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기 호황현장
상주 판곡지
준설 후 4년 만에 터졌다!
경북 상주시의 간판낚시터로 명성을 떨치다가 4년 전 물을 빼고 준설한 뒤로 낚시터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고 치부된 판곡지가 올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5월 중순부터 보름 동안 붕어가 속출했던 판곡지 중상류 상주농장가든 앞. 취재당일 수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월척이 낚였다.
“판곡지에서 올해와 같은 호황이 나오는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상주IC 입구의 498낚시 이선호 사장은 “지난 5월 중순부터 약 보름 동안 상주농장가든 앞에서 붕어가 쏟아졌는데 씨알도 9치부터 34cm까지 훌륭했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맨 처음 상주 판곡지의 낭보를 전해온 사람은 상주 모동면에서 과수원을 하고 있는 김종현(더피싱 회원)씨였다.
김종현씨의 말에 따르면 “4월 중순부터 조황이 살아나더니 5월 초순 못자리에 물을 대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5월 중순 배수가 중단되고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준월척 붕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전병철씨(상주시 화동면 어삼리 거주)도 “일주일 동안 나 혼자 50마리 넘는 월척을 낚았다. 40~50cm의 얕은 수심에서 밤낚시에 줄기차게 낚여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5월 20일이 지나 배수가 진행 중인데도 호조황은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
▲ “이런 놈으로 30마리씩 낚았다우.” 상류에서 낚은 붕어를 자랑하는 더피싱 김종현 회원(닉네임 호걸).
◀ “배수기에 이 정도면 대박 아닌가요?” 서울 설대권(닉네임 민들레)씨가 상류 가든 앞에서 낚은 조과를 펼쳐놓고.
▲ 곡성에서 달려 온 김오동씨가 물이 계속 빠지자 아예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 붕어를 노리고 있다.
▲ 만수위에는 물속에 잠겨 있던 하류의 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7만평 계곡지, 물이 빠지면서 호황
정기출조지 선택에 고민하고 있던 더피싱 운영자 한정호(닉네임 개굴)씨는 김종현씨의 말을 듣고 판곡지로 정했다. 충북 음성과 괴산 쪽 소류지를 탐색하며 별 재미를 보지 못한 나도 판곡지로 향했다.
5월 30일 한국교육신문사에 근무하는 이동주씨와 동행했다. 현장에는 소문을 듣고 온 현지꾼과 더피싱 회원들이 몰려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만수에는 보이지 않던 하류 쪽의 섬이 드러나 있었다. 이동주씨와 난 제방 왼쪽 최하류에 자리를 잡고 밤낚시 준비를 했다. 김종현씨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는 “판곡지가 4년 만에 예전의 호황을 보이고 있다. 4년 전 중상류 전역에 걸쳐 준설을 했는데, 그 후 조황이 전혀 없다가 올 봄 사라졌던 수초들이 예전처럼 자라면서 조황이 다시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날 밤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소란스러운 탓인지 호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명당인 상주농장가든 앞에서는 새우와 옥수수에 33cm 월척을 포함 7~9치 붕어가 여러 마리 낚였으며, 하류에서는 잔 씨알이지만 떡밥낚시에 마릿수 조과를 올린 사람도 있었다.
상주농장가든 앞은 유일하게 전역에 수초가 자라 물속까지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아침 7시경 월척붕어를 낚아 손맛을 만끽한 현지꾼 김성태씨(더피싱 회원, 닉네임 둘리)는 “물이 계속 빠지면서 나중에는 점점 찌를 세우기조차 어려웠다. 별 기대 없이 긴 대에 새우를 꿰어 던져 놓았는데 월척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판곡지는 7만평의 계곡지로 산세가 높아 밤에는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옛날부터 배수기에 강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올해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6월 초순 현재는 호황의 열기가 수그러든 상황. 현재 수위는 약 70%로 곧 배수가 그치고 장맛비라도 내려 오름수위로 바꿔준다면 호황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곡지에서 제일 효과적인 미끼는 옥수수콘이다. 중상류 도로변에 판곡농원가든(054-533-9704)이 있어 오골계백숙이나 토종닭백숙 정도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아니면 3km 떨어진 하서면소재지로 나가야 한다.
▲ 상주 판곡지에서 정기출조를 가진 더피싱 회원들이 낚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가졌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청원분기점이나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분기점에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로 진입한다. 화서I.C 톨게이트에서 빠져나와 화서면소재지 쪽으로 좌회전한 뒤 200m 가다 화동면 방면으로 재차 좌회전해서 3km 정도 가면 판곡지 좌측 연안에 닿는다.
■ 전국낚시지도 175p D5 아이코드 852-061-3571
■조황문의 상주 498낚시(054-532-0498)