘 아침까지 무소식이요.” 마릿수는 없나보다. 엄청난 씨알이 또 있었다. 상류 중간쯤의 ②번 자리에 앉은 이수열씨는 38.5cm 붕어를 낚아놓고 있다. “새벽 4시경에 수심 50cm 줄풀 경계지점에서 글루텐으로 입질을 받았다. 찌맞춤을 예민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 모로천 상류(지도의 2번 자리)에서 38.5cm 붕어를 낚은 이수열씨.

▲ 36cm 붕어를 낚은 부산 낚시인.

공사관계로 물줄기 차단 후 대형 월척 쏟아져

한편 더 상류의 ①번 자리로 갔더니 이학열씨가 낑낑대며 살림망을 들어올렸다. 엄청난 마릿수와 씨알이다. 그러나 “연휴라서 너무 많은 낚시꾼들이 모인 바람에 입질이 뜸하다. 이것은 며칠 전 조용할 때 낚은 것”이라며 “먼저 온 낚시인이 있으면 좀 떨어져서 앉는 매너를 지켜주었으면 한다”며 조금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하류로 포인트를 옮겼다. 그리고 “지금은 잉어 산란이 시작되어 붕어의 연안 접근이 더 어려워졌다”고 현장 상황을 이야기해준다.
구미대물사랑 회원들과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나는 한적한 곳을 찾아 다시 고속도로 밑을 통과해 ③번 자리로 들어갔다. 폭이 겨우 2m 남짓한 수로인데 이학열씨 말로는 “걸면 대형 월척”이라고 했다. 낮에 둘러볼 때 다리 밑 포인트가 마음에 들어 가봤지만 그 사이에 다른 낚시인이 대를 펴고 있다. 할 수 없이 더 위쪽에 낚싯대를 펴고 케미를 꺾으려는 순간 전화가 울린다. ①번 자리 근처에 앉았던 조계삼(케미마이트)씨의 전화다.
“한 수 했습니다. 대충 37 정도 되겠는데요.”
현지 조사들은 줄풀의 안쪽과 경계지점을 공략했으나 조계삼씨는 긴 대로 물골의 턱자리 즉 바닥이 깨끗한 지점을 찾아 청지렁이로 공략한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한다. 다들 밤낚시의 깊은 매력으로 빠져드는데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어신은 없다. 아침에 둘러보니 밤새 잡어와 잔챙이 입질에 시달렸다고 투덜댄다. 중류 ④번 자리에서 큰 붕어가 낚였다고는 하는데 새벽에 철수하였는지 낚시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모로천

남강에 합류되는 긴 지류로서 사도실수로, 사도수로, 석교천이라고도 한다. 낚시구간은 고속도로를 가운데 두고 상·하류 2.5km 유역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4~5월 큰 비 후에 호황을 보이며 7~9월이 피크시즌이다. 원래는 고속도로 기준으로 하류가 명당이었는데, 최근 공사로 물막이 시설을 설치한 뒤 하류의 수량이 줄어들자 상류의 조황이 앞서고 있다. 따라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공사가 마무리되고 다시 물을 트면 하류의 조황이 살아날 것이다.
바닥에 청태가 많은 곳에선 청태 제거 작업을 하고 낚시하는 것이 좋다. 입질시간대는 새벽~아침, 오후 2시~해질녘이다. 밤에는 입질이 없다. 그렇지만 밤에 부지런히 밑밥을 깔아두면 아침 조황이 확연히 낫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군북IC에서 내려 의령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첫 삼거리에서 월촌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GS주유소 옆을 지나 900m 가면 삼거리. 이곳에서 하류 ④ ⑤ 포인트로 가려면 좌회전하고, 상류 ① ② ③ 포인트로 가려면 우회전한다. 우선 상류로 가려면, 우회전 후 100m 가다 둠벙이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마을을 지나 삼거리에서 우회전, 고속도로 굴다리 밑을 통과해 700m 직진하면 배움실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수로 상류를 가로지르는 잠수교로 연결된다.
전국낚시지도 270p D5 ■조황문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