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호황속보

고성수로가 터졌어요!

갯붕어들, 장맛비에 새물 타고 상류로 총집결

강창호 천류 필드스탭

경남 고성군에서 가장 큰 수로인 고성수로(고성읍 송학리~죽계리~두호리)에 붕어 봇물이 터졌다.
고성수로는 재작년 겨울부터 4짜 붕어터로 두각을 드러낸 곳이다. 올봄에도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교각이 있는 하류 쪽에서 월척이 쏟아졌다. 지금은 상류 지역에 붕어들이 몰려 호황을 보이고 있다.

▲ 고성수로 상류보. 최근 여름철의 호황지역이다.

▲ 고성수로 중간보 상류에서 낚시를 즐기는 부산 박기대씨 부부. 지난 봄까지 하류에서 머물던 붕어들이 큰물이 지자 대거 상류로 소상해 활발한 입질을 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가족과 외식을 하고 집에 들어와 이리저리 TV 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창원의 대물꾼 김찬용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제 낮에 고성수로에서 4짜 붕어가 나왔다는데 같이 가입시더. 지금 처남이 낚시하고 있는데 옥수수에 입질 잘 들어온다고 하네요.”
이보다 더 낚시꾼에게 달콤한 미끼가 있을까? 바로 입질 들어갑니다! 그때가 저녁 8시, 혹시나 동행할 조사들이 더 있나 싶어 전화를 돌렸다.
“상훈아, 고성수로에 낚시 가자.”
“엥? 친구들이랑 소주 한잔 하고 있는데요.”
전화를 막 끊는데, 박민준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님, 어디 낚시 갈만한 데 없습니까?”
“야~ 내 지금 낚시 갈려고 하는데 어떻게 알았노? 우리 자주 만나는 주차장에서 10분 후에 만나자.”
그렇게 셋이 모여 고성으로 출발.

“옥수수 미끼에 걸면 평균 아홉치래!”

8월 3일, 월요일인데도 휴가철이라 마산-통영간 14번 국도엔 차들이 넘친다. 바닷가에 갔다가 마산으로 돌아오는 상행선은 주차장이지만 고성·통영으로 나가는 하행선은 너무도 한산하여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가는 도중에도 여러 차례 김찬용씨가 처남에게 현재 낚시하고 있는 위치와 상황을 전화로 물었는데, 그때마다 입질 들어온다며 전화를 끊곤 하니 이미 낚시터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밤 10시경 고성수로에 도착. 몇 명의 조사님들이 밤낚시를 즐기고 있다. 우리가 낚싯대를 편 지점은 수로 상류구간이었다. 고성읍 초입의 고성교에서 제방길로 진입하여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고성수로 최상류가 나오고 500m 더 가면 돌무더기를 쌓아 놓은 상류보가 나타난다. 우리는 상류보 위쪽에서 낚싯대를 펼쳤다. 즉 상류보와 최상류 사이 500m 구간이 현재 최고의 호황을 보이는 구간인데 그 중간쯤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겨울과 봄에는 대전통영간고속도로 다리가 있는 하류에 월척붕어들이 몰려 있었는데 장맛비로 불어난 물을 거슬러 붕어들이 이곳까지 올라와 있는 듯했다.
얼마 되지 않아 3칸 낚싯대로 9치 붕어를 만났다. 옥수수 미끼에 잔챙이 붕어와 피라미가 간간이 달려드는 도중에 확실한 붕어 입질이 들어왔다. 나는 감성돔 5호 바늘이 달린 일반 대어낚시채비에 찌맞춤만 좀 예민하게 조절해서 낚시했고, 옆의 박민준은 오로지 떡밥채비 한 대로 연신 붕어를 낚아냈다. 떡밥에는 붕어 씨알이 작은 편이었다.
대체로 입질은 수로 물골에서 집중된다. 1m 수심의 물골은 2.4칸~3.6칸대 거리에 있다. 상류에서 많은 물이 유입되는 관계로 약간의 유속이 있기 때문에 가벼운 채비는 불리하다. 이번 장마로 인해 바닥이 아주 깨끗하게 정리돼 붕어의 입질은 아주 단호하고 명확했다. 환상적인 찌올림을 볼 수 있었다.

