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새우낚시 즐기고 싶어?

“그럼 밀양 봉황지로 연락해~”

글 사진 강창호 천류 필드스탭

야~ 요즘 붕어 얼굴 구경하기 힘들다. 어디 잔챙이라도 손맛 볼만한 저수지 없소?”
부산 4050낚시클럽 장해욱 회장님이 창원 세월낚시점에 들어오면서 하시는 말씀. 배수기와 일교차가 큰 시기가 맞물려 조황이 전체적으로 바닥세다.
“요즘 같은 배수기엔 저수지 물이 수로로 흘러들어가서 오히려 수로에선 오름수위 호황을 보이니 수로 쪽으로 출조해보시죠.”하고 서찬수 사장님이 권했더니 4050클럽 회원님들, “우린 못 먹어도 새우낚시에요. 떡밥낚시는 못해요.”하신다. 그러면서 “회장님 친구분도 동행했는데 무조건 붕어 얼굴 볼 수 있는 곳으로 하나 추천해 달라”고 생떼다.
그래서 며칠 전 필자 일행이 짧은 밤낚시에 조황만 확인하고 돌아온 밀양 봉황지로 동행할 것을 권유했다. 그렇지 않아도 아쉬움이 남아있던 곳이라 나 역시 가보고 싶었다.

▲ 4050낚시클럽 장해욱 회장의 갓낚시 대편성. 밤새 마릿수 재미를 즐겼다.

봉황지는 밀양시 초동면 봉황리에 있는 1만평 규모의 아담한 계곡지다. 밀양의 저수지는 대부분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새우 등 생미끼를 쓰기가 어렵지만 봉황지는 다행히 외래어종이 없다. 잔챙이 붕어가 잡어라 할 정도로 붕어의 개체수가 많다. 떡밥낚시와 생미끼낚시에 모두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으니 붕어낚시의 신병훈련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한때 수질이 나빠서 발길이 뜸했던 곳인데 지금은 수질도 많이 개선되었다. 
“새우낚시 입문자도 7~8치 붕어의 찌맛을 쉽게 볼 수 있고 저수지 전체가 포인트라 할 만큼 고른 입질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했더니 당장 가잔다.
우리가 봉황지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상류에는 현지인들이 낚시하고 있었다. 필자 일행은 중하류와 제방에 자리를 마련하고 밤낚시 준비를 서두른다. 특히 산 쪽 작은 골자리와 무넘기에서 산자락 쪽의 수몰나무가 있는 곳은 낮에도 조용히 낚시하면 큰 붕어를 만날 수 있는 좋은 포인트다. 초저녁 입질이 빠르기 때문에 저녁 식사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밤낚시에 들어갈 무렵 한통의 전화가 울린다. 김용철씨 전화다.
“어디요?”
“밀양 봉황지 낚시 중입니다.”
“제가 오늘부터 며칠 휴가인데 지금 그곳으로 갈 테니까 꼼짝 말고 앉아있으소.”
“위치는 압니까?”
“내비게이션으로 찍어 찾아갈게요.”
세상 참 좋아졌다.

▲ 상류에 앉은 김용철씨의 조과. 가장 큰 붕어는 월척이다.

▲ 제방 오른쪽 하류에 앉은 부산 4050낚시클럽 임일천 회원.

첫 입질은 제방 우현을 공략한 임일천 회원이 받아냈다. 수심이 깊은 곳이라 큰 붕어는 아니지만 그런 대로 손맛을 즐긴다. 중하류권을 공략한 장해욱 회장님과 동행한 친구분도 6~8치 붕어 몇 수를 올리고 더 큰 붕어가 붙기를 기다리며 숨죽여 낚시를 한다. 필자도 제방 위에서 갓낚시를 하여 6~7치 붕어의 찌맛을 볼 수 있었다.
밤 9시경 김용철씨가 도착하였으나 중하류에는 낚시할 자리가 없어 최상류의 낚시인이 철수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뒤 밤 10시30분경 심하게 불던 바람이 조용해지면서 이곳저곳에서 작은 물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김용철씨의 전화.
“한 수 했습니다!”“씨알은?”
“월척 조금 넘겠는데요. 새우를 준비하지 못해 옥수수 사가지고 왔는데 옥수수 물고 올라오네요. 무슨 계곡지 붕어 체구가 이렇게 좋습니까?”
그렇게 김용철씨의 화려한 입질이 시작되었다. 상류에서 혼자 조용하게 낚시한 덕분에 붕어가 붙은 것 같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시원하게 입질해준 덕분에 잠잘 시간이 없었다”며 모닝커피를 마시며 함박웃음을 웃는다. 중하류에서 낚시한 일행들은 큰 붕어는 만나지 못했지만 6~8치 20여수를 낚아 놓았다. 난생 처음 민물낚시를 했다는 장회장님 친구분도 붕어 3수를 낚아 “민물 붕어낚시가 이런 맛이군요. 다음에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어요.”하신다.
이것이 봉황지의 힘이다. 누구나 쉽게 붕어의 손맛을 볼 수 있는 곳. 큰비 후 새물이 흘러들면 상류에서 무더기 월척이 쏟아지는 곳이기도 하다.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IC로 진입해서 부곡온천을 지나면 인교사거리. 좌회전해서 무안면소재지 쪽으로 올라가다가 무안 시가지 1.5km 못 미처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초동 쪽으로 간다. 5km 정도 달리면 고개를 넘어 마을이 보이면서 삼거리가 나온다. 좌회전해서 300m 가면 봉황지다.
전국낚시지도 272p D1
조황문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