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붕어 주유기

토종붕어 낙원 창녕 아지지

밤새 힘에 놀라고 씨알에 속고

강창호 천류 필드스탭

밤낚시를 계획하고 들어갔다가 한창 입질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급작스런 일이 생겨 철수하는 아쉬움은 낚시꾼이면 다 알 것이다. 며칠 전 지인과 출조했다가 초저녁에 철수한 아지지가 그런 곳이었다. 아쉬움을 참지 못해 9월 30일 창원 세월낚시 서찬수 사장님과 이상용씨와 함께 다시 아지지를 찾았다.  

▲ 제방에서 바라본 아지지. 인적이 드물어 멧돼지가 자주 내려온다.

경남 창녕군 남지읍 아지리 도로변에 있는 2천평 소류지. 작년에 난 아지지에서 준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았고 멧돼지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치렀던 기억도 있다. 남지에서 고곡 가는 길옆에 있으나 진입로가 불편하여 낚시인들이 찾지 않고, 남지 쪽 저수지 대부분이 배스와 블루길에게 점령당했는데도 아지지는 아직까지 외래어종이 유입 되지 않아 붕어 일색이다. 현장에 새우와 참붕어도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미끼를 현장조달해도 될 정도다.
어두워질 무렵 저수지에 도착하여 비탈진 길을 따라 포인트에 들어갔다. 케미라이트를 꺾으면서 바로 대편성을 시작한다. 필자는 상류에, 이상용 씨는 제방에, 서찬수 사장님은 도로 쪽 산 밑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서 사장님이 자리한 포인트는 갈수기 아니면 접근이 불가한 자리라서 내심 기대가 된다.
1.2m 전후의 아주 적당한 수심과 물속에 말풀이 있어 포인트 상황은 좋다. 상류는 물이 빠져 5칸대를 정면으로 던져도 수심이 70cm에 불과하다. 수심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낚시하는 필자지만 이런 상황에서 상류의 너무 얕은 수심은 무리수다. 한편 제방 위에서 낚시하는 이상용씨는 “제방과 본바닥이 만나는 지점의 수심이 1.5m로 아주 안정적인 밤낚시가 기대된다”고 한다.

갈수상태에서 쏟아진 입질

처음 입질은 서찬수 사장님이 받아냈다.
“왔다! 야 붕어 힘 진짜 좋다! 여섯 치 붕어가 피아노 소리를 낸다!”
잠시 후 이상용씨 자리에서 제법 큰 물소리가 들린다. 한참 후, “뭐야! 난 무조건 월척이라고 생각했는데 겨우 아홉 치 되겠네요!”
그럴 줄 알았다. 모두 붕어 힘에 깜빡 속는다. 내 자리에서는 정확한 입질이 없고 찌를 들었다 놨다 하는 피곤한 입질만 나타나고 있을 때 무넘기 쪽에서 랜턴 불빛이 보인다. 저녁 9시경, 진해에서 낚시하러 온 서이도씨 일행이다.
“새우도 챙겨오지 못했는데 서 사장님 새우 좀 빌려 주이소!”
그리고 무넘기와 서찬수씨 사이에서 조용히 대를 펴더니 이내 한 마리를 걸어낸다.
“6치 정도인데 붕어 힘은 진짜 멋지네요!”
내 포인트에선 정면으로 던진 5.2칸대에서만 입질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 12시가 지나면서 이상용씨는 차에 잠을 청하러 가고 진해에서 온 서이도씨 일행도 철수했으나 필자와 서찬수씨는 꾸준하게 이어지는 입질에 밤을 꼬박 새워야 했다.
그렇게 밤새 입질은 이어졌지만 월척 이상 큰 붕어는 만나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한다. 밤엔 감성돔 7호 바늘을 썼으나 아침에 5호 바늘로 교체하여 몇 대를 운영해보니 작은 새우와 5호 바늘의 궁합이 맞은 것일까? 밤에 그렇게 깔짝거리던 포인트에서 얕은 수심이지만 시원하게 찌를 올려주는 입질이 아침에 쏟아져 철수길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 "입질이 잦아서 밤새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서찬수 사장이 조과를 펼쳐보이고 있다.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지IC에서 내려 남지 방면으로 우회전, 남지읍 입구 오거리에서 고곡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7.5km 정도 직진하면 신전늪을 지나 성사고개를 하나 넘어 700m 직진하면 도로 우측 밑에 저수지가 보인다.

■조황문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