▲ 호황소문을 듣고 고성수로를 찾은 낚시인들. 모두 풍족한 손맛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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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수로 상류에서 낚시한 박태야씨. 손에 든 월척은 34cm짜리다.

밤새 드문드문, 새벽에 소나기 입질

한 시간 후 옆에서 낚시하던 김찬용씨가 대를 접는다. 최상류의 얕은 곳으로 이동해보겠단다. 200m만 더 올라가면 개울물이 유입되는 수로 최상류다.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대를 접어 이동을 하는 것이 김찬용씨 낚시 스타일이다. 조금 힘들어 보이지만 또 그런 즐거움에 낚시가 재미있는 것 같다. 김찬용씨는 그러나 아침까지 7치와 8치 한 마리씩 낚는데 그쳤다. 최상류에서는 대형 붕어들은 목격되었으나 입질하지는 않더라고 했다.
우리 자리에선 새벽 3시부터 동틀 무렵에 폭발적인 입질이 터져 나왔다. 
“야! 크다 커! 빨리 뜰채 가지고 온나!”
“앞에 부들 감았다. 미치겠다!”
나도 새벽에 월척붕어의 입질을 받아 파이팅을 펼치는데, 내 모습을 지켜보던 박민준의 낚싯대를 잉어가 차고 나가 낚싯대들을 몽땅 감아버렸다. 그 바람에 박민준은 채비 푼다고 황금 같은 아침시간을 허비하고 철수해야만 했다.
우리보다 50m 위쪽에서 낚시한 박태야씨 일행은 준수한 씨알의 붕어를 많이 낚았다. 필자가 조과를 촬영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붕어의 입질이 들어왔다.
철수길, 중간보(장대보) 약간 위쪽에서 낚시한 부산의 박기대씨 부부를 만났다. 6~9치 붕어 30여 마리를 옥수수 미끼로 낚았다고 한다. 상류 쪽과 비슷한 마릿수지만 씨알 면에서는 못했다. 우리가 낚시한 상류 쪽은 확연하게 물골이 형성되어 있지만, 중간보 주변은 바닥지형이 완만하게 형성되어 전역에서 입질하더라고 했다. 오히려 연안에 가까이 붙인 대에서 9치급 붕어의 입질을 받았다고 한다.
한편 하류의 고속도로 밑 포인트는 낚시인이 없어 이렇다 할 조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곳은 이번 장마로 바닥지형이 많이 변형되었다. 다만 최하류 두호배수장 앞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릴대에 지렁이 미끼로 편안하게 낚시하시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성수로는 밤보다 낮 조황이 앞선다. 동 틀 무렵에 입질이 잦다. 아침 햇살이 수로를 감싸면 잡어와 잔챙이붕어 그리고 금붕어들이 성가시게 달려들지만, 이때는 다대편성을 정리하고 한두 대만 가지고 집중하면 오히려 밤보다 더 큰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다. 우리가 들어가기 전날 낚인 40cm급 붕어도 오전 10시경 잡어의 입질 속에서 낚였다고 한다.

▲ 우람한 체구의 고성수로 붕어. 옥수수 미끼에 환상적인 찌올림을 보여준다.

■가는 길  마산에서 통영 가는 14번 국도를 타고(또는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고성IC에서 나와) 고성읍 입구 송학삼거리까지 간다. 송학삼거리 고가도로 밑에서 유턴하여 고성교 끝에서 우회전해 죽동마을로 진입, 수로 옆 제방을 따라 시멘트 포장길로 직진하면 최상류에 쉽게 도달한다. 제방길 따라 계속 가면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교각이 있는 하류까지 갈 수 있다.
쭗 전국낚시지도 309p D1 
■조황문